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의 거짓말
제수알도 부팔리노 지음, 이승수 옮김 / 이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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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삶과 죽음, 양자택일의 강요된 선택
작가와 작품에게 문학상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유명한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이다. 문학상을 제정한 주최 측이나 작가에게는 다양한 의미로 설명이 가능하겠고 새로운 작품을 접하는 독자에게 또한 권위 있는 문학상 수상작을 만나게 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문학상 수상작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하게 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그날 밤의 거짓말’은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이탈리아 문학이다. 한 작품으로 그 나라의 문학 일반을 이해할 수 없지만 권위 있는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그 나라의 문학을 이해하는데 무시하지 못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날 밤의 거짓말’의 저자 제수알도 부팔리노(Gesualdo Bufalino)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출신이다. 2차 세계대전 에 참전해 독일군의 포로가 되고 그 과정에서 탈출과 은신 그리 가까스로 탈출한 경험을 한다. 전후 25년 동안 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며 여러 희곡들을 오페라도 번역하는 작업을 한다. 본격적인 소설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 집필하기 시작했고 전쟁 과정에서 얻은 결핵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30년에 걸쳐 완성한 ‘전염병 전파자의 잡다한 이야기’를 출간하기도 한다. 교통사고로 사망하기까지 주요 작품으로 ‘그림자 박물관’, ‘맹인 아르고’, ‘상처 받은 남자’, ‘그날 밤의 거짓말’, ‘톰마소와 맹인 사진사 혹은 붕괴’ 등이 있다.

네 명의 사형수가 형 집행일을 하루 앞두고 보내는 마지막 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시칠리아 왕국의 외딴 섬 감옥에 국왕 암살범이라는 죄명으로 갇힌 네 명이 위안소에서의 마지막 밤에 교도소장은 이들에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담보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네 명중 한명이라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네 명 모두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가푸 남자, 시인 살림베니, 병사 아제실라오, 학생 나르시스가 마지막 밤을 보내며 고백처럼 털어놓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이들은 자신의 삶에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것, 인생의 가장 행복하고 기억할 만한 순간들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에 참여한 또 한명으로 인해 그들의 이야기는 거짓과 꿈과 회한이 뒤섞이며 다른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혼란 속으로 몰아간다.

예정된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안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형 집행자라면 당사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이야기의 진실 혹은 거짓, 목숨과 신념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기 위한 출발이 목숨과 신념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갈림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기에 그 상황만으로도 흥미롭다. 

다양한 소설적 기법에 추리, 심리 등 인간의 흥미를 이끌만한 요소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문학 작품이나 정치 평론, 비망록, 오페라에 이르기 까지 여러 작품에서 인용한 문학적 소재가 이야기의 폭을 확장시키는 것이 저자 제수알도 부팔리노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소가 되고 있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이야기들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등 ‘그날 밤의 거짓말’은 다양한 소설적 기법이 사용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들이 털어놓은 삶의 이야기에서 각자들은 자신의 정체성 문제에 봉착하며 자신을 지탱해온 신념을 고수할 것인지 살 수 있다는 희망에 기대를 할 것인지 그리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모든 상황의 승자로 자처했던 ‘총잡이’인 교도소장의 자살은 이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처음 접하는 이탈리아 소설의 흥미로움으로 이끌기에 충분한 의미를 가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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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꽃처럼
원경 지음 / 도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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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만물을 꽃으로만 볼 수 있다면
언젠가부터 인지 모르지만 부럽기만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일상에서 무엇을 하고 살아가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 사람의 가슴이 부러운 것이다. 바로 시인이라는 사람이다. 그렇기는 하더라도 시인이라고 모두 내게 같은 느낌을 전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그렇듯이 내 감정과 공감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내 가슴에 머무는 시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같은 시간,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 사람에게서 표현되는 언어는 다르게 다가온다. 무엇이 그러한 차이를 나타내게 하는 것일까? 내내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시인은 무엇으로 세상을 보는 것일까? 이 의문은 여전히 내게 존재하지만 그 단초를 풀어갈 만한 시를 만나게 되었다. ‘그대, 꽃처럼’이라는 원경 스님의 시집을 통해서 말이다. 한없이 부러운 시인이면서 한편으로는 구도자의 길을 굳건히 지켜가고 있는 스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수행의 길에 선 구도자의 가슴으로 담아내는 시어를 통해 구도자의 깨달음과 시인의 가슴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 또한 알게 되는 시집이다.

