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왕은 행복했을까?

2014년 한국, 봄이 다 끝나기도 전에 세월호의 여파로 온 나라가 침울함 속에 함께 침몰하고 말았다. 약간의 시간이 흘러 지방자치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맥 빠진 허탈함으로 미래를 걱정한다. 국민의 참담한 심정앞에서도 권력을 향한 정치가들의 욕심은 끝날 줄을 모르고 아픈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무엇이 그들에게 이토록 험한 꼴을 보이도록 하는 것일까? 솔직히 모른다. 그들이 누리고 있고 또 누리고 싶어 하는 권력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으로 그 권력의 달콤함이 어떤 것인지 말이다. 아무리 달콤한 권력일지라도 사람을 향한 측은지심은 살아있길 기대하는 것이 잘못일까? 권력의 최고정점은 사회구나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봉건왕조시대는 왕에서 오늘날의 대통령이나 수상 등으로 다른 이름을 갖지만 그 권력을 향해 질주는 마음은 한가지다. 하여,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과도 바꾸는 것이리다. 왕조시대 그 권력의 정점인 왕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비교적 가까운 우리의 역사인 조선시대의 왕을 통해 권력을 움켜준 자들의 사례를 살펴 권력을 향한 인간의 한 면모를 알아보자.

 

조선 임금 잔혹사는 왕조시대인 조선의 왕들 중 최고 권력인 왕위에 오르는 과정과 왕위에 올랐지만 타의에 의해 끌려내려 온 왕들의 사례를 통해 조선 왕들의 삶을 조망해 보는 책이다. 이 잭의 저자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문명을 공부하며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역사 속 인물들을 비교해보는 등 역사를 이끈 절대자들에 대해 주목해 왔다고 한다. 개인적 관심사에서 출발한 저자의 시각이 역사를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에서 얼마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저자는 조선의 왕 26명 중에서 왕으로 선택된 남자,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왕이 되지 못한 남자라는 네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왕이 된 사람과 왕세자들 중에 선별한 12명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세종부터 성종, 중종, 선조, 광해군, 인조, 연산군, 숙종, 정조, 소현세자, 사도세자, 효명세자까지 이 12명의 사람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의 왕과 세자들이다. 익숙하다는 것은 그동안 역사를 다루는 시각이 왕조사였고 그 왕들 중에서 유독 커다란 사건과 관련된 왕들의 이야기를 접해왔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조선에서 왕은 왕에게 주어진 절대 권력을 독점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강한 신권에 부딪쳐 좌절되거나 절대 권력으로 신권을 눌렸던 사례보다는 오히려 왕권과 신권의 조화 속에서 서로의 자리를 지켜왔던 측면이 훨씬 많았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점은 저자가 선별한 12명의 조선 왕과 왕세자을 살피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하는 점은 왕에게 주어진 절대 권력을 마음대로 누렸던 경우와 그 반대로 신권에 의해 왕권이 좌지우지 되었던 경우가 중심이 된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가 연산군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당쟁의 경우도 바로 왕으로부터 신권을 지키며 그 권력을 오랫동안 누리고자 했던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왕들도 바로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권에게 일정정도의 권력을 양보하거나 신하들 사이의 권력관계를 이용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왕을 중심으로 나열하고 있다. 한 왕은 홀로 존재하지 못한다. 그 왕을 있게 한 선대왕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실펴가는 이야기는 12명의 왕과 왕세자의 앞과 뒤를 이어가는 왕들의 계보를 살피며 자신이 선별한 왕의 특징을 살피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왕들의 이야기는 다소 반복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조선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에 다른 시각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역사지식을 일반화 시키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이가 주장했다는 십만양병설이나 연산군과 광해군의 재위기간을 둘 다 5년으로 잘 못 이야기 한 것 등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단순 오기를 벗어나 있다고 보인다.

 

그렇더라도 저자의 시각은 흥미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왕의 자리를 두고 벌렸던 권력 투쟁을 통해 조선 왕들의 다른 면모를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시각은 기존 텔레비전 드라마나 역사 소설 등에서 많이 다뤘던 부분이기에 그만큼 일반 역사 상식화된 점도 있지만 권력을 향한 사람들의 욕심과 그 권력을 지켜나가는 과정을 살필 수 있어서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역사유적에서 불교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불교의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우리 옛 그림 역시 이런 불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 많습니다. 우리 옛 그림을 불교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저자 조정육의 이야기 또한 기대됩니다.

