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 높고 고운 사랑노래
선유 지음 / 황소자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높고 고운 사랑노래

사람의 삶에서 사랑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사랑하는 일과는 무심한 듯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시린 사랑에 지쳐 이제는 잊었다고 다짐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문득문득 가슴 밑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그리움이 눈시울 젖기도 한다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뿐만 아니라 지금 사랑 한가운데서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역시 그 사랑에 대해 언제나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점을 잊고 약자로 산다그런 약자의 마음이 오랫동안 시나 소설 등 문학이라는 틀에 담겨 사랑앓이를 하는 서로를 다독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선유의 가시리는 그런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고려시대 불리어졌던 고려가요의 중심 내용을 빌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서경별곡가시리정석가청산별곡한림별곡만전춘별사등 고려가요高麗歌謠가 담고 있는 가슴 절절한 마음을 당시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마음에 빗대어 지고지순한 사랑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몽골의 고려에 대한 압박과 그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고려 정부의 압력에 대항하여 난을 일으킨 삼별초의 항쟁과정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축으로 삼고 여기에 고려가요가 가지는 애절한 사랑의 마음을 실어 높고 고운 사랑의 노래를 전하고 있다목숨을 담보로 겪어내야 하는 전쟁에 자유분방한 내용과 사실적인 표현으로 남녀 사이의 사랑을 읊어 내는 고려가요가 배경으로 흐른다. “사랑노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는 모두 사랑노래다라며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한 여자와 두 남자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가는 탄탄한 이야기의 흐름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된다당대 최고 거문고 연주자이자 별곡 작곡자인 아버지 고음(考音의 유품을 이어 받고자 하는 팔방상의 으뜸 가인(歌人아청과 삼별초에 속한 무인이자 아청의 오랜 벗인 좌()와 우()가 주인공이다셋에서 둘이 되고둘에서 하나가 되고자 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향한 마음의 표현이 각기 달리 전개된다이 과정에 아청이 부르는 별곡이 함께 한다.

 

바위처럼 단단하고 나무처럼 싱싱한 꿈을 지녔으되 사랑을 잃고는 단 한 발자국도 내딛기 어려웠던 청춘들엇갈리고 부딪히고 피 흘리면서도 정직하게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낸 그들의 이야기가 들고나는 호흡으로 적절하게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가져온다사랑 앞에서 늘 약자일 수밖에 없는 당사자들이 겪는 마음의 갈등은 시대를 불문하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려가요에 담긴 애절함이 사랑하는 청춘들의 가슴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사랑을 앓고사랑을 읽고사랑을 쓴다는 작가 선유를 통해 오랜만에 썩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 국립민속국악원 절기공연


송년 국악잔치 동지冬至


2017. 12. 22(금) 오후 7시 30분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프로그램
ㆍ동지섣달 긴 긴 밤에
-육자배기, 흥타령, 시나위
연주_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특별출연_ 박양덕 명창

ㆍ동지섣달 꽃 본 듯이
-창극 '만복사 사랑가' 중
출연_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반주_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ㆍ동지冬至, 동동動動
-춤, 그 신명
춤_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반주_국립민속국악원 사물놀이, 구음_방수미

ㆍ영상
-2017 국립민속국악원 1년간의 기록


*겨울같지 않은 포근한 동짓날 밤,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해마다 찾는 공연이다. 1년간 국립민속국악원의 주요 공연을 종합설물 세트로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늘 기대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 동지 공연에서는 무용단의 '춤, 그 신명'이 으뜸이었다. 무용단의 정기공연을 놓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심장을 뛰게하는 무용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오늘 같은 마음이길 비란다. 그 한 가운데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도 함께할 것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의 모든 관계자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싸악~ 싹~
앞집 할머니의 골목 쓰는 소리로 눈 온 아침을 맞이하던 미안함에 서둘렀다. 흔적을 남긴 눈에 대한 예의라서 의식을 치루듯 대나무 빗자루로 골목을 쓸었다. 첫눈으로 맞이한 반가움과 조금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함께한다. 이렇게 시작했으니 곧 풍성한 눈을 기대해도 좋겠다.


