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붕이'
하늘 향해 가슴을 활짝 열어둔 공간에 하늘로부터 긴 여행을 떠나온 조그마한 별들이 내려앉았다. 떠나온 곳이 그리워서일까 열어젖힌 꽃잎 가득 하늘을 품었다.


별을 대하는 마음이 단정해야한다는 듯 다소곳한 몸가짐으로 무릎을 굽혀 최대한 몸을 낮추어야 눈맞춤이 가능하다. 혹 입김에라도 다칠까 조심스럽다.


연한 보라색으로 피는 꽃이 볕을 받아 더욱 빛난다. 앙증맞다는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귀여움이 있다. 꽃이 한 줄기에 하나의 꽃을 피운다. 가을에 피는 용담의 축소판처럼 닮았다.


떠나온 하늘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별에게 꽃말처럼 '기쁜소식'이 전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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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향 煮茗香


呼兒響落松蘿霧 호아향락송나무
煮茗香傳石徑風 자명향전석경풍
아이 부르는 소리는 송나를 스치는 안개 속에 들려오고
차 달이는 향기는 돌길의 바람을 타고 전해오네.


*진각국사가 스승인 보조국사가 있는 억보산 백운암을 찾아 갔을 때, 산 아래에서 스승의 목소리를 듣고 읊은 시라고 한다.


송나松蘿를 쓴 스님의 모습에는 이미 차향 가득할테니 들고나는 모든 소리 역시 차향이 배어있으리라. 차 달이는 향기라는 단어에 매료되어 찾아본 글 귀다.


꽃이 떨어지는 것은 땅 위에서 한번 더 피려는 것이다. 꽃 떨어진 자리에 볕이 들어 다시 피어난 꽃에 숨을 더한다. 걸음을 멈추고 머무는 이유는 다시 핀 꽃에 마음을 담아 '헌화가'를 부르기 위함이다.


자명향 煮茗香,
'차 달이는 향기'를 볼 수 있다면 헌화가를 부르는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꽃진 자리에 꽃향기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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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소외의 음악'
-혹은 핑크 플로이드로 철학하기
조지 A. 라이시 외 지음, 이경준 옮김, 생각의힘

핑크 플로이드, 지난 반세기 동안 수억 장의 음반을 팔아치우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보통 사람들의 삶을 소외시키는 현대사회의 광포성을 날카로운 풍자와 알레고리로 고발하고, 대중음악의 산업 논리를 거부하며 끊임없이 음악적 인식의 지평을 넓혀왔다"고 평가 받는다.

다시, 낯선 세계로 여행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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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첩重疊
의외의 순간이다. 거듭해서 겹쳐지니 예상치 못한 풍경을 보여준다.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에는 눈을 믿지 못하고 촉각의 도움을 청할 때도 있다.


투명유리가 품은 세상은 안과 밖의 경계를 무력하게 만들어 버리곤 한다. 서로로 서로를 비추는 것은 서로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를 품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철없는 아이의 앙탈로도 보이는 트럼프의 속내는 뭘까. 영원한 갑으로 제 몫을 챙기기에 주저함이나 좌절을 모르던 그가 스스로 을의 처지에 내몰려 절망하는 속내의 표출은 아니었을까. 두고 볼 일이다.


비슷한 것들이 만나 겹을 이루면 짙어지고 깊어진다. 전혀 다른 것들이 만나 겹지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그 중심에 거듭해서 겹쳐질 시공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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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머니란'
사진으로만 보고 말로만 듣고 아쉬워하며 어쩌면 나하고 인연이 없는 꽃인가 싶었다. 짧은 꽃쟁이 기간에 비해 제법 많은 종류의 꽃을 봤다고 생각하는데도 만나고 싶은 꽃들은 천지다.


그 중 한가지가 이 꽃이었다. 여러번 갔던 곳이지만 알지 못했고 시기를 놓쳐 만나지 못하다가 올 봄엔 기어코 보고야 말았다. 연달아 3주째 한곳을 찾아간 끝에 만났으니 그러는 나도 어지간하다.


붉게 염색한 조그마한 항아리를 달고 당당하게 서 있다. 특이하고 이쁜 꽃이 키도 제법 크니 쉽게 보인다. 이로인해 급격한 자생지 파괴가 일어났으리라 짐작된다. 그만큼 매력적인 꽃이다.


처음엔 "개불알란"이라고도 한다는데 이는 꽃이 개의 불알을 닮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냄새 때문에 까마귀오줌통, 모양 때문에 요강꽃이라하며, 복주머니꽃, 개불알꽃, 작란화, 포대작란화, 복주머니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산림청에서 희귀식물로 지정한 보호대상종이다. '튀는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은 이꽃이 수난당할 것을 예고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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