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복초'
가까이 있다고는 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된다. 보고 싶어도 기회를 놓치거나 기호에도 호불호도 있기 때문이다. 꽃보자고 먼 길 나선 길이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던 꽃을 만났다.


작은 개체가 초록의 잎에 초록의 꽃을 피우니 눈에 보이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꽃은 눈에 잘 띄게 마련이다. 벌 나비가 찾아와 수정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꽃은 그것과는 상관없다는 것처럼 주변과 구별이 안될 정도로 숨은듯 피었다.


황록색으로 핀 꽃을 들여다보면 놀랍다. 줄기 끝에 3~5개 정도가 뭉쳐서 피는 꽃이 마치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기도 하지만 오밀조밀한 생김새도 볼만하다.


연복초, 특이한 이름이다. 복수초를 찾다가 함께 발견되어, 복수초가 피고 진 후에 연이어서 꽃이 핀다고 해서 연복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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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어수無鑑於水'
옛사람들에게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라는 경구가 있었습니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거울에 비치는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경어인鏡於人,
모름지기 사람들 속에 자신을 세우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비추어보기를 가르치는 경구입니다.

*신영복의 '만남' 필사노트에 수록된 글귀다. 휴대폰에 엄지손가락으로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눌러 필사의 모습을 흉내내는 중이다.

개별화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 화면을 주목하고 있다. 누군가와 소통의 매개로 톡을 하거나 문자를 보내고,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표현하거나, 다른 이들의 같은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텍스트를 보고 듣고 읽으며 '따로 또 같이' 존재한다.

경어인鏡於人
상대를 보려거든 상대와 어울리는 친구를 보라는 말하고도 그 의미가 통하리라. 가족, 회사, 모임 등 크고 작은 사회조직에 속한 활동이든 sns의 모습이든 차이가 없이 그 속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말로 들린다. 한발 나아가 내가 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거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보라는 말이기도 하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내 모습을 보는 것, 익숙하고도 낯선 얼굴이다. 어쩌면 이 속에 그토록 부정하고 싶었던 내 모습이 더 많은 것은 아닐까?.

진 산벚꽃이 거미줄에 걸렸다. 
갇힌게 혹 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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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김효경 저, 남해의봄날

어느날 나도 지금의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 장마가 머문는 날이었고 마당에 넘치는 물을 빼느라 흠뻑 젖었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그후 햇수로 8년 차에 접어들었으니 시골생활에 나름 적응했다고 본다. 나와 비슷한 이들을 만나면서 일상의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 마을 뭔가 이상해”라고. 저마다 남모를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던 이들이 왜 유독 이 마을 온 후 치유되고,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의문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사람으로 담겼다. 무엇이 어떻게 사람의 일상과 마음을 변화시켰을까. 여전히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나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천천히 알아가보자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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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아래 빛나는 모든 것들이 꿈을 꾸는 봄이다. 크고 작은 크기와는 상관없이 푸른 하늘 속으로 깊고 넓게 펼쳐질 꿈이기에 봄은 꿈이다. 

멀고 가까운 산을 일렁이는 가슴안고 하염없이 바라보곤 한다. 낙엽지는 활엽수의 연초록 새잎과 상시 푸른 칩엽수의 묵은 잎이 어우려져 만들어 내는 산의 빛과 색의 향연에 초대받은 자가 치르는 의식과도 같이 경건함으로 충만한 마음이다.

청보리밭이나 물 잡아둔 논들이 펼쳐진 드넓은 벌판, 초록의 어우려짐으로 이미 황홀한 산의 봄도 좋지만, 내게는 이제 막 새잎을 내어 한껏 햇볕을 품고 있는 깊은 숲이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기에 더 적합한 곳이다. 큰키나무들이 새잎을 내어 하늘을 점령하기 전에 주어진 사명을 완수해야하는 작은키나무와 풀들의 숨가쁘게 분주한 숲의 시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뛰는 가슴으로 그 숲과 마주한다. 

봄 숲, 그 생명의 숨자리에 기대어 새로운 나의 봄도 여물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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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달같이 고운 내 님 붓꽃같이 뉘어놓고
가지가지 뻗은 정이 뿌리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팔 위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백 년이 다하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울며가는 저 접동새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볕같이 예쁜 내 님 연꽃같이 뉘어놓고
송이송이 맺힌 정이 샘물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품 안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건듯부는 저 바람아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이 내 팔에 님을 뉘고 꿈노래를 부르는
이 내 팔에 님을 안고 정노래를 부르는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에루화 둥둥 님이어 에루화 내 사랑이여

들이치는 저 빗소리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백 년이 다가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정재일의 반주에 한승석이 부른 '자장가'라는 노래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감미로운 음색과 향기로운 노랫말에 빠져 한동안 늘 함께 했다.

오는 듯 아니 오는 듯 하루 종일 봄비가 내린다. 잠 깬 대지의 생명들을 다독이는 봄비의 정이 이 노래와 닮아 있다. 내 주변을 서성이는 누군가가 날 위해 불러주는 자장가 처럼 귓가를 맴돈다.

봄비의 이 다독임이 좋다.

https://youtu.be/EAPmhrasT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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