품을 확 줄여버린 하현달이 빙그레 웃으며 반기는 아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푸조나무'
낯선 이름의 나무다. 관방제림의 나무들 중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가 이 푸조나무다. 굵은 등치에 키도 하늘에 닿을만큼 크다. 여름은 그늘의 품이 넉넉하여 가까이 사람들을 불러 모아 쉼의 시간을 허락한다. 나무의 온도가 차갑지 않다.


제법 여러번 그 품에 들었지만 꽃도 잎에도 주목하지 못하다 이렇게 열매로 눈맞춤 한다. 5월경에 연한 초록색으로 피는 꽃은수꽃은 가지의 아래쪽에, 암꽃은 위쪽에 따로따로 한 그루에 핀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팽나무 열매를 닮았다 싶었는데 그보다 훨씬 굵고 물렁물렁한 육질이 씨를 둘러싸고 있어 구분이 된다. 팽나무와 비슷하다고 하여 개팽나무, 지방에 따라서는 곰병나무란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키가 크고 오랫동안 살아갈 나무만의 독특한 특성을 지녔다. 판근이라고 하는 뿌리가 그것이다. 뿌리목 근처에 마치 두꺼운 판자를 옆으로 세워둔 것 같은 독특한 뿌리를 만들어 스스로를 지탱한다는 것이다.


은행나무나 느티나무 처럼 수 백년을 살 수 있다고 하니 제를 쌓고 나무를 심어 백성의 삶을 지키려던 선조들의 마음이 그 안에 담겼나 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별이랑 2017-12-23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아름드리 나무 아래 기웃 거리다 보면 이렇게 돌출된 뿌리를 간혹 보게 되는데, ‘판근‘ 이라....독특하게 뿌리를 지탱한다는 무진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니 역시, 수명이 긴 나무 답네요. 이름이 무척 생소해요.

무진無盡 2017-12-23 22:35   좋아요 1 | URL
처음으로 자세하게 확인하는 나무였습니다. 관방제림이 1648년(인조 26) 담양부사 성이성(成以性)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그때부터 아주 유용하게 쓰인 나무인듯 하지만 이름이 전하는 낯선 느낌에서 저 역시 생소하기만 합니다.
 
미완의 제국 가야 - 제4의 제국, 광개토대왕에 날개 꺾이다 새로 쓴 가야사
서동인 지음 / 주류성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야를 새롭게 만나다

한국 고대사에서 '가야'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고구려백제신라 중심의 한국 고대사에서 동예옥저,삼한 등 다소 소외된 지역의 역사가 많다그중에서도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과 상당한 시기를 함께 해온 가야도 포함된다가야라고 하면 우선 기원을 전후로 한 시기에 형성되기 시작하여 6세기 중엽까지 존재했던 국가로 주로 금관가야(김해), 아라가야(함안), 고령가야(함창), 대가야(고령), 성산가야(성주),소가야(고성등의 6가야를 말한다.

 

막상 '가야'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리 많지 않다고령의 무덤군이나 유적지 발굴에서 나온 금관과 기마인물형 토기를 비롯한 몇몇 토기와 토이마구 등이 전부다철의 제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그 바탕에는 가야사를 통사(通史)로 구성할 수 있는 기본 사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그 가야의 이야기를 지금까지의 가야사 연구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라는 시각에서 완전히 새로 쓴 가야의 이야기를 서동인의 미완의 제국 가야를 통해 듣는다저자 서동인은 한국인은 누구이며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대 한국인의 형성과정과 한국인의 원류에 대한 성찰이라는 맥락에서 가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물로 미완의 제국 가야’·‘영원한 제국 가야를 내놓게 되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미완의 제국 가야.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그동안의가야는 어쩌면 잊혀진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저자의 이번 책이 가존 가야사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도 구체적으로 와 닿지 못하는 것은 저자의 문제가 아니라 책을 다해는 독자의 가야사에 대한 일천한 지식이 기반하고 있다그렇더라도 일반적인 가야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제시한 가야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기반으로 나아가 한반도 최초 대규모 남북전쟁으로 표현되는 고구려와 신라 연합군의 가야 침공 그리고 가야 소녀 송현이와 창년의 지배자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그간 일천한 가야사에 대해 하ᅵᆫ발 더 나아간 이해를 돋고 있어 흥미롭게 접한 부분이다.

 

우리의 역사를 구성한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모두를 다 알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에 기여했던 요소들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그런 의미에서 이 미완의 제국 가야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2-20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