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천지가 눈꽃 세상이다. 간혹 눈은 더 내리지만 새색시 절하듯 곱기만 하다. 눈을 털어버린 구름이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하늘을 사뿐사뿐 걷는다. 마알개진 하늘에 푸른빛이 가득이다.


봄볕보다 더 따사로운 겨울볕은 제 온기를 나누어 눈을 다독이느라 여념이 없고, 애초에 이를 피할 이유가 없다는듯 속부터 녹아내리는 눈은 질퍽한 흔적을 남기며 서둘러 돌아가는 중이다.


하늘과 땅의 마음이 맞닿아 서로를 잇는 다리를 만들었다. 고마움에 볕이 품에 안아버렸다. 이내 사라질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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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8-01-3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진짜. 다가옵니다
 

'대한大寒'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예년과는 다른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대한을 맞이하는 오늘은 된서리가 겨울의 맛과 멋을 전해준다. 대한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어제에 이어 된서리 내렸다. 서리꽃으로 맞이하는 시간은 같지만 다른건 맑아진 하늘에 아침햇살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순간을 어찌 놓치랴~.
서리꽃에 눈맞춤하며 잠깐의 즐거움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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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눈이 어제 녹지 못한 눈 위로 더 쌓였다. 눈이 주는 기운으로 한결 가볍게 일어나 뜰에 길을 내고 골목으로 나선다.


다시, 쓰윽 싹~ 쓰윽 싹~


앞집 할머니와 아저씨는 기침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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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밑둥에서부터 잔가지 처럼 가는 줄기가 많이 나와 나무의 전체 모양을 갖추었다. 나무의 꽃도 잎도 모르면서 매번 열매로만 만난다. 그러니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숲길에서 열매를 보고서야 겨우 이름 부를 수 있다.


꽃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 달려 핀다는데 아직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암꽃과 숫꽃이 딴 그루에서 다른 모양으로 달린다고 하니 기억해 둬야겠다. 보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독특한 모양의 열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발걸음을 붙잡는다. 4개의 씨방이 대칭형을 이루며 꽃처럼 달려 있다. 씨방에는 검은색 종자가 들어 있다.


많은 꽃들이 피는 시기에 함께 피니 주목하지 못했나 보다. 올 해는 꽃도 잎도 확인할 기회를 가져야겠다. 그래야 열매만 보고 아쉬움 털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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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 - 이 땅의 늙은 아이들을 위한 제2의 인생상륙작전!
최정원 지음, 정영철(정비오) 그림 / 베프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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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찌질한 순간을 안고 살아간다

제목에 혹했다. ‘찌질하다가끔 자신을 돌아보며 이 단어에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사전적으로는 지지리도 못난 놈이라는 의미라지만 주목하는 시각에 따라서는 포함하는 내용은 천차만별이다스스로에게찌질하다는 말로 자신을 위안하는 것이라면 어떤 내용을 담아 부정적 시선을 보일지도 모를 타인의 시각에는 무뎌져도 좋으리라고 본다.

 

이 책 '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는 여전히 '엄니 도와줘요'를 속으로 되뇌이면서도 담담히 추억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스스로를 '늙은 아이라고 말하는 저자 최정원이 써내려가는 일상 이야기다남자여자 그리고 아줌마에 이어 스스로를노총각노처녀라는 네 번째 사람으로 분류하는 것을 보니 결혼 적령기를 지났지만 결혼하지 않은(못한?) 사람이 엄니와 함께 살면서 겪는 일상적인 이야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해 표현하는 말이나 글 또는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기마련이다그가 결혼하지 않은(못한?) '늙은 아이'로 중층적 관계망으로 형성된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는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이 제법 많다한집에 같이 사는 엄니와의 갈등이나 자신을 둘러싼 친족회사친구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해명해야하는 번거롭기만 한 일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기롭고 유쾌하게 돌파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기도 하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변하면서 결혼 유무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몰아붙이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본다그렇더라도 여전히 존재하는 불편한 시각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가는 것이 필요한 시대를 산다그 시간을 어떻게 건너느냐에 따라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보다 여유로워질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의미 있게 다가온다또한이야기에 어울리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삽화는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있다이야기와 그림이 만나 긍정적 효과를 배가 시킨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스스로 찌질한 순간에 무안해하거나 의기소침하지 말아야할 사람들은 노처녀노총각들뿐만은 아니다찌질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스스로가 정한 틀 안에서 약간의 일탈이 생기는 순간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에 그것이 타인에게 폐가 되지 않는다면 웃고 넘어가도 좋을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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