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바람꽃'

발품 팔아 제법 많은 산들꽃들을 만나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유가 일상에 휘둘리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듯 싶다. 못 본 꽃이면 보고 싶다가도 일단 보게 되면 그 꽃에서 다른 모습을 찾게 된다.

 

남바람꽃, 가까운 곳에 두곳의 자생지가 있어 비교적 쉽게 만나는 꽃이다. 한곳은 사랑들의 발길에 허물어지는 것이 안타깝고, 한곳은 굴곡의 현대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곳에 피어 있어 더 특별하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니 다소 싱겁지만 꽃이 전하는 자태만큼은 어느 꽃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특히 막 피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꽃잎의 색감은 환상적이다. 진분홍빛의 뒷모습이 풍기는 그 아련함을 주목하게 만든다.

 

적당히 나이들어 이제는 삶의 진면목을 아는듯한 여유로움에서 오는 뒷모습이 곱게 나이들어가는 여인네를 연상케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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泉涸之魚 相濡以沫 천후지어 상유이말

마른샘의 물고기가 거품으로 서로를 적신다

극한 어려움 속에서 서로 돕고 살아가는 모습을 비유할 때 흔히 인용하는 말로 장자(壯子) ‘대종사(大宗師)’ 편에 나온다.

오래 묵은 나무를 얻었다. 다듬는 과정에서 기묘하게 갈라지니 두마리의 물고기가 왔다. 여기에 새겨 두고 오랫동안 함께 할 글을 얻었다. 같은 뜻의 문장을 한자와 한글로 나눠 새겼다. 두마리가 마주보고 서로를 다독인다.

서각전시회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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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

왜 자꾸 마음이 그곳으로 가는 것일까. 몇 년 전 어느 시인은 억울한 영혼들이 묻힌 곳에는 어김없이 피어난다는 피나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후로는 일부러 꽂 필 때를 기다려 찾아간다. 지천으로 핀 다른 꽂 보다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피나물 곁에서 더 오랫동안 머무르다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더디게 옮겼다. 늘 눈에 밟히는 그곳의 피나물 모습에 꽃 피는 때를 기다려 해마다 다시 찾아간다.

 

샛노랗다. 꽃잎도 꽃술도 온통 노랑색이어서 더 강한 울림이 전해지는 것일까. 과한듯 하면서도 한없이 포근한 온기를 전해주는 것이 할 수만 있다면 저 무리 속에 누워 한동안 안겨있고 싶은 마음이다.

 

'피나물'이라는 이름은 연한 줄기와 잎을 꺾으면 피血와 비슷한 적황색의 유액이 나와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여름이 되면 잎과 줄기는 없어지고 무 열매를 닮은 열매를 맺는다. 유사한 종류로 '애기똥풀'과 '매미꽃'이 있다. 주의깊게 관찰하면 구분이 어렵지 않다.

 

홀로서도 빛나지만 무리지어 그 빛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숲에서 마주하면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연상이 되는데 '봄나비'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올해는 비오는 날을 포함해서 세번의 눈맞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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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

화분 하나가 들어왔다. 어찌 견디나 싶었는데 두해를 지나니 제법 여러개의 꽃대를 올리고 특유의 하얀 꽃을 피웠다. 기특한 녀석이라 자주 눈맞춤을 한다.

 

돌틈에 사는 잎사귀가 단풍나무처럼 생겨서 ‘돌단풍’이라고 한다. 강가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주지만 그 척박함을 이겨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만 하다.

 

동강할미를 보러간 곳에서 동강 언저리에서 강의 주인이라도 되는듯 무리지어 당당하게 자라고 있었다.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기는 처음이라 눈여겨 봐 두었다.

 

나물로도 먹고 약재로도 쓰인다고 한다. 요즘은 관상식물로 많이들 키운다. '미덕'이라는 꽃말의 유래가 짐작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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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淸閑 一日仙 일일청한일일선

 

어느하루 맑고 한가로우면

나는 바로 그 하루의 신선이 된다.

 

방점을 선仙이 아닌 청한淸閑에 둔다. 맑기도 어려운데 맑은 가운데 한가롭기까지를 염두에 두었다. 침잠沈潛,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하다보면 짧은 순간이나마 그런 때에 이르기를 소망한다.

 

서각전시회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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