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판나물'
초록과 노랑의 어울림이 좋아 꼭 찾아보는 꽃이다. 조화로운 색감과 두께가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느껴지는 질감까지 독특한 느낌의 식물이다. 고개숙인 모습에서 단정함을 본다.


숲 그늘에 홀로 또는 무리지어 핀다. 곧은 꽃대에 묵직한 꽃을 피워 언제나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잎 모양이나 전체적인 모습으로 봐서 둥굴레나 큰애기나리와 비슷하지만 꽃과 크기 등에서 차이가 나 쉽게 구분이 된다.


윤판이라는 이름은 지리산 주변에서는 귀틀집을 윤판집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식물의 꽃받침이 마치 윤판집의 지붕을 닮아서 윤판나물이라고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맑은 빛에서나 비오는 숲에서도 그 독특함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수줍은 듯 아래로 꽃이 피는 모양에서 비롯된 듯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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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조금 남겨 뒀어요.
다음에 오는 바람 섭섭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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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큰길을 두고 산길로 접어들어 집으로 하교하던 길 중간 쯤에 쉬던 곳이 있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잡은 크지 않은 무덤엔 제비꽃과 함께 할미꽃이 지천이었다. 올 봄 옛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곳에서 그 할미꽃을 보았다.


요즘은 꽃을 보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 무덤이다. 양지바른 곳에 있는 무덤가엔 볕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더불어 살고 있다. 할미꽃도 마찬가지인데 이곳에선 좀처럼 볼 수가 없다.


검붉은 꽃에 하얀 털이 보송보송하게 난 할미꽃을 보고 있자면 유독 손주 사랑이 각별했던 할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내 뜰에도 마음씨 고운 이가 나눔해준 할미꽃이 잘 자라고 있다.


먼 길가서 무리지어 핀 할미꽃을 만났다.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리기에 충분한 모습에 이리저리 눈맞춤하느라 발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 흔하기에 무심히 봤던 꽃들이 이제는 볼 수 없어 귀하게 대접받는다. 곁을 떠난 사람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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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르는 모란송가牡丹頌歌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일부다. 도대체 모란이 뭐라고 묘목을 사다 심기를 그토록 반복하는 것일까.

올해 새로 심은 백모란만 해도 10여 그루다. 5년 만에 첫 꽃으로 슬프도록 붉은색의 모란 두송이를 피웠던 나무는 잎만 무성하고, 지난해 첫 꽃을 피웠던 순백의 숭고한 백모란 다섯 송이로 늘었다.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을 심고 가꾸며 꽃을 피울 봄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 말 말고는 무엇으로 다할 수 있을까. 남은 다섯 날 만이 그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긴 삼백 예순 날을 기꺼이 기다린다.

어찌 모란뿐이겠는가. 앞으로 몇 번 더 모란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매 해 새 봄이라 부르며 맞이할 숭고한 시간을 그 누구도 장담 못하기에 이 모란이 피는 봄날이 눈부시도록 찬란한 나의 봄이다.

날마다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읊조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숭고하게 피어올라 처절하게 지고마는 모란이다. 

다시,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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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하루가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했던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은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배우 김혜자 씨가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대본을 인용한 수상소감이다.

이 땅에 살아온 모든 부모님의 속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버이날 읽고 또 읽으며 속으로 되새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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