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팔꽃'
비가 내려도 하늘을 향하여 좁은 속내를 기꺼이 드러낸다. 더이상 감출 것도 없다는 뜻이겠지만 지극한 마음의 반영이리라. 그렇더라도 속내를 드러내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듯이 더이상 붉어지지도 못한 자주색의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애기나팔꽃보다야 크지만 보통의 나팔꽃보다는 작다. 또한 나팔꽃의 가녀린 느낌보다는 훨씬 강한 이미지라 굳건하게도 보인다. 작아서 더 단아한 느낌으로 눈맞춤 한다.


'별나팔꽃'은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분홍색 또는 붉은색으로 피며 꽃부리는 깔때기 모양으로 가운데 색이 보다 짙다. 애기나팔꽃의 흰색과는 달리 붉은 느낌의 꽃잎이 다정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아란 하늘이 산으로 들로 나오라는 듯 마냥 헤집는 손짓에 부질없이 마음만 설렌다. 설악산 단풍은 이미 진다는데 남으로 내려오는 가을의 걸음걸이는 어찌이리 더디기만 하는지.


하늘 높은줄 모르는 메타세콰이어도 술지마을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도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 어쩌다 만나는 억새는 그나마 막 피어나고 쑥부쟁이만 겨우 보라빛을 떨궈내고 있다. 가을이 어정쩡하다.


볼따구가 터질듯 부풀어 오른 장두감에 가을볕이 앉았다. 더운 한낮과 차가운 밤을 연거퍼 맞이하고 된서리도 맞아야 속내가 붉어져 비로소 맛이 들 것이다. 푸르기마한 감잎에 단풍들 날을 감도 나도 기다린다


계절이나 사람이나 매 한가지. 때맞춰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와야 한다. 괜히 서성거리다가는 된서리 맞는다.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 그 아래 단풍잎은 반쯤만 붉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좀바위솔'
태생이 안타까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식물들이 있다. 어쩌다 운이 나빠 그곳에 자라잡은 것이 아니어서 당당하게 싹을 틔우고 성장하여 꽃까지 피운다. 보는 이의 마음이야 아랑곳 없이 주어진 터전에서 일생을 여여하게 사는 모습에 경외감을 느낀다. 그 대표적인 식물들이 바위에 터를 잡고 사는 이끼류, 부처손, 바위솔 등이다.


바위에 바짝 붙어 붉은빛의 싹을 낸다. 그 싹이 조금씩 커서 꽃봉우리를 올려 붉은빛이 도는 하얀꽃을 무더기로 피운다. 척박한 환경이라서 작은 잎이지만 두툼하게 키웠다. 하얀 꽃봉우리에 눈을 달듯 꽃술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앙증맞도록 이쁘다.


바위솔은 바위에 붙어 자라는 소나무라는 뜻이다. 꽃봉오리의 모양이 소나무 수꽃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좀바위솔은 '작은 바위솔'이라는 뜻이다. '애기바위솔'이라고도 한다.


햇볕이 잘들고 바람이 통하는 바위에 붙어 있기에 만나려면 어려움이 있다. 바위솔의 꽃말이 '근면'이라는 이유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 선택한 삶의 모습으로부터 온 것은 아닌가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별이랑 2017-10-31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바위솔 > 이였군요.
무진님 덕분에 엉뚱하게 <와송> 이라 들었던 아이의 정확한 이름을 알고 갑니다~

무진無盡 2017-10-31 18:27   좋아요 1 | URL
와송과는 많이 닮았습니다. 바위솔이라는 이름을 단 녀석들도 제법 되구요. ^^
 

지독한 안개다. 황금들녘의 비워져가는 자리를 채워갈 기세로 당당하게 밀고 내려오는 안개가 무겁다. 무게를 줄이지 못한 안개는 바람도 비켜가는 거미줄에 걸려 갇히고 말았다. 짙은 안개 사이를 비집고 나오느라 기운을 잃은 햇살이 보드랍다.

그 햇살이 눈부실 하루를 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까마중'
어린시절 산으로 들로 다니며 찔레순, 산딸기, 깨금, 머루, 다래, 으름 등 철마다 자연이 주는 간식거리를 따먹었던 기억이 많다. 이 까만 열매도 먹었음직한데 기억에는 없다.


흰색의 꽃잎에 노랑 꽃술이 어우러지는 꽃도 충분히 이쁘다. 꽃보다는 열매다. 까맣게 익은 자잘한 열매가 유독 많이 열린다. 단맛과 신맛이 난다는 열매의 먹빛이 곱다.


까마중이라는 이름도 이 열매에서 비롯되었다. 어린 스님을 '까까중'이라고도 부르듯 열매가 스님의 머리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벚나무 열매를 먹으면 혀와 입술에 자줏빛으로 흔적을 남기는 열매다. '동심'과 '단 하나의 진실'이라는 꽃말의 유래를 짐작할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