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터리풀'
익숙하지 않은 것은 금방 눈에 띈다. 이게 뭘까? 속으로 되뇌이기도 전에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구부려 이리보고 저리보고 눈맞춤하다가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담는다. 어디를 가던지 이젠 익숙해진 모습이다.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는 길가에서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가지만 갈 때마다 다른 식물들이 보이니 그져 고마울 따름이다.


자잘한 꽃이 붉은빛으로 초록의 풀 사이에서 빛난다. 꽃망울도 핀 꽃에서도 붉은빛이 돈다. 안개에 꽃이 뭉쳤어도 그 색만은 온전히 보여주고 있다.


터리풀은 꽃이 핀 모양이 먼지털이처릠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지리터리풀은 터리풀의 한 종류로 지리산에 산다고 해서 '지리'라는 지역명이 앞에 붙었다. 한국 특산종이라고 한다.


꽃이름 앞에 지역명이 붙으면 그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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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서재'
-박현묘 외, 서해문집


'세종', 조선의 왕 중에 단언코 주목받는 인물이다.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그것도 탁월한 업적을 남기 왕이다.


'세종이 만든 책, 세종을 만든 책'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런 세종을 가능케했던 원인 중 하나로 세종의 책에 주목 했다. 여주대 세종시대 문헌연구팀에서 진행한 심층해제문 가운데 '세종시대를 잘 드러내는 문헌'과 '세종을 만든 책'을 선별해 소개한다.


훈민정음(해례본), 삼강행실도, 세종실록악보, 농사직설, 향약집성방, 역대병요, 칠정산내편, 제가역상집, 구소수간, 대학연의, 당률소의, 지정조격


어린 시절 유일한 도피처에서 왕위에 오른 뒤에는 하늘의 원리를 궁리하는 길이었던 세종에게 책을 키워드로 세종의 시대와 세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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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무거위보이는 구름이 하늘 가득이다. 덕분에 차분하게 하루를 맞이한다. 

들고나는 대문 담장에 핀 능소화 꽃의 흔적이 그대로 남았다. 곧추세운 꽃자루가 하늘을 향해 마음껏 기지개를 편다. 하늘의 기운을 가득 담아 내년을 기약이라도 하는듯 간절함이 담겼다.

너에게 묻는다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 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
그 꽃들이 언제 피고 지더냐.
이 세상의 모든 꽃은 
언제나 최초로 피고 최후로 진다.

*이산하 시인의 시다.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을 치루듯 뜰에 핀 꽃들과 눈맞춤하는동안 스스로에게 묻는 그 마음자리와 닮았다.

꽃이 대충 피더냐
오늘 하루가 꽃마음이겠다.
시인의 마음을 빌려와 나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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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잔대'
여름이면 해마다 빼놓치 않고 찾아가는 곳 중 하나가 지리산 노고단이다.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쉬엄쉬엄 꽃들과 눈맞춤 하는동안 언제 올랐는지 모르게 돌탑을 쌓아 놓은 곳에서 동쪽으로 눈을 돌려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다. 그곳을 오르는 동안 곳곳에서 만나는 식물 중 하나다.


불쑥 솟아 올라 층층이 꽃을 피웠다. 길다란 종모양도 눈에 들지만 삐쭉 삐져나온 꽃술이 특이하다. 돌려나며 피는 꽃이 층을 이루는 것으로부터 이름을 얻었다.


'백 가지 독을 풀 수 있는 것은 오직 잔대뿐'이라며 예로부터 인삼, 현삼, 단삼, 고삼과 함께 5가지 삼 중 하나로 꼽을 만큼 귀한 약재로 사용되어온 식물이라고 한다.


잔대, 왕잔대, 진퍼리잔대, 흰잔대, 톱잔대, 털잔대, 층층잔대, 숫잔대, 두메잔대, 당잔대, 넓은잔대 등 50여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 모든 것을 구분한다는 것이 내겐 요원해 보인다.


'백 가지 독을 풀 수 있다'는 것으로 부터 얻은 것인지 '감사'와 '은혜'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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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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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낯선 시간으로의 여행

글은 작가를 담아내고 작가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반영한다동시대를 담아내는 작가와 작품은 그 진정성과 방향에 의해 이를 공감하는 독자들과 소통하게 된다하여작가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서를 대변하고 이를 표현하기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작가 김훈을 주목한다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고 필요할 때 필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그 모습이 작품 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자전거 여행풍경과 상처현의노래칼의 노래남한 선성 등으로 만났던 김훈의 작품은 무엇이든지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하지만이번 작품 공터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미루기만을 반복하다 이제야 손에 들었다왜 그런 것인지 이유는 모른다책에 대한 어떤 이야기일지라도 애써 귀를 닫았고 이제 막상 손에 들었지만 아직 표지도 열어보지 못했으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세상을 향해 가슴을 열어 두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성인의 목소리 냈던 김훈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 참이다.

 

마씨馬氏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 마동수와 그의 삶을 바라보며 성장한 아들 마차세로 이어지는 가족사를 통해 역사의 굴곡이 한 가정과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담담하게 그려간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있었고 또 있을 법한 이야기다애써 과장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축소하거나 외면하지도 않는다강물이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과 같이 역사의 구비마다 겪게 되는 부침을 받아드리면서 삶을 지속하기 위해 일상을 살아왔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그 중심에 가족이 있다아버지와 어머니,부모와 자식형과 내가 전통사회의 가족과는 사뭇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어쩌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닌가도 싶다.

 

시간을 거슬러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무렵부터 시작된 이야기다일제강점기해방, 6.25, 4.19, 5.16, 5.18, 6.10 굵직한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조차 힘겨웠던 나날들이 이어지는 격동의 시간이었다그 시간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지극히 단조롭고 건조하게 이어진다무성영화를 보듯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구경꾼으로 곁눈질하는 듯 이야기 흐름에 감정이입하는데 커다란 장벽이 있는 듯하다.

 

세상을 무섭고달아날 수 없는 곳이었다그것처럼 누구도 비켜설 수 없는 이야기지만 막상 마주대하기에 선 듯 용기를 낼 수 없는 이중성으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를 가둬버린 것은 아닐까그 막연함이 텅 비어버린 공간 속에 홀로 존재하기에 버거운 그것과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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