固孤是求

굳세고 외롭게, 이것을 추구한다.


나는 좀 혼자이고 싶다.
늘 같이의 삶은 이제 좀 지쳤다.
나는 남보다 내가 더 궁금하다.
알아봤자 재미없는 남보다,
나는 나와 맞대면하고 싶다.


*명나라 때 사람 장호張灝의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의 내용을 담은 정민의 '돌 위에 새긴 생각'에 나오는 전각과 그에 관한 풀이다.


이율배반이다. 군중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다양한 몸부림을 하는 이가 '나는 좀 혼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복잡하고 폭넓은 관계망 속에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 가져다주는 불편함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 진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가는 길이다.


'혼자놀기'에 탁월한 재주를 가졌다는 것에 스스로 놀란다. 책을 읽고, 들꽃을 보며, 사진을 찍고, 악기를 배우며, 나무와 노는 시간을 찾아 즐겁게 기꺼이 누린다.


나는 좀 혼자이고 싶다.
나는 나와 맞대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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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
향일암을 돌아나오던 어느 바닷가에서 만났다. 꽃도 없이 백사장 인근 바위틈에 한겨울임에도 두툼한 잎이 유독 눈에 들었다. 올초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생가 담장 밑에서 꽃까지 핀 상태로 반가갑 다시 만났고, 이 사진은 전남 내륙 깊숙한 곳에서 길가에 심어진 것이다. 이제 어디서 만나든 봉하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노랑꽃이 넉넉하여 복스럽게 피었다. 잎과 꽃에서 주는 두툼한 질감이 그대로 전해져 여유롭게 다가온다. 남해안 바닷가에서 주로 자란다고 하지만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듯 내륙에서도 볼 수 있다. 열매는 늦가을에 익는데 털이 빽빽이 나고 흑갈색의 갓털이 있다.


이른봄 새싹을 나물로 먹는 머위와 모양은 같으나 털이 많이 나서 털머위이라고 한다. 갯머위, 말곰취, 넓은잎말곰취라고도 부른다.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있어서 일까 '한결같은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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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생각의서재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 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 다시 사랑으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 모르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 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사랑, 그거 참 얄궂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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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등선羽化登仙
볕 좋은 주말 오후다. 산을 넘어온 바람결에도 온기가 담겨 있어 남쪽으로 향한 벽에 기대어 굳이 볕바라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다. 첫눈이니 이미 겨울이니 호들갑을 떨던 어제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날씨니 가을을 더 붙잡고 싶은 이에게는 적절한 때다. 낙엽지듯 요란한 사람들 빠져나간 숲에 들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해도 좋겠다.


우화등선羽化登仙,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다는 뜻이다. 번잡한 세상일을 떠나 마음이 평온하고 즐거운 상태, 혹은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기분이 좋은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600 여년을 산 느티나무에 흔적을 남겼다. 7년의 시간을 땅속에서 때를 기다렸다 지난 여름 한철 힘찬 울음을 끝으로 사라진 매미의 소행이다. 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다시 느티나무의 그늘에 들어 다음 7년의 시간 속으로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여름 한철의 울음을 위하여ᆢ.


느티나무의 600년, 매미의 7년의 시간은 길게 잡아 100년의 중반을 넘어서는 사람의 시간을 무엇으로 견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상대적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절대적 가치를 꿈꾼다. 애초에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닿고자하는 무모한 간절함으로 자신을 내몰면서 버거운 하루를 산다. 삶의 가치는 무엇으로부터 찾아야 할까.


우화등선羽化登仙, 매미의 탈피한 흔적을 핑개로 한낮 따스로운 볕 속에서 비몽사몽 헛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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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냉이'
햇살이 따스한 날이면 논둑을 걷는다. 차가운 바람을 가려주는 논둑 비탈진 곳에 반가운 식문들이 제법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불쑥 고개를 내밀고 꽃을 피웠다.


작디작은 꽃이 가지 끝에 모여 흰색으로 핀다. 네장으로 갈라진 꽃잎이 활짝 펼쳐지지는 않는다. 순백의 꽃이 바람따라 하늘거리는 모양이 앙증맞다.


비슷한 식물로는 큰황새냉이, 미나리냉이, 는쟁이냉이 등 다양한 종이 있는데 비슷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다. 흔히 나물로 먹는 냉이처럼 어린순은 모두 나물로 먹는다.


초여름에 피는 꽃이 때를 모르고 피었다. 요사이 철모르고 피는 꽃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반가운 마음만 드는 것은 아니다. '그대에게 바친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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