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범의귀'
실물은 본적도 없고 사진으로도 마찬가지니 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 것은 당연하다. 멀리 있고 더구나 귀한 것이니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북방계식물로 백두산에는 흔하게 보인다지만 국내에서는 자생하는 곳이 극히 드물다고 한다.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행운이다.
 
꽃 진자리에 우뚝 선 모습이라 여전히 다 본 것이라 말하지 못한다. 그 특이한 모양을 머리속으로만 상상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鶴 학

人有各所好 인유각소호
物固無常宜 물고무상의
誰謂爾能舞 수위이능무
不如閑立時 불여한입시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바가 있고
사물에는 원래 항상 옳은 것은 없느니라
누가 학 너를 춤 잘 춘다고 했나
한가롭게 서 있는 때만 못한 것을

*백거이白居易(772-846)의 시다. "不如閑立時 불여한입시" 크게 덥다는 대서大暑에 의외로 신선함을 전하는 바람결에 놀란다. 때문인가. 이 싯구가 문득 떠올라 오랫동안 머문다.

요동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그러하니 나 또한 그 요동에 너무도 쉽게 휩싸이게 된다. 말이 많아지고 시류에 흔들리는 몸따라 마음은 이미 설 곳을 잃었다.

긴 목을 곧추 세우고 유유자적 벼 사이를 걷는 학의 자유로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숲 속의 꿩도 그 이치를 안다는듯 고개를 곧추 세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제법 쏟아지던 비가 그쳤다. 하늘에선 연신 비행기가 연신 환영 퍼레이드를 펼치고 그 사이에 간혹 나오는 볕이 반갑다.

현玄.
"검다ㆍ적흑색ㆍ하늘빛ㆍ아득히 멂" 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 더 넓고 깊은 무엇을 공유하는 색이라고 이해한다. 단어가 뜻하는 의미는 사뭇 더 넓고 깊다.

제주 현무암 위에 생명의 세상이 펼쳐진다. 시선의 높이는 마음에 틈을 가진 이들의 넓고 깊은 창의 다른 표현이다. 보이는대로 담는다지만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것만 볼 뿐이다.

현玄, 검지만 탁하지 않음이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_읽는_하루

혼자 가는 먼 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허수경 시인의 시 '혼자 가는 먼 집'이다. 이미 먼 길을 간 시인은 그 집에 당도했을 거라 믿으며 속으로만 가만히 읊조려 봅니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03)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참기생꽃'
깨끗하다. 맑고 순한 모습이 마냥 이쁘다. 순백의 아름다움이 여기로부터 기인한듯 한동안 넋을 잃고 주변을 서성이게 만든다. 막상 대놓고 눈맞춤하기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이번엔 네번째 눈맞춤이라 먼길을 나서서 다른 곳에서 만났다. 태백산 능선을 올라 환경이 다른 곳에서 만난 꽃은 지리산에서 본 꽃과는 어딘가 달리 보인다. 우선 크기가 달라서 오는 느낌일 수도 있겠다. 비교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참기생꽃, 기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흰 꽃잎이 마치 기생의 분 바른 얼굴마냥 희다고 해서 지었다는 설이 있고, 옛날 기생들이 쓰던 화관을 닮아서 기생꽃이라고 한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기생꽃과 참기생꽃의 구분은 애매한듯 싶다. 굳이 구분하는 입장에서는 잎 끝의 차이와 꽃받침의 갯수 이야기 하는데 내 처지에선 비교불가라 통상적 구분에 따른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한다. 지리산 능선의 기운을 품어 더 곱게 피었나 보다. 기꺼이 멀고 험한길 발품 팔아눈 맞춤하는 이유는 뭘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