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겨울이다. 차고 맑아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결코 닿지못할 그리움의 속내가 결국에는 이렇게 드러나고야 마는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올 것은 온다는 경험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시간임은 겨울 시린 아침에 다시 확인한다.

그대, 마음깃 잘 여미시라. 코끝을 파고드는 찬기운에 머리 마알개져 기분좋은 겨울날의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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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잔가지 처럼 가는 줄기가 많이 나와 나무의 전체 모양을 갖추었다. 나무의 꽃도 잎도 모르면서 매번 열매로만 만난다. 그러니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납매 피었다는 소식에 달려간 곳에서 두번째 눈맞춤한다.


독특한 모양의 열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발걸음을 붙잡는다. 4개의 씨방이 대칭형을 이루며 꽃처럼 달려 있다.


꽃은 4~5월에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 달려 핀다. 열매는 4개로 갈라지는 갈색으로 검은색 종자가 들어 있다.


많은 꽃들이 피는 시기에 함께 피니 주목하지 못했나 보다. 올 해는 꽃도 잎도 확인할 기회를 가져야겠다. 그래야 열매만 보고 아쉬움 털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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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풍경소리에 이끌려 격자문 열고 뜰 아래 내려섰다. 구름과 구름 사이를 숨바꼭질 하듯 떠돌던 달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두터운 구름에 달보기를 단념하고 행간을 노니는 이를 불러내고자 거칠어진 바람을 보내 풍경을 울렸나 보다.

달빛타고 창호지를 넘어온 풍경소리 오랫동안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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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을 건너온 하늘이 숨을 쉴 틈을 만들었다. 들고나는 숨이 생명을 품고 있어 붉게 꿈틀댄다. 어디든 틈은 있고 모든 생명은 숨을 쉬기 위한 그 틈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다만, 이 숭고한 의식에 인간만이 서툴다.

하늘의 숨구멍을 빌려 한 숨 쉬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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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동백나무'
현숙한 여인네의 쪽진머리를 연상케하는 꽃봉우리가 곱기만하다. 순백의 색감에서 은근한 향기까지 무엇하나 어긋남이 없어 보인다. 눈맞춤하길 노래를 불렀더니 어느날 아주 가까운 숲에서 미소로 반겨준다.


하나를 알면 다른 하나를 만나는 연결통로가 된다. 때죽나무 꽃그늘 아래서 꽃향기에 취하다 닮은듯 다른 나무를 알게 되었다. 바로 쪽동백나무다.


쪽동백이라는 나무 이름은 동백기름이 귀하던 시절 그 동백기름 대용으로 이 나무 열매의 기름을 사용하였던 것으로부터 유래한 이름으로 보기도 한다. '쪽'이란 말에는 '작다'라는 뜻이 있어 동백나무보다 열매가 작은 나무란 의미로 쪽동백나무가 된 것으로 유추하기도 한다.


꽃은 5~6월에 흰 통꽃으로 핀다. 때죽나무와 거의 같으나 꽃잎이 약간 더 길고 깔때기 모양에 가깝다. 또 꽃대는 때죽나무가 2~5개씩 모여 달리는 것과 달리 20여 송이씩 긴 꼬리모양을 만들어 아래로 처져 달린다.


회백색의 나무 수피에는 고운 결이 나 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때죽나무와 달리 부드러운 감촉으로 온기마져 느껴진다. 늦봄 쪽동백나무 꽃 볼 생각에 그 숲에 들면 꼭 만나고 오는 나무로 내 조그마한 뜰에 꼭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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