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오줌풀'
풀숲에서 우뚝 솟아 무리를 이루거나 홀로 피어 자신을 뽑낸다. 제법 큰 꽃봉우리가 눈길을 끌지만 주목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멈추어 보는 사람만이 누리는 몫이다.


붉은빛이 도는 색으로 피는 꽃은 꽃부리의 끝이 5갈래로 갈라지는 통꽃이 뭉쳐서 봉우리를 만드니 큰 꽃으로 보인다. 하나씩 자세히 살펴도 이쁜 꽃이다.


쥐오줌풀이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꼭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종류의 꽃을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가 특이한 이름도 한몫하기 때문이다. 뿌리줄기에서 쥐의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나서 쥐오줌풀이라고 한다.


약한 바람에 꽃봉우리가 무겁게 흔들린다. 보기만 해서야 쥐오줌의 냄새가 날 이유는 없지만 빙그레 미소지어 본다. '허풍쟁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왔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의 붓'
-정진명, 학민사


붓, 붓장, 털쟁이ᆢ.
붓이라고 하면 일상에서 멀어진 이야기인듯 싶지만 언젠가는 손에 들고 싶은 것 중 하나다. 붓은 짐승의 털을 모아 나무관으로 고정시킨 것으로 문방4우文房四友의 하나다.


'한국의 붓' 이 책은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붓 이야기와 그 붓을 재현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침 책 속의 주인공 '유필무 붓장'의 붓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충북 증평군은 2018년 5월 12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증평읍 남하리 증평민속체험박물관 문화체험관에서 충청북도무형문화재 제29호 필장筆匠 기능 보유자 유필무씨의 붓 이야기를 주제로 기획전시회를 연다."


생소한 분야를 책으로 먼저 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이 전하는 꽃소식 듣고 불원천리 한걸음에 찾아왔다. 햇볕도 좋고 바람도 살랑거리는 정상에 서서 먼 곳으로 눈길을 둔다. 초여름으로 내달리는 노고단은 늦장부리는 봄과 성딜급한 여름이 공존한다.


지리산의 품에 잠시 안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약난초'
여름으로 급하게 가는 숲에는 연이어 내린 비의 흔적이 남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습기가 가득하다. 홀딱벗었다고 소리치는 새의 울음소리 처럼 신비한 생명들이 때를 기다렸다 올거니하고 나타나는 때이기도 하다.


한적한 숲에 홀로 우뚝 서서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연한 자줏빛이 도는 갈색으로 피는 꽃이 꽃봉우리를 만들어 아래를 향해 서 있다. 알에서 막 깨어난 새끼 새들이 먹이를 찾듯 자잘한 꽃이 얼굴을 내밀고 아우성이다.


약난초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한방에서 위염, 장염, 종기, 부스럼 등의 치료제로 쓰였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꽃이 탐스럽고 진달래꽃과 같은 색으로 고운 꽃을 많이 피우기 때문에 두견란杜鵑蘭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독특한 꽃모양 주목을 받으면서 무분별한 채취로 자생지 및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지정번호 식-39)


꽃을 찾아 다니다보면 무엇이든 시간과 장소가 적절한 때를 만나야 볼 수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인연'이라는 꽃말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침어낙안沉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물속에 가라앉고, 기러기가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졌으며,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고,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이 말은 중국 고대의 사대미인 즉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에는 각각의 일화가 전해지며 미인을 일컽는 말로 전해진다.


ㆍ침어浸魚 - 서시西施 : 개울가에서 손수건을 씻는 서시를 보자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물속에 가라앉다.

ㆍ낙안落雁 - 왕소군王昭君 : 왕소군의 금琴 소리를 듣고 한무리의 기러기가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ㆍ폐월閉月 - 초선貂蟬 : 초선이 화원에서 달을 보고 있을 때에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웠다. 이에 왕윤이 말하기를 "달도 내 딸에게는 비할 수가 없구나.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고 하였다.

ㆍ수화羞花 - 양귀비楊貴妃 : 양귀비가 화원에 가서 꽃을 감상하며 우울함을 달래는데 무의식중에 함수화含羞花를 건드렸다. 함수화는 바로 잎을 말아 올렸다. 당명황이 그녀의 '꽃을 부끄럽게 하는 아름다움'에 찬탄하고는 그녀를 '절대가인絶對佳人'이라고 칭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창극 '춘향실록春香實錄-춘향은 죽었다'를 보다 변사또가 춘향을 보고 읊은 노랫말에 등장하는 "침어낙안沉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여인의 아름다움을 비유하여 말하는 이 미묘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대상과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함이 가히 하늘을 찌른다.


함축된 내용을 알지 못하면 말과 행동으로 전하고자 하는 본바탕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잠시 우스개소리로 듣고 넘기기에는 뭔가를 놓치고 가는 안타까움이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