길마가지나무
남쪽 섬 금오도 바닷가를 따라 난 비렁길을 걷다 걸음을 멈췄다. 봄날씨 같았지만 한겨울이라 가지 끝마다 꽃을 매달고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 여간 기특한게 아니었다.

할머니의 외씨버선 닮은 꽃봉우리가 열리면서 노란 꽃술이 삐쭉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과하지 않으면서 은근하게 파고드는 향기는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 매력적인 향기로 인해 얻은 이름이 길마가지나무라고 한다. 길을 가는 사람의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정도로 향기가 좋다는 의미다.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그런 해몽이라면 용납이 되고도 남는다.

그렇게 먼길 나서서 마주한 꽃이기에 만나기 쉽지 않을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주변 숲이나 길가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다.

앞산 노루귀 피는 숲 초입에 길을 막아서는 이 나무가 있다. 다른 이유로 찾지않았던 그곳에 피었을까 싶어 가봤다. 잎이 나기 전 모습과 잎이 나온 후에 본 꽃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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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진달래

속 깊은 그리움일수록
간절합니다
봄날 먼 산 진달래
보고 와서는
먼 데 있어 자주 만날 수 없는
벗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이 내게 와서
봄꽃이 되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작은 그리움으로 흘러가
봄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려
그만그만한 그리움으로
꽃동산 이루면 참 좋겠습니다

*김시천 시인의 시 "먼 산 진달래"다. 봄꽃 피었다고 안부 전하기 여러울게 뭐가 있나. 볕좋고 바람 적당한 날 진달래 꽃잎 하나 입에 물려주며 작은 그리움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봄을 잘 건너갈 수 있을텐데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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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
왜 자꾸 마음이 그곳으로 가는 것일까. 몇 년 전 어느 시인은 억울한 영혼들이 묻힌 곳에는 어김없이 피어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후로는 일부러 꽂 필 때를 기다려 찾아간다.

지천으로 핀 다른 꽂 보다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피나물 곁에서 더 오랫동안 머무르다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더디게 옮겼다. 늘 눈에 밟히는 그곳의 피나물 모습에 해마다 다시 찾아간다.

샛노랗다. 꽃잎도 꽃술도 온통 노랑색이어서 더 강한 울림이 전해지는 것일까. 과한듯 하면서도 한없이 포근한 온기를 전해주는 것이 할 수만 있다면 저 무리 속에 누워 한동안 안겨있고 싶은 마음이다.

피나물은 연한 줄기와 잎을 꺾으면 피血와 비슷한 적황색의 유액이 나와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여름이 되면 잎과 줄기는 없어지고 무 열매를 닮은 열매를 맺는다. 유사한 종류로 '애기똥풀'과 '매미꽃'이 있다. 주의깊게 관찰하면 구분이 어렵지 않다.

홀로서도 빛나지만 무리지어 그 빛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숲에서 마주하면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연상이 되는데 '봄나비'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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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고
놓치고 싶지 않은 꽃이 어디 한둘일까. 그래도 선택하라면 빼놓을 수 없는 꽃이다.
청노루귀, 깽깽이풀 처럼 화려한 색도 아니다. 그렇다고 얼레지 처럼 요염하지도 않다. 그저 순한 백색, 가냘픈 줄기에 비해 다소 큰 꽃을 피운다. 까치무릇이라고도 부른다.
하여. 가냘픈 소녀를 보는 안타까움이 있고,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사연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여인으로도 보인다. 얼레지가 스크린 속 공주라면 산자고는 담 너머 누이다.
향기로 모양으로 색으로 뽐내기 좋아하는 온갖 봄꽃 중에 나같은 꽃도 하나쯤 있는 것이 좋잖아요 하는 소박한 이의 자존심의 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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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색
비교적 이른 봄 한때를 숲의 주인 자리를 누린다. 여리디 여린 몸에 비해 제법 큰 꽃을 여러개 달고 있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 당당함이 오히려 기껍다.

꽃의 색과 잎의 모양에 따라 갈퀴현호색, 댓잎현호색, 들현호색, 왜현호색, 점현호색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도 했지만 현호색 통합되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피는 산괴불주머니나 자주괴불주머니와 혼동하기도 한다.

현호색玄胡索이란 이름은 씨앗이 검은 데에서 유래한다. 모양이 바다의 멸치를 닮았다고도 하고 서양에선 종달새의 머리깃과 닮았다고 보기도 한다.

다른 초본식물이 새싹을 내기전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 이쁘다. 숲에서 만나는 귀염둥이 중 하나다. '보물주머니'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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