 

 

 

 

 

조선시대 선비들과 관련된 일화를 중심으로 모아 선비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박수량, 이규보, 기건 등의 조선 선비들의 일상을 접하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풍속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화 학술 교류사를 복원한 책이다. 문예공화국이란 말은 18세기 유럽에서 쓰였던 용어다. 언어가 달라도 공통 문어인 라틴어를 통해 글로써 자유롭게 소통하던 인문학자들의 지적 커뮤니티를 일컫는 상상 속의 공화국이다.
같은 시기 동아시아의 지식인들도 한문을 통해 만나서는 필담으로, 헤어져서는 편지로 소통했다. 그 중심에는 조선 지식인이 있었다. 그들은 중국, 일본의 지식인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며 그 만남을 문화 학술 교류의 네트워크로 확장시켜나갔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우리와 중국 지식인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다.

 

 

 

 

 

 

 

미술로 보는 동서양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친근한 우리 옛 그림을 필두로 겸재 정선, 소치 허련 등의 그림 속 사랑이야기를 찾아보고 더불어 중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그림, 인도와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까지 그 범위를 넓히며 그림 속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간다.

 

 

 

 

 

 

 

 

 

전국대학문예창작학회 소속 대학교수들이 '문학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과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시, 소설, 수필 창작의 방법론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창작에 관한 고담준론이 아니라 스스로가 문인이면서 교육 현장에서 창작 수업을 담당하는 문단의 선배이자 창작론 수업 교수와 작가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체험담의 형식을 취하여 실전적이라는 점이 미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인문학의 본질인 자유를 통해 본 김수영

현대인인 사회와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구는 많다. 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만 두었던 지난 시대와는 분명 달라진 점이다. 그 중심에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자리한다. 자신의 생각에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공감하는 사람들과의 소통도 가능하며 보다 적극적인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온 국민의 가슴에 트라우마를 남긴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연일 울분과 걱정을 토로하는 글들이 페이스북을 점령하고 있다. 그 중심에 시인을 비롯한 문인들이 있다. 문인들이 시대정신에 부응하며 자신들에게 부여된 소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모여 시린 가슴이 위안되기도 한다.

 

현대정치의 현안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길게는 양반 사회 조선으로부터 시작하여 짧게는 박근혜 정부에 이르는 시간동안 우리에게 내재된 문제의 발현이라고 보면 그리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때그대 사람들이 실감하는 현실에 대해 직시하지 못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해결하지 못한 일련의 일들이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당면한 문제를 노정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 의지가 모여 현안을 타파하려고 시도하는 노력이 오늘 문인들이 보여주는 모습으로 환원되고 있다고 본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근래 인문학이 화두로 대두된 한국의 미래는 그래서 희망이 있다고 본다.

 

오늘날 인문학 강의의 선두에선 철학자 강신주는 강단철학에서 벗어나 대중 아카데미 강연들과 책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소통과 사유를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원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굴곡의 현대사인 1950~60년대를 철저히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던 시인 김수영의 삶과 시를 통해 인문학의 본질과 인문학이 나아갈 길에 대한 강신주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책이 강신주의 김수영을 위하여라고 보인다.

 

김수영에 대한 강신주의 이야기에 앞서 김수영은 어떤 사람인가를 살펴보자. 시인 김수영은 일제 강점기인 1921년에 태어나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4.195.16 등 민족의 운명을 뒤바꾼 굵직한 사건이 일어났던 시대를 살았다. 한국전쟁 과정에서 남북을 오가는 우여곡절을 겪고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2년간 수감되어 있다가 석방되었다. 이후 본격적인 시를 쓰며 시인으로 살고자 했으며 달나라의 장난’(1959)을 발간하였다. 1968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갑자기 타계하기 직전에 쓴 1970년대 민중시의 길을 열어놓은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오늘날 시인 김수영에 대한 평가는 민족 시인이나 참여시인 등으로 모아졌다.

