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연꽃'
이른 아침 해뜨는 시간에 맞추어 찾아갔다. 이슬을 털며 해와 마주보는 곳에 자리를 잡고 꽃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빛일까? 온도일까? 드디어 하나 둘씩 깨어나는 생명의 순간을 맞이하는 경이로움을 무엇이라 표현할 말을 잃고 넋놓고 바라볼 뿐이다.


꽃마다 색감이 주는 독특함이 있다. 주변에서 노랑색으로 피는 노랑어리연꽃은 쉽게 볼 수 있지만 흰색으로 피는 어리연꽃을 찾아간 이유다. 수줍은듯 곱디오운 미소로 아침햇살에 빛나는 순백의 아름다움이 그것이다.


꽃은 흰색 바탕에 꽃잎 주변으로 가는 섬모들이 촘촘히 나 있고, 중심부는 노랑색이다. 일찍 피어 일찍 지는 꽃이라 늦은 오후엔 볼 수 없다. 연꽃의 이름을 달았지만 꽃모양도 크기도 확연히 다르다. 크기가 1.5㎝ 밖에 안 되는 작은 꽃이다.


아침 고요의 시간에 햇살과 함께 깨어나는 모습은 마음 속에 그대로 각인되었다. 다시 그 시간에 찾아가 황홀한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물의 요정'이라는 꽃말 그대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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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밤 내리는 비가 나긋나긋하다. 자주 그것도 과하게 오는 비를 탓하기 보다는 비와 함께 올 내일의 시간을 떠올려 본다. 늦은 귀가 길,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 비의 리듬에 기댄 마음 탓이다.

가을이 급하게 오는 소리에 몸이 먼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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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잎유홍초'
가슴에 담아둔 그리움이 이토록 간절할까. 길다랗게 목을 빼고서도 이루지 못한 애뜻함이 강렬한 색으로 남았으리라. 별처럼 깊게 파인 꽃잎을 하고서 가슴에 담은 그리움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인양 중앙에 상흔을 새겼다.


덩굴성식물로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자란 긴 꽃줄기 끝에 3~5개씩 달려 핀다.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이 유독 포근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준다.


빗살 모양의 선형 잎을 가지고 꽃이 온통 붉은색으로 피는 것을 '유홍초'라하고, 둥그런 잎에 꽃 중앙에 밝은색의 무늬가 있는 것을 '둥근잎유홍초'라고 한다. 꽃모양과 색, 잎에서 차이가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귀화식물로 들어와 정착한 꽃으로 밭가에서는 많이 볼 수 있다. 꽃말이 '항상 사랑스러운'이라는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하게 만드는 모양과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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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빵집'
-김보일, 문학과행동

독특한 그림과 글에서 만나는 신선함이 주목된다. 페이스북에서 날마다 만나는 시인의 이야기는 시인이 사람과 세상을 품는 온도와 태도라 읽힌다. 그 시선에 공감하는 바가 크기에 선듯 선택한 책이다. 

'황혼은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상처를 얻어 오는가'로 만났으니 두 번째 책이다. 그 외에도 '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등 다양한 책으로 주목받는 저자이기도 하다.

시인의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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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9-13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김보일 선생님이 시집도 내셨군요.
참 부지런한 분이십니다.
예전에 간간히 뵙곤 했죠.
잘 보고 같니다.^^

무진無盡 2018-09-14 19:15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요즘 페북에서 글 잘보고 있습니다. ^^
 

'곁에 선다는 것'
조건이나 환경에 굽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여서 곁으로 간다는 것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곁을 지킨다는 의미를 품고 있지만 무작정 침묵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 대한 의무감 이전의 본래의 마음이 움직이는 그 자리에 당당히 서고자 함이다.

무엇이든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본질의 자리를 들여다 본 후라야 비로소 가능해 진다. 상사화의 그리움은 어긋난 때를 뒤집지 못함에서 온다. '이룰 수 없는'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닌 그보다 앞선 자리, '사랑'에 있다. 그러니 어긋난 때라도 어김없이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것이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서 연달아 이름을 달리한 상사화가 가을을 맞이하는 시간 함께할 것이다. 나, 그대 곁에 선다는 것은 잎과 꽃이 같은 시간을 살지 못하더라도 때를 놓치지 않고 꽃대를 올리는 그 마음과 다르지 않다. 

마음 보다 몸이 한발 앞서서 가을을 맞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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