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풀'
만나러 가는 길인데 비가 반긴다. 날이 흐리다고 비가 온다고 나선 길을 접을 순 없다. 때론 비오는 날의 숲이 전하는 싱그러움도 꽃보러 나서는 길에 주요한 몫이기도 하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기어이 꽃 보자고 길을 나섰다. 처음 찾아가는 곳이기에 본다는 보장은 없어도 느긋한 마음이다. 보고자 하는 마음에 더하여 꽃이 스스로를 보여줘야 볼 수 있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제법 큰 무리를 이룬 서식지에는 꽃을 달고 있는 개체가 달랑 하나뿐이다. 그것도 어디랴 볼 수 있는 행운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짙은 붉은색의 꽃이 매력적이다.


미치광이풀, 요상스런 이름이다. 소가 이 풀을 뜯어 먹으면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독성분이 강하기에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풀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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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오월의 꽃

봄부터 숨 가빴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연달아 피어나던 꽃들

문득 5월이 고요하다

진달래도 목련도 벚꽃도
뚝뚝 무너져 내리고
새 꽃은 피어날 기미도 없는
오월의 침묵, 오월의 단절

저기 오신다 
아찔한 몸 향기 바람에 날리며
오월의 초록 대지에
붉은 가슴으로 걸어오시는 이 

장미꽃이 피어난다

그대 꽃불로 피어나려고 
숨 가쁘게 피던 꽃들은 문득 숨을 죽이고 
대지는 초록으로 기립하며 침묵했나 보다 
피와 눈물과 푸른 가시로
오월, 붉은 장미꽃이 걸어오신다

*박노해 시인의 시 '오월의 꽃'이다. 5ㆍ18 광주항쟁, 전혀 새롭지 않은 일이 새롭게 이야기 된다. 여전히 닫힌 마음으로 사는 이들의 가슴에 온기가 스며들어 위로의 꽃을 피울 수 있길 소망한다. 오월 담장 위 저 붉은 장미는 '그대의 꽃불'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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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초록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전이다. 초록에 초록을 더하며 서로가 서로를 허용하는 오월의 산이 좋다. 뚜렸했던 경계는 봄볕을 품는 날이 늘어나며 날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중이다.


백합나무 묵은 둥치에 돋아난 새 가지에 잎이 났다. 그 잎이 볕을 품어 나날이 짙어진다. 이처럼 봄마다 새순이 빛을 받는 순간들에 주목한다. 풀이거나 나무이거나 빛이 들때면 마치 온세상의 주인공이 나라는듯 환하게 빛나는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챙겨본다. 나도 그처럼 볕을 품어 스스로를 위안 삼고자 하는 이유다.


연초록의 먼 산을 보는 맛이 가을날 단풍의 요란함 보다 훨씬 낫다. 오월의 숲이 주는 넉넉함의 배경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끄러미 먼 산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오월에 품은 볕이 있어 한해를 무심히 건널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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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볕을 더해 향기와 맛을 가둔다. 제 몸에 담긴 것을 나누기 위한 일이기에 기꺼이 품을 열어 애쓴 결과를 담아두고자 한다.

땅의 힘을 빌려 나왔지만 그것이 어디 땅만의 일이겠는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의 기운을 조금씩 얻어와 스스로 키우고 그 애쓴 보람을 나눈다.

품은 향과 맛, 볕 좋은 봄날의 넉넉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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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룽나무'
낮은 곳에 피는 꽃을 보기 위해 땅을 보고 걷는 것에서 점차 눈 높이 위로 시선이 옮겨가는 때다. 이때 쯤이면 풀꽃에 집중하던 시기를 지나 나무꽃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광대수염과 긴병꽃풀을 보느라 낮은 자세로 걷던 숲에서 반가운 향기를 맡는다. 저절로 고개를 드니 눈앞에 꽃을 가득 피우고 있는 나무 몇그루가 있다. 제법 키가 큰 나무가 가지를 내려뜨리고 향기를 내쁨는다.


하얀꽃을 단 꽃이삭이 많이 달린다. 일년생가지를 꺾으면 냄새 나고 나무껍질은 흑갈색으로 세로로 벌어진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향기도 꽃모양도 독특한 이 나무는 남부 지역에는 보기 쉽지 않은 나무다. 이 나무를 보기 위해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곳을 간다. 개인적으로 이 꽃을 보고 나면 주 꽃탐방의 장소가 지리산으로 바뀌는 기준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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