 

강신주의 김수영을 위하여에서 김수영에 대한 이야기의 근거는 이 책의 편집자가 건넨 1981년에 발간된 김수영 전집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를 통해 김수영의 삶과 시를 살펴 김수영의 삶과 시에 투영되어 있는 근본정신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강신주가 밝히는 김수영의 근본정신은 인문주의에 근거하고 있다고 본다. , 자유인 김수영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현실인식과 시, 시인과의 관계를 인문정신의 뿌리를 간직한 시인 김수영이라는 시각으로 접근 분석해내고 있다.

 

위대한 작품을 남겼던 작가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다른 누구도 흉내 내지 않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남겼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회복해야 할 인문정신입니다. 그렇습니다. 인문정신을 회복하는 순간, 우리는 정치가나 자본가, 혹은 멘토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저 자신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원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인문정신을 제대로 갖춘 사람은 우리에게 항상 물어봅니다. 스스로 주인으로 사유하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신은 용기가 있는가? 당신은 주인으로서의 삶을 감당할 힘이 있는가?”

 

인문정신의 중심 키워드는 자유. 이 자유는 개인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삶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다. 시인들은 자신만의 시를 갈망한다. 자신만의 시는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다. 이 점이 바로 문인들이 현실문제 해결의 선두에 설 수 있는 근거로 보고 있다.

 

강신주의 김수영에 대한 이 김수영을 위하여50년 전 사람과 현재 사람 강신주가 공존한다. 그 공존의 공통분모는 자유를 중심으로 한 인문정신이다. 현재의 인문학자가 김수영은 시인이자 혁명가였고, 진정한 인문정신의 소유자로 평가한다. 강단에서 내려와 대중과 함께 인문정신의 실현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 강신주와 통하는 부분이다. 강신주의 거칠 것 없는 자기주장이 여기서도 펼쳐진다. 이는 자신에게 맞는 자신의 특정한 부분을 건드려주고, 보여주고, 허영을 깨주고, 바닥을 보여주는 그런 '철학'을 강조하는 강신주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이다. 김수영에 대한 재해석에서 강신주가 주장하는 바에 주목할 때 인문정신의 발현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의 속사정, 남자의 겉치레 - <노자도덕경>과 「대학」으로 파보는 남녀의 즐거움 즐겁고 발랄한 동아시아 문명 시리즈 2
이호영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성과 여성의 동반 행복 찾기

현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어디쯤일까? 그동안 여성계의 주장으로 법적 제도적 정치가 마련되어 그 지위는 역사 이래 가장 진보된 상황이 아닌가 싶다. 남자와 여자, 이 두 다른 성 사이에 생리적인 차이 이외에도 참으로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그것은 문명을 이뤄온 인류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남자와 여자의 사이를 생리적인 차이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명과 문화라는 이름의 인류의 역사가 바로 양 성의 차이와 차별을 조장하거나 강조해온 것을 간과하고서는 이 차이를 분명하게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이호영의 여자의 속사정, 남자의 겉치레는 이런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 차이를 밝히며 양자 간의 상호이해를 어떻게 가능할까? 라는 문제제기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본다. 저자 이호영은 이야기를 시작하며 한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 존 그레이의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한측면에서 남자와 여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인의 정서와는 맞지 않은 점이 있다며 동양인인 한국인의 정서와 부합되는 동양사상을 바탕으로 남자와 여자의 본질과 차이를 해석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각의 기준을 한국인의 태생적 배경이 되는 동아시아의 사상적 원류가 되는 노자의 도덕경과 유가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대학이라는 시금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자를 여자의 동굴 속 탐험가’, 대학을 남자 개발 지침서이자 남자의 규격을 찍어내는 붕어빵틀이라 규정하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저자 이호영은 이 책에서 먼저, ‘창세신화를 여자를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문명의 기원은 여자이고 남자는 야만이라 한다. 여자는 자연적인 완성체이나 남자는 문화적으로 단련해야할 존재로 본다.’저자는 이점에서부터 기존 남성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대과학의 결과물을 인용하고 있다. 현대 생물학의 연구결과 여자가 남자보다 육체적, 사회적으로 우월하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몸이돈 마음마음이 된 몸을 양자를 구별하며 노자와 유가사상이 지향한 안과 밖이라는 상대개념으로 남자와 여자의 본질적 측면을 인류가 만들어 온 문명과 문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 노자 사상을 여성의 대화 원리인 친밀성애착으로 풀며 친밀성은 친구나 애인 관계 등에서 기대되는 친근한 감정, 관심을 의미한 것이라 한다. 즉 노자를 여성의 친밀성의 방식으로 인간을 이해한 사상으로 재해석하였다. 반면대학은 유가에서 인간과 세계를 관리하는 방법을 정리한 짧은 지침서로 규정한다. 유학에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남자를 규격화한 것이 대학이라는 것이다. 고로대학은 바로 남자 개발 지침서이며, 동아시아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자의 규격을 찍어내는 붕어빵틀로 규정하고 있다. 이 책의 중심으로도 볼 수 있는 여자와 남자, 뒤집어 입기에서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적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보인다. 양성 평등과 진정한 해방을 위해서는 여성의 친밀을 남성이 이해하고, 남성의 수신을 여성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존재방식에 대한 저자의 주장을 살필 수 있다.

