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괭이눈'
계곡물이 풀리고 난 후 재잘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깨어나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그 중 '괭이눈'이라는 이름을 가진 앙증맞은 애들이 주인공이다.


애기괭이눈, 흰괭이눈, 금괭이눈, 산괭이눈, 선괭이눈‥등 고만고만한 생김새로 다양한 이름이라 제 이름 불러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괭이눈이라는 이름은 꽃이 핀 모습이 고양이눈을 닮았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상상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물을 좋아해 계곡 돌틈이나 근처에 주로 산다. 눈여겨 본다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기도 하다. 숲에 들어가면 계곡의 돌틈을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흰괭이눈은 줄기와 잎에 흰털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눈 종류들은 대개 노란색 꽃을 피운다. 노란별이 하늘에서 내려와 물가에 꽃으로 핀듯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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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다시 그날이다.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한
우리의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함민복의 시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의 일부다. 이 시는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이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아픔을 간직한 곳에 해마다 무리지어 피어난다는 피나물이 유난히 노랗다. 사람들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 언제나 머물러 있길?.

5년, 무엇이 달라졌을까.

https://youtu.be/xjju_5aJB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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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온도는 상관없다. 지금 그 불 앞에서 집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과 이를 지켜보는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주목한다.

창으로 불을 품고 한껏 달아올라 있는 도자기들을 본다. 극에 달하면 그리되는 것일까. 상상을 넘어선 모습이 황홀하다. 불을 품은 송산요가 안으로 익어갈 시간이다.

불이 허공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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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숲속의 여왕이다. 추위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봄기운에 익숙히질무렵 숲에서 춤추듯 사뿐히 날개짓하는 꽃을 만난다. 한껏 멋을 부렸지만 이를 탓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


햇볕따라 닫혔던 꽃잎이 열리면 날아갈듯 환한 몸짓으로 숲의 주인 행세를 한다. 꽃잎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과한듯 싶지만 단정함까지 있어 우아하게 느껴진다. 숲 속에 대부분 무리지어 피니 그 모습이 장관이지만 한적한 곳에 홀로 피어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넓은 녹색 바탕의 잎에 자주색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가 얼룩덜룩해서 얼룩취 또는 얼레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씨앗이 땅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4년 이상 자라야만 꽃이 핀다고 하니 기다림의 꽃이기도 하다.


뒤로 젖혀진 꽃잎으로 인해 '바람난 여인'이라는 다소 민망한 꽃말을 얻었지만 오히려 꽃이 가진 멋을 찬탄하는 말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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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醉심취

夫人之醉 在所醉之如何 부인지취 재소취지여하
不必待飮酒而後矣 불필대음주이후의
紅錄眩暈 則目或醉於花柳矣 홍록현훈 칙목혹취어화류의
粉黛?蕩 則心或醉於艶婦矣 분대태탕 칙심혹취어염부의
然則是書之?暢而迷人者 연칙시서지감창이미인자
何渠不若一石而五斗也耶 하거불약일석이오두야야

대저 사람의 취함은 
어떻게 취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반드시 술 마신 뒤를 기다릴 것은 없다
붉은 꽃과 푸른 잎이 눈앞에 어질어질하면
눈이 혹 꽃과 버들에 취한다
곱게 단장한 여인이 정신을 어지럽게 하면 
마음이 혹 어여쁜 여인에게 취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사람을 달콤하게 취하게 하며
몽롱하게 만드는 것이 어찌 한섬이나 다섯말 술만 못하겠는가

*이옥李鈺(1760~1812)의 묵취향서墨醉香序에 나오는 문장이다.

지난 주말 얼레지 핀 숲에서 한동안 머무르며 꽃과 눈맞춤 했다. 처음엔 화려한 자태에 넋놓고 바라보다가 그 모습이 눈에 익자 은근하게 달려드는 향기에 젖어서 나중엔 그 향기를 놓칠세라 차라리 눈을 감고 말았다.

어떤이는 반가운 벗과 술자리를 떠올리며 마음이 벌써 취하는 듯하다지만, 술 한잔으로도 취기가 넘치는 이는 딴세상이야기다.

새싹이 올라와 본연의 색을 찾아간다. 이를 축복이라도 하듯 햇살이 눈부시게도 비춘다. 

어찌 취하지 않을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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