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
무엇이든 만들어지는 당시의 시대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없다.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처럼 식물 이름에 며느리가 들어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남자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고부간의 갈등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그늘진 숲 가장자리에 연분홍 색으로 곱게도 핀다. 꽃의 끝 부분은 적색으로 줄기나 가지 꼭대기에 달린다. 줄기에 억쎈 가시를 달았다고는 상상이 안될 정도니 꽃을 더 가까이 보고싶어 다가서면 어김없이 긁히게 된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은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나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부 간의 갈등으로 생긴 시대상이 반영되어 이름을 붙여진 것이라고 본다.


'가시덩굴여뀌'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사광이아재비'라고도 부른다.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함을 미리 알려주는 듯하다. '시샘', '질투'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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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아니온듯 숨죽여 내린비를 품은 안개가 미쳐 산을 넘지 못했다. 빗방울을 머리에 인 꽃들은 허리를 숙이고 무게를 덜어줄 바람을 기다리는 마음에도 빈틈은 있어 아침이 느긋하다. 손바닥만한 뜰을 거니는 동안 바짓가랑이를 적신 빗방울을 간밤의 불편한 속을 비우듯 털어낸다.


담장 위 유홍초는 으름덩굴을 딛고 하늘향해 꿈을 키워간다. 그 유홍초의 꿈을 겨우 눈으로만 따라가는 마음으로도 충분하다.


여전히 마을 어귀를 서성이는 안개의 품 속 포근함으로 가을날의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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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리'
늘 이름을 까먹는 식물들이 있다. 비슷비슷하여 구분하여 기억하지 못한다는 핑개라도 댈만한데도 자꾸 미안해지니 어쩔도리 없이 보고 또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 중에서 이런 모습들을 한 산형과 꽃들이 애를 먹이는 종류 중 하나다.


서로 다른 크기의 흰색의 꽃이 가지 끝에 자잘한 모여 피었다. 바깥쪽의 꽃잎이 안쪽 꽃잎보다 큰 것이 이를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다. 흥미로운 것은 처음에는 뭉쳐 있던 꽃이 피면서 꽃잎이 부메랑을 닮은 멋진 모습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뿌리는 약재로 쓰고 어린순은 식용하는데, 곰취 향과 비슷하면서도 아주 맛이 있어서 나물밥으로도 해 먹는다고 한다. 채소 작물로 재배도 한다는데 나에겐 낯선 이야기다.


개독활이라고도 한다. '구세주'라는 꽃말은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딱히 그 이유가 연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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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종인과 함께하는
'조선의 그림과 마음의 앙상블'
-유종인, 나남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얻게되는 감흥이 다르듯 그림도 마찬가지다. 여러분들의 눈을 전전하다 오주석 선생의 눈에서 제법 자리를 잡았던 조선의 그림에 대한 마음이 최근까지 손철주에 와서 멈칫하다 다시 특유의 눈을 찾아간다.

'시인의 언어로 만난 조선의 그림'이라는 말에 우선 붙잡혔다고 보는 것이 맞을듯 싶다. 처음 들어보는 시인이니 시인도 모르고 더욱 시인의 시도 모른다. 동시에 여러가지를 알아갈 기회다.

시인이 조선의 그림을 보는 눈의 창으로 삼은 것이 독특한 분류를 보인다. 다양한 이유로 익숙한 그림을 풍속, 모임의 정경, 풍류, 산수, 문인 등 죽음과 삶의 응시에 이르기까지 15가지 시선으로 분류하여 보고 있다.

'시인의 언어로 만난 조선의 그림' 시인은 어떤 세상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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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돌이온 듯 벚나무 아래가 많이도 변했다. 한여름 더위를 피하다가 흐름을 놓치니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오랜만에 찾아왔다고 환영이라도 하듯 익모초, 돌콩에 여우팥, 달맞이까지 꽃을 피웠다.

거친 귀라서 섬세한 소리는 구분이 어렵고, 세겨듣지 못하니 흉내내는 일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애써보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래도 다시 시작한 마음의 무게가 한결 가볍다.

물끄러미 꽃 보듯 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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