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거리'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늘어나고 줄어듬이 시시때때로 변하니 늘 가늠하기가 어럽다는 것이다. 손을 맞잡은 듯 더없이 가까운가 싶기도 하다가도 어느 사이 저 먼 산너머로까지 아득히 멀어 보인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꿈틀대는 관계의 상호작용이다.

흠뻑젖은 두 가우라의 등을 기댄 다른 얼굴은 서로를 향해 쌓아온 시간의 겹이 있어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밑을 바쳐주는 든든함으로 마음의 거리를 좁혀온 결과이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이 내가 감당해야하는 마음의 무게를 줄여주는 것이 아님도 안다. 그 무게를 안고서도 능히 갈 수 있다는 굳건한 의지의 표현이며 할 수 있길 바라는 염원이기도 하다. 

마음의 거리가 변화무쌍한 것처럼 감당해야하는 마음의 무게 역시 들쑥날쑥하기 마련이다. 이 마음의 거리나 무게는 상대를 향하는 내 마음의 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속도는 내가 조절할 수 있는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상호작용이 꿈틀대는 사이에서 늘 존재하는 관계가 살아 있음의 증거다.

지극히 가까운 마음의 거리, 지금의 이 순간을 든든하게 지켜가는 것, 다ᆢ그대의 넉넉한 마음자리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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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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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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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민속악 축제


"명인, 그 깊이에 빠지다"

거문고 명인 김무길, 대 금 명인 심상남


2015.11.21(토)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대금 산조
대금을 장구반주에 곁들여 연주하는 즉흥성을 띤 민속기악 독주곡이다. 진도출신 박종기 명인으로부터 대금 산조가 처음 연주된 이래 한주환이 대금으로 판소리를 연주하는 듯한 소리제 산조를, 강백천이 대금으로 시나위를 연주하는 듯한 산조를 완성함으로써 대금 산조의 전승 기반을 마련하였다.


> 명인 심상남과 함께 해주신분
-장단 : 김주원, 대금 : 구주영, 이동준


*거문고 산조
거문고를 장구반주에 곁들여 연주하는 민속 기악독주곡이다. 충청도 강경 출신 백남준 명인이 당시 새로운 음악양식으로 부상한 가야금 산조를 참조하여 거문고 산조를 탄생시켰고, 이어 김종기, 박석기, 임석윤, 신쾌동, 한갑득, 김윤덕 등이 그 맥을 이으면서 각기 고유한 산조의 세계를 완성하였다.


> 명인 김무길과 함께 해주신분
-거문고 : 김미선, 아쟁 : 김성혁


*민속악 축제에 대한 기대가 컷던 것일까?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명인들의 연주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국립민속국악원과 인연이 있던 명인들의 연주는 산조 특유의 음색과 어울어지는 연주의 멋을 느끼는 시간이다.


정회천 전북대 교수의 사회와 대담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의 특징은 연주자와 대화를 통해 연주자로 살아오는 동안 느꼈던 감회를 엿볼 수 있다. 특색있는 공연이다.


다소, 미흡한 무대진행에 음향의 부조화로 대금과 건문고 선율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제1회 대한민국 민속악 축제의 남은 공연에도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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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노트 - 가장 순수한 음악 거장이 만난 거장 1
앙드레 지드 지음, 임희근 옮김 / 포노(PHONO)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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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한 작가 지드의 쇼팽 사랑법

구음(口音)이라는 것이 있다한국 전통음악의 기악연주에서 쓰이는 독보법(讀譜法)의 하나로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실제의 소리에 가깝도록 의성화하여 입으로 소리 내어 부르는 것을 말한다피리 공부를 하면서 악보를 본다그렇게 하나 둘 익혀진 소리를 악기로 낸다그 과정에서 악보를 읽는다.

 

악보를 읽는다는 것은 음에 담겨 있는 음의 높낮이와 길고 짧음뿐 아니라 음에 담긴 호흡까지 몸으로 익혀간다는 것을 말한다악보로 쓰인 사람의 감정과 정서를 읽어 이를 다시 표현하는 과정을 포함한다악보에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으며 이를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감정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쇼팽 노트는 앙드레 왈테르의 수기’, ‘좁은 문’, ‘배덕자’, ‘전원교향악’, ‘지상의 양식’, ‘콩고 기행’, ‘탕아귀가’, ‘도스토예프스키론’ 등으로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지드의 작곡가 쇼팽에 대한 사랑을 담은 이야기다아마추어 피아니스트로서 쇼팽의 곡을 통해 스스로 자아 성취를 향해 나아갔던 지드의 소팽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쇼팽을 잘 치려면 저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도 천상 예술가야라는 말에 해당하지 않는 음악가라면 지닐 수 없을 듯한 특별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드의 쇼팽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다쇼팽의 작품에서 보들레르와 발레리가 작품에 담아냈던 프랑스 정신의 정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선언까지 한다지드의 일기 중 음악과 관련된 부분자서전 한 알의 밀이 죽지 아니하면》 중 쇼팽을 들을 수 없었던 어린 시절그의 쇼팽 해석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글 그리고 그에 대한 지드의 답프랑스 현대음악가 미카엘 레비나스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어 지드의 글을 통해 쇼팽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쇼팽의 가장 짧은 곡들 중 어떤 것들은 문제를 푸는 데에 필요한그리고 순수한 이 아름다움을 지녔다예술에서 문제를 제대로 제기한다는 것은 바로 그 문제를 푸는 일이나 다름없다.”

 

음악 중에 가장 순수한 음악몬테 카시노 수도원장 신부의 입을 빌려 지드가 정의한 쇼팽 음악이다프랑스적 정신이 구현된 음악으로 섬ㅅㄱ한 아름다움을 내표한 음악이 쇼팽의 음악임을 주저 없이 지지한다또한 피아니스트로의 자신의 연주 실력에 대한 연습 부족을 안타까워하는 등 끊임없는 쇼팽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쇼팽 노트를 통해 작가 앙드레 지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더불어 쇼팽 음악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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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한다'
관계가 굳건해지는 근거다. 나 아닌 타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부터 출발하는 마음자리이기에 이때의 타인은 이미 나와 별개가 아니다. 이는 서로의 마음이 기대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온전해 진다.

먼 산 너머를 향해 우뚝선 듯 고개 내밀어 바라보는 애기나팔꽃도 딛고 선 땅과 산 너머의 기운에 의지한다. 땅의 무게감과 산을 넘어온 바람을 맞아 온갖 수고로움을 다해 정성의 꽃을 피울 수 있는 힘도 여기에 있음을 안다.

때론,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크게 마음을 기대는 것은 바로 상대를 향한 내 마음의 간절함에서 온다. 나를 둘러싼 세상의 무게가 감당키 어려울수록 마음을 상대에게 의지함으로써 얻는 위안과 용기는 그 무엇보다 힘이 크다.

의지한다는 것은 상대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지만 그 맞은 편에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상대에게 종속되는 것이 아닌 양자가 공존일 때 그 힘은 커지며 올바로 발휘된다. 

나, 그대를 의지함이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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