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내 어린시절 기억 속 나팔꽃은 단연코 이 진한 색의 녀석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골목길 돌담장 위에 피어 개구쟁이들의 외침을 대신이라도 하듯이ᆢ.


붉은색의 둥근잎나팔꽃이나 청색의 조그마한 미국나팔꽃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드물게 옛기억을 떠올리게하는 아주 진한 색의 나팔꽃을 본다.


'나팔꽃'은 길가나 빈터에 서식하며 주로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7~8월에 피며 푸른색을 띤 자주색, 흰색, 붉은색 등 여러 가지 색으로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1~3송이씩 달린다. 꽃 모양이 나팔모양을 닮았다.


넙죽이 벌어진 통꽃의 꽃잎 꽃통 속에서 나팔소리가 터져 나와 울려 퍼질 듯한 모습이어서 나팔꽃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른 아침에 피어 한낮이면 지는 나팔꽃은 '결속', '허무한 사랑', '기쁜소식' 등의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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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예술회관 청년작가 초대전


"여섯 개의 시선 CUBE"


노여운ᆞ설박ᆞ양나희ᆞ윤준영ᆞ이혜리ᆞ최요인


2016.8.24~9.18
광주문화예술회관 갤러리


*서로 여섯 개의 면들이 모여 하나의 정육면체를 이룬다. 면들은 각자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지만 하나의 몸으로 연결되어 있다. 2차원의 평면이 모여, 보다 완성된 입방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는 이 지역 출신의 젊은 작가 여섯명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전시다. 이들은 모두 바라보는 세계가 다르고 각자 추구하는 예술의 지향점도 다르며, 표현의 기법도 개성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이들이 그려내는 서로 다른 풍경들은 육면체를 구성하고 있는 여섯 개의 면들처럼 상호보안적이며 서로 돋보이게 한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지탱하고 의지하며 사회를 유지하는 것처럼, 이들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화음들은 색다른 시각적 하모니를 불러 일으킨다.(도록에서 발췌)


*전시회를 안내하는 도록의 설명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 그럴듯하게 보인다. 말로는 맞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 그 어디에서도 육면체를 구성하는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란 어렵다.


육면체를 구성하는 여섯 개의 다른 면들은 온전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공존하는 각기 다른 이름이다. 숫자 여섯이어서 육면체라 이름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전시회에 육면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테마나 도구나 기법이든 무엇 하나라도 같은 지향점'이 있고 이를 각기 다른 사람의 시선이 각기 다른 방법에 의해 그 지향점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표현되어지는 것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뚜렷한 개성을 가진 각기 다른 작가 여섯 명만 보인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 지역 출신의 젊은 작가 여섯을 초대하여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전시회를 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전시 안내가 될 수 있다.


예술이라는 추상적이고 일반화된 이야기로 뭉텅그려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은 이미 작가의 작품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는다.


텅 비어 있는 통로에 지나지 않았던 곳에 갤러리를 마련하여 훌륭한 문화 소통의 장을 마련한 광주문화예술회관의 그 열린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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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6-09-1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극장 다니듯 전시회도 다니면 좋겠는데 전시회는 유독 힘들더군요. 친맥의 성격을 벗어나야 되는데
해서 로스코니 한 불록버스터에만 더 몰리는 느낌입니다.
 

초저녁 기대한 달을 보지 못한 밤, 그 아쉬움이 커서 늦은밤에도 시선의 끝이 흔들린다. 달은 내일 다시 떠올라 빈 하늘을 채우겠지만 내일은 내일의 일이고 그 달은 내일의 달이지 오늘 보지 못한 그 달은 아니다.

어디 달 뿐이랴. 사람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이와 같아서 내일을 담보한 오늘의 미뤄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하여, 늘 오늘을 살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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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연분홍으로 아름답게 핀 꽃이 화사함 보다는 애달픔으로 읽힌다. 빼꼼히 내민 꽃술이 무엇인가를 하소연이라도 하듯 하늘을 향하고 있다. 가슴 속 묻어둔 설움이 꽃으로 피었나 보다.


