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박준 시인의 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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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다.

같은 때 같은 곳에 머문다. 몇 사람이 빠져나자 슬그머니 물속으로 들었다. 조심스러운 제 몸의 움직임에서도 일어나는 물결이다. 넘실대는 꽃을 바라보며 멈추었다.

물결이 잠들기를 기다려 길게 내쉬던 숨도 멈춘다. 자신을 품어 생명을 깨웠던 물에 스스로를 비추어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이다.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고요의 세상에 들었다.

우주를 담은 꽃을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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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앵초'

높은 산 숲속에 꽃들의 잔치가 열렸다. 기꺼이 발품 팔아서 눈맞춤을 하는 꽃이다. 무리지어 아름다움을 뽑내는 것이 장관이지만 홀로 피어도 그 빛을 감추진 못한다.

홍자색 꽃들이 꽃대 끝에 모여 피어 머리에 화관을 쓴 듯하다. 앙증맞은 꽃이 넓은 잎과 어우러져 서로가 서로를 더 빛나게 한다.

앵초라는 이름은 꽃이 앵도나무의 꽃과 비슷해서 붙여진 것으로 큰앵초는 앵초보다 크다는 의미다. 잎의 모양과 크기 등으로 구분이 어렵지 않다.

갈길이 멀어 서두르거나 다소 여유로운 걸음의 사람들이 보랏빛 꽃에 눈길을 주지만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몇명이 되지 않는다. 꽃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은 여행길에서 오래된 벗을 만나듯 반갑다. 하지만, 꽃이 있는지도 모르고 걷기에만 바쁜이들에겐 꽃의 인사가 무색하기만 하다.

초여름 지리산 노고단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꽃이다. 순탄한 길을 걷다가 행운이라도 만나듯 큰앵초를 본다. '행운의 열쇠'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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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자리를 아는 것이리라. 꽃 피웠으니 질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려는듯 쏟아지듯 내렸다. 떨어지는 꽃이 서럽다지만 땅에서 다시 피는 꽃이니 그 간절함은 핀 꽃을 넘어선다.

두번째 피는 꽃에서 꿈을 향한 지극함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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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완두'

짠물의 영향을 많이 받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식물들이 외외로 많다. 섬이나 바닷가에서 사는 식물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도 짠물과 식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하나보다.

갯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가니 갯자가 붙은 식물들의 서식지가 바닷가나 물가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접두사다. 갯장구채, 갯메꽃, 갯금불초, 갯방풍, 갯기름나물, 갯버들..등이 그것이다.

갯완두 역시 해안가 모래땅에 산다. 붉은 자주색의 꽃과 꼬투리를 포함한 열매의 모양이 완두를 닮았다.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꽃무리가 주는 아름다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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