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하게도 좋은 햇볕'
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고 앞 뒤 생각없어 크리스마스에 해 바라기하고 있다. 속으로는 겨울은 코끝 시큰하도록 추워야 제맛인데 하면서 말이다.


아우성이다. 동지 지났다고 봄이 저만치 온 것으로 착각한 것일까. 민들레, 봄까치, 개나리, 매화, 목련ᆢ. 꽃이며 나무들이 이른 봄마중하는 소리가 넘쳐나 눈으로도 확인 가능할 지경이다.


이런 서툰 몸짓들이 마냥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를 알고 때에 맞춰야 제 맛이고 제 향인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급하게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일부러 미루지도 않고 제 가슴 속 울림에 따라 그 울림 외면하지 않고 쌓아온 시간이 있어 깊어지고 넓어졌다. 마주할 시간도 그렇게 겹으로 쌓으리라.


가슴에 온기가 스며드는 것이 햇볕 마주하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산을 넘어온 바닷바람에 동백의 붉은기운이 전해지기 때문임을 안다. 가슴에 스며든 온기가 저절로 미소로 피어난다.


겨울 한가운데서 가슴 속 꽃 한송이 피울 수 있음은 다 그대 덕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길마가지나무'
겨우내 걸음을 멈췄던 계곡으로 길을 나섰다. 초입부터 반갑고 진한 향기에 연신 두리번 거린다. 거의 대부분 꽃은 눈이 먼저 알아보지만 한겨울 숲에선 만난 이 녀석은 코가 먼저다. 그만큼 좋은 향기다.


여리고 순한색으로 아직 피지 않은 쌍으로난 외씨버선 모양의 꽃봉우리가 뒤집혀서 활짝폈다. 제법 긴 수술끝에 노오란 분이 듬북이다. 가늘고 긴 수술대 끝에 달린 노란색 꽃밥이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추는 여인의 그 버선같다. 어쩌자고 찬겨울에 그리도 활짝 핀 것이더냐.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어린 가지의 아래쪽 잎겨드랑이에서 2개씩 피며,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다. 열매는 장과이고 5-7월에 붉게 익는다. 
주로 관상용심고 어린잎과 꽃을 차 대용으로 한다.


'길마가지나무' 쉽지 않은 이름이다. 이름의 유래가 어찌되었든 그윽한 꽃향기로 '길가는 사람을 가지 말라고 막아 선다는 의미'로 본다면 잊지지 않을 듯하다.


생긴 모양과 색 그리고 향기까지 꽃말 '소박함'과 잘 어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돌을 깨우는 마음'
소박하다. 선 굵지만 그 선의 흐름에 부드러움이 스며들었다. 무심하게 앞만 바라보고 있다. 애써 마음낸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표정이다.


돌 속에 갇혔던 마음을 불러낸 석공은 알았을까? 어느 곳을 떠돌다 이곳에 왔는지, 이곳엔 얼마나 머물다 또 어느 곳으로 갈런지ᆢ. 머무는 곳 어디면 어떠랴 지금 바라보는 곳에 마음 놓으면 되는 것이지.


돌을 앞에 둔 석공은 돌 속에 감춰진 마음을 깨워 형상으로 나타낸다고들 한다. 그게 될법한 말인가. 다 제 마음 속 간절함을 돌에 투영시켜 형상으로 다듬어 내는 것이지.


사람과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 마음 속 간절함을 상대에게서 찾고, 그렇게 찾은 그것을 깨워 함께 나누며 더 밝게 빛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사람 관계의 근본일 것이다.


간절함을 담아 돌을 다듬었을 석공의 거친 손길과 서툰 마음이 나와 다르지 않다. 그대를 봐라보는 내 마음이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노루귀'
이른 봄꽃소식에 나선 길이다. 이쯤이다 싶은 곳에 이르러 숨죽이고 눈이 익숙할 때까지 기다렸다. 쌓인 낙엽 사이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첫대면의 마음이 이렇다.


여리고 순하고 뽀송뽀송한 모습이 사랑스럽기만하다. 서툰 몸짓으로세상에 나와 눈 마주했지만 반가움 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한동안 너 있는 곳으로 마음이 가 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산지나 들판의 경사진 양지에서 자라는데 큰 나무들이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꽃을 피운다. 봄에 어린 잎을 나물로 먹으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꽃은 이는봄부터 4월까지 피며 흰색, 분홍색, 청색으로 꽃줄기 위로 한 송이가 달린다. 열매는 6월에 달린다.


꽃이 피고 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직 추운날 꽃을 피우기 위해 '인내'가 필요하리라. 노루귀 꽃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달라서 더 닮은'
차이가 만들어 내는 풍경이다. 다름으로 보이지만 같음에서 나왔다. 다름과 같음의 사이에 존재하는 생명력의 근원이 이것이다.


거울밤 차가워진 강물이 햇살 번지는 속도에 따라 품에 담아 두었던 꽃을 피운다. 밤과 낮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온도의 차이는 이렇게 피어나게도 하고 사라지게도 한다. 오늘 아침 안개꽃처럼ᆢ.


사람들은 대부분의 관계에서 같음과 다름에 각각 다른 시각으로 주목한다. 같음에 주목하면 공감과 소통에 이르지만, 다름에 주목하면 단절과 불통으로 관계 자체가 끝난다. 혼란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대와 함께 쌓아온 시간은 같음에 주목하면서 다름을 인정했기에 가능했다. 우리가 꽃으로 피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꽃에 맑고 고운 향기 가득함은 이를 받아들인 그대 덕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거서 2016-01-11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극과 극은 닮았다고 했지요. 선문답 같은 말이라 여겼는데 …
우와, 오묘한 빛살을 뿜어내는 풍경을 담아낸 사진이 주는 감동이 이렇게 벅차다니! 그저 감탄사만 나오는군요 ^^

무진無盡 2016-01-11 22:39   좋아요 0 | URL
한 흐름 속으로 보면 다 같은 맥락이 아닌가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