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마가지나무'
남쪽 섬 금오도 바닷가를 따라 난 비렁길을 걷다 걸음을 멈췄다. 봄날씨 같았지만 한겨울이라 가지 끝마다 꽃을 매달고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 여간 기특한게 아니었다. 할머니의 외씨버선 닮은 꽃봉우리가 열리면서 노란 꽃술이 삐쭉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과하지 않으면서 은근하게 파고드는 향기는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 매력적인 향기로 인해 얻은 이름이 길마가지나무라고 한다. 길을 가는 사람의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정도로 향기가 좋다는 의미다.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그런 해몽이라면 용납이 되고도 남는다.


그렇게 먼길 나서서 마주한 꽃이기에 만나기 쉽지 않을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주변 숲이나 길가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다. 이 길마가지나무와 비슷한 올괴불나무가 있다. 두 나무는 서로 비슷하여 구별이 쉽지 않다. 올괴불나무의 꽃밥이 붉은 것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늦봄 날씨마냥 포근했던 날, 3~4월에 핀다는 꽃을 만났다. 순창 회문산 산중에서 드문드문 피어있어 이름처럼 길을 막아서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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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라도 한바탕 쏟아내야 숨을 쉴 수 있을듯 무거운 하늘이더니 이내 땅에 쌓인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빗방울 떨어진다.

"보고 싶겠죠 천일이 훨씬
지난 후에라도 역시 그럴테죠
잊진마요 우리 사랑
아름다운 이름들을"
(이승환의 천일동안 중에서)

그날 이후 세상은 바다 아닌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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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눈이 오신 날, 그냥 보낼 수는 없다. 눈한테 미안하지 않기 위해 언 손 비비며 마음을 담았다. 약간은 피뚤어지고 어색하고 모양에 어설픈 미소가 딱 나 닮은 꼴이다.

겨울맞이하는 마음에 제 할일은 마친듯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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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붉어짐을 스스로 경계하여 용납하지 않았지만 때론 그런날이 필요함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속내는 그 붉어짐을 부르지만 애써 멀리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년 중 행사처럼 얼굴이 붉어진 날이다.

살다보면 그런날 있듯 오늘 저녁노을처럼 딱 닮은 내 모습이다. 낯설지만 느긋해지는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다. 

간혹, 오늘 저녁노을처럼 붉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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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그토록 붉은 이유는 바다가 쌓아온 꿈을 품었기 때문이리라. 바다를 떠난 그 꿈은 뭍에 닿아서도 떠나온 바다가 그리워 바닷바람 부는 곳을 향하여 붉은 꽃잎을 떨군다.


어느해 이른 봄 백수해안도로를 걷다가 때 아닌 때에 핀 해당화와 물끄러미 눈맞춤하고난 후 이제 더이상 바다를 떠올리지 않아도 해당화는 가슴에서 피고지고를 반복한다.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라고 시작하는 이미자의 노래에 담긴 넘치는 애잔함보다는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유독 해당화를 사랑했던 한용운이 자신의 시 '해당화'에 옮겨놓은 아득함이 더 깊이 다가온다.


또한, 고전소설 '장끼전'에도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한탄 마라. 너야 내년 봄이면 다시 피려니와 우리 님 이번 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는 내용이 담겨 있을 정도로 옛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식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화는 해변의 모래밭이나 산기슭에서 자라며, 5∼7월에 홍자색으로 꽃이 피며 드물게 하얀색의 꽃도 핀다. 꽃잎에는 방향성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향수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꽃과 향기가 좋아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마음과 "척박한 모래땅에 뿌리를 박고 멀리 바다를 향해 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에서 비롯되었는지 '온화'와 '원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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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1-09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명은 참 신비하고 아름답습니다^^: 무진님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무진無盡 2017-01-10 18:10   좋아요 1 | URL
공감해주시니 고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