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달같이 고운 내 님 붓꽃같이 뉘어놓고
가지가지 뻗은 정이 뿌리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팔 위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백 년이 다하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울며가는 저 접동새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볕같이 예쁜 내 님 연꽃같이 뉘어놓고
송이송이 맺힌 정이 샘물같이 깊었는데
우리님 내 품 안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건듯부는 저 바람아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이 내 팔에 님을 뉘고 꿈노래를 부르는
이 내 팔에 님을 안고 정노래를 부르는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이 오늘이소서
에루화 둥둥 님이어 에루화 내 사랑이여

들이치는 저 빗소리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백 년이 다가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정재일의 반주에 한승석이 부른 '자장가'라는 노래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감미로운 음색과 향기로운 노랫말에 빠져 한동안 늘 함께 했다.

오는 듯 아니 오는 듯 하루 종일 봄비가 내린다. 잠 깬 대지의 생명들을 다독이는 봄비의 정이 이 노래와 닮아 있다. 내 주변을 서성이는 누군가가 날 위해 불러주는 자장가 처럼 귓가를 맴돈다.

봄비의 이 다독임이 좋다.

https://youtu.be/EAPmhrasT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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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오월


연보라색 오동꽃 핀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 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김용택 시인의 '오월'이라는 시다. 낙엽지는 나무들의 새 잎과 늘푸른 나무들의 잎의 경계가 허물어질 오월이다. 그 사이에 보라색 오동꽃이 선명하다.

먼 산, 초록이 짙어지는 때라 시선은 자주 멀리에 둔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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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람꽃'
발품 팔아 제법 많은 들꽃들을 만나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유가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듯 싶다. 못 본 꽃이면 보고 싶다가도 일단 보게되면 그 꽃에서 다른 모습을 찾게 된다.


남바람꽃, 가까이두고도 알지 못해 보고싶은 마음에 애를 태우다 비로소 만났을 때의 기쁨을 알게해준 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꽃은 굴곡의 현대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에 피어 있어 더 특별하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니 다소 싱겁지만 꽃이 전하는 자태만큼은 어느꽃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특히 막 피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꽃잎의 색감은 환상적이다. 특히, 진분홍빛의 뒷모습이 풍기는 그 아련함을 주목하게 만든다.


찾아간 두 곳의 자생지에 따라 같은 꽃이라도 조금은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며칠 사이로 차이가 나는 개화시기에 눈맞춤한 조건에 따른 변화도 있겠지만 자생지 환경의 차이도 있어 보인다.


적당히 나이들어 이제는 삶의 진면목을 아는듯한 곱디고운 여인네를 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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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개가 닿는 얼굴에 꽃망을 터지듯 미소가 열린다. 온 듯 아니 온 듯 아쉬움으로 오는 비지만 공기가 전하는 마알간 기운은 그대로 담긴다.

숲 속에 빛이 닿아 꽃으로 피어나는 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길지 않은 눈맞춤의 시간은 각인처럼 마음에 새겨진다. 그 빛이 있어 오늘에 충실하며 알 수 없는 내일을 기다릴 수 있다.

눈에 잡히는 비, 그 속에서 봄 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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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미풀'
먼 길을 기꺼이 나선 이유 중 하나가 이 꽃을 보고자 함이다. 꽃은 멀리 있다는 것은 붙잡힌 몸 보다는 게으른 마음 탓은 아니었을까.


눈에 묻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은 끝나야 끝난다는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 일정의 마지막 순간에 극적으로 만났다. 쌓인 눈은 녹지 않았고 비는 내리고 좋지 않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은 꽃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나라 특산식물로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에서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고 한다. 가을에 물매화가 있다면 봄에는 단연코 이 모데미풀이라고 할 만큼 눈부신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눈이 녹아 흐르는 물가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꽃을 본 그 첫 순간을 잊지 못한다. 내게 소백산은 이 모데미풀로 기억될 것이다. 이 꽃을 봤으니 봄 꽃은 다 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나보니 비로소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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