 

남자들의 사회적 지위는 날로 추락하고 있다. 이 추락의 원인이 여성들의 사회진출 때문만은 아니지만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권으로부터 권력을 상실해가는 남자들의 현실은 특히 가정에서 가장의 지위추락으로 대표된다. 엄마와 아이들이 중심인 가정에서 가장인 남자의 지위는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 전반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는 여성들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남성과 여성이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기존 우리들의 남성과 여성을 보는 시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물론 시각 전환의 목적은 양성의 행복 찾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시인 박후기 산문사진집
박후기 지음 / 가쎄(GASSE)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 거짓말일지라도 듣고 싶은 말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어 한다. 듣고 싶은 말이 비록 거짓말이라도 상관없이 마음의 위안이 된다면 말이다. 이런 종류의 소통은 주로 남자와 여자, 연인, 부부 사이에서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정해진 대답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대방으로부터 듣는 말이 그것과 어긋날 경우는 실망하거나 좌절하여 바로 응징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어긋나는 바람과 기대는 상대방과 나의 시각이나 마음의 차이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 때문에 울고 웃는 일상이 펼쳐지는 것이 사람 사는 모습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사람과 사랑에 대한 잔잔한 속내를 담은 시인이 있다. 2006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박후기 시인이 그다. 이미 발간된 시인의 시집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와 같은 제목의 사진산문집으로 다시금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사진산문집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는 박후기 시인이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자신의 감상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그 사진과 더불어 짧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글이 어우러진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에게 여행은 창작의 근간이 될 것이다. 그는 어디에도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찾은 이탈리아에서 내가 말하는 것과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다르듯, 내가 머무는 곳과 내가 머물고 싶은 곳은 달랐다며 이탈리아라는 낯선 곳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그립다는 고백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낯선 거리,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느낀 것은 무엇일까? 그립다라는 것은 곧 대상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기에 그가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한 흥미로움이 따라간다. 온통 사랑에 대한 고백이나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 또는 사랑 사이에서 좌절하고 애달픈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결국에는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는 사람들의 속내를 잔잔한 언어로 그려가고 있다.

 

그는 왜 사랑을 이야기 할까? ‘뻔하지만 이게 나요, 이게 다라고 하면서 사랑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숭고한 것이 맞지만, 그것은 높고 우아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삶의 바닥에 널려 있다는 것이다. 그의 눈길은 사랑, 그 흔하고 볼품없는 것의 저린 이면을 응시한다. 누구나 갈망하지만 그 갈망의 정도가 깊을수록 더 절망과 가까워지는 것이 사랑이다. 이 사랑은 나이나 성별을 불문하고 불쑥불쑥 찾아오지만 때론 당당하게 맞이하기 보다는 애써 외면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마음이 어쩌면 사람들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삶과 직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무례한 사람은 마치 허락 없이 남의 서랍을 뒤지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온통 어지럽게 뒤집어 놓곤 한다.//그런 당당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런 행동이 사랑의 영역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로 뺨을 맞기도 한다./그런데도 아무런 일 없었던 것처럼, 울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우리는 누구인가?"

 

'사랑이라는 이유''울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우리는' 다른 두 제목에 내용은 같다. 제목을 앞에워 다시 읽으면 서로 통하는 듯 하지면서도 또 다른 감정이 놀고 있다. 시인 박후기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참으로 강하게 다가오는 말이다. 여행지만이 낯선 곳은 아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익숙한 거리, 직장, 심지어 집에서도 우리는 낯선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우리는 그럴 때마다 가슴 한 켠 시린 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거짓말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