밭둑이나 길가 풀 숲을 걷다보면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꽃이 눈맞춤하자고 성화다. 허리를 숙이고 활짝 열린 꽃의 마음을 다독이다 보면 줄기에 난 날까로운 가시로 살갗을 씻기고 만다. 더 가까이 다가서지 말라는 경고가 쓰리다.


'며느리밑씻개'는 집 근처의 울타리나 길가 구릉지 등에 흔히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7~9월에 연한 홍색으로 가지 끝에 둥글게 모여 피고 잔털과 선모가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연분홍색이며, 꽃잎은 없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의 유래는 '치질 예방에 쓰인 것'이나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나, 일본 꽃이름 '의붓자식의 밑씻개'에서 왔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며느리밑씻개'의 일제 강점기 이전에 불렀던 이름은 '사광이아재비'인데, '사광이'는 '살쾡이', 즉 '산에 사는 야생 고양이'라는 의미다. 며느리밑씻개라는 부정적인 느낌의 이름보다는 '사광이아재비'나 북한에서 부르는 '가시덩굴여뀌'로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지만,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며느리밑씻개'로 등록되어 있다.


가시모밀, 사광이아재비, 가시덩굴여뀌 등으로도 불리는 며느리밑씻개는 '시샘', '질투'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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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8
서진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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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흘러 싸늘하게 식어간 시간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가끔 페이스북에서 작가 서진연의 이야기를 접했다그것이 이 소설을 손에 들게 한 이유라면 미흡할까굳이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나무옆의자 출판사의 '고품격 로맨스 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여덟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다이전 작품들을 접하며 사람의 마음자리의 다른 모습들을 확인했다는 기대감이리라.

 

"'수목원'은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연인 히데오와 함께 갔던 수목원을 우연히 TV에서 보고 관련된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라 마침내 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작가가 동일본 대지진 직후 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터전을 잃은 뒤 떠나거나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쓰게 된 작품"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로 이별을 하고 그와 살던 일본을 떠나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온 이수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 후 일에 묻혀 살면서 일 속에서 만난 사람과 애써 확인하지 못하는 사랑을 하고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을 나날들을 살아간다그러다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도쿄에서 오사카로 가는 길에 연인이었던 히데오와 들른 수목원의 모습을 보면서 옛 사랑에 대해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그 후 돌발적이지만 잠정되어 있던 여행을 떠나고 돌아온 후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본으로 가서 옛 사랑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묻혀질뻔 했던 사랑의 본류에 들어선다.

 

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 주목하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야기되는 일련의 인간성 파괴의 현장이다.같은 맥락에서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이를 기저로 해서 진행되는 사랑이야기다. “주인공 이수는 내연의 관계인 재영과 신입 사원인 차 대리와의 관계가 의심스럽고재영의 아내 역시 만삭의 몸으로 이수를 찾아와 그들 사이를 의심하며 이수에게 하소연한다.” 그렇고 그런 삼류연애소설의 통속적 흐름이다.

 

이렇듯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사랑과 이로부터 도피과정에서 옛사랑에 대한 묻힐뻔 한 속내를 알고 다시 그 옛사랑을 찾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이야기로 읽힌다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피폐해지는 인간의 삶이 한 요소이기는 하나 그것 역시 특별한 것이 되지 못하고 있다발간한 출판사가 의도한 고품격 로맨스 소설측면에서도 보더라도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의 사랑이야기와 꼭 빼닮은 사랑을 하고 그로부터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그 사랑을 찾아간다는 것이 수목원의 연리목이라는 막연한 개연성에 의지할 뿐 애써 확인하지 못하는 사랑에서 도피하는 곳이 옛 사랑을 찾아 떠난 모습으로 읽혀진다무엇하나 정리해내지 못하고 도망치듯 일상에서 떠난 것으로 조용히 흘러 싸늘하게 식어간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그러기에 사랑은 고품격 로맨스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현실임을 확인한다그 현실을 바탕으로 관계 사이에 이뤄내 가는 것이 사랑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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