‘그대, 꽃처럼’의 주인은 시인 원경 스님이다. 스님은 승보사찰이라는 송광사에서 출가하고 여러 선원에서 수행했으며 지금은 서울 인근 심곡암의 주지로 재직 중이다. 모든 구도의 길에 서 있는 스님들의 일차적인 목표가 자신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겠지만 그와 동시적으로 중생들을 품에 안고 함께 그 길을 가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되어지는 것이 심곡암의 산사음악회라고 한다. 대중을 향한 자비심의 발현이리라.

이 시집에는 바로 그러한 스님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는 듯 보인다. 그 마음의 중심에 ‘혼자여서 자유롭고, 함께 있어 충만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시집이기에 40여편이 넘는 시와 더불어 스님의 산문도 들었다. 수행자의 길에서 세상과 만나며 그때그때의 깨달음의 과정을 가슴으로 담아낸 시는 범접하지 못하는 깨달음의 길이 중생들의 삶과 그리 다르지 않음도 알 수 있게 한다. 일상의 삶 속에서 올바른 자기 수행의 길을 안내하는 것 같아 오히려 친근감마저 든다. 자연을 벗하고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속에서 수행자와 중생이 하나 되는 삶이 곧 깨달음의 길에 과정일 수 있다고도 보여주는 것이다.

내 안의 사랑을 퍼주기도 전에
떠나가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려 사랑할 일이다.
(떠나간 뒤에)

시집 후반부에 실린 산문은 얼마 전 입적하신 ‘무소유’의 법정스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취봉(翠峰) 큰스님, 법정스님과 남다른 인연으로 수행자의 한 시절을 보낸 이야기 속에서 원경 스님의 가슴을 열어 보는 듯 한 마음까지 일어난다. 또한 자신이 주석하고 있는 심곡암이 심곡사에서 심곡암으로 된 사연을 이야기 해 준다. 스님의 소박한 마음자리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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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극과극>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진의 극과 극 - 카피라이터 최현주의 상상충전 사진 읽기
최현주 지음 / 학고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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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와 읽기의 감성적 차이
인간은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된다. 대상을 접하는데 수동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상과 나와의 사이에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상을 막연하게 바라보는 것과 적극적으로 읽어가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대상 읽기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분명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세상읽기를 시도한다. 

그 중에서도 사진은 세상읽기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관심만 가지면 사진을 통한 세상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세상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상과 자신만의 소통방법을 찾아냈다. 이 ‘사진의 극과 극’ 역시 그렇게 세상을 읽어가는 사진가의 눈으로 다른 사진가가 바라본 세상읽기의 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사진의 극과 극’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을 담아낸 사진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책이다. ‘사진과 시간’, ‘당신의 몸’, ‘마음의 온도’, ‘꿈 혹은 욕망’, ‘이야기 걸기’ 등의 주제로 구분된 이 책에서는 사진을 통해 세상을 읽어가는 사진가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그보다 더 저자 자신이 세상을 접하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27가지의 테마로 한 테마 당 두 사람의 사진가가 등장한다. 국, 내외에서 활동하는 현대 사진가들의 사진을 통해 그들이 세상읽기를 어떻게 시도하고 있는지, 사진가들의 눈에 담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사진을 바라보는 일반인에게는 지극히 불편한 사진을 저자의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들만이 가지는 세상읽기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두 사람의 세상읽기를 비교 분석하면서 현 시대가 안고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이나 소외 현상을 끌어안으려고 하는 사진들은 우리들을 낯선 풍경과 만나게 한다. 그 낯선 풍경이 어쩌면 세상읽기의 중심 주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현대인들의 감추고 싶은 마음자리를 들춰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사진을 통한 자자의 섬세한 세상읽기는 때론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진이야기라면 흔히 사진을 보여주고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책에는 사진보다는 글이 우선이다. 사진을 글로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극대로 확장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가능해 지려면 기초단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기초단서를 극도로 한정시켜 놓아 사진을 이해하는데 충분조건이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극과 극은 서로 상통하는 고리를 가진다. 특히 저자는 극과 극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처럼 보이지만 양끝의 점과 점을 이어가는 선이 있고 그러한 점이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 내는 연결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양 극단을 통해 그것이 존재하는 근본과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풍경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 않다’고 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각기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 역시 대단히 공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진이야기를 하는 책에 사진보다 더 강한 어조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는 말이다. 사진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독자는 또 자신의 눈으로 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간격을 좁히는 일은 눈으로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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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콘서트>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건축 콘서트 - 건축으로 통하는 12가지 즐거운 상상
이영수 외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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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대한 공감과 소통의 시작
일반인과 전문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의 유무가 그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문가는 자신이 다양한 경험으로 체득한 전문지식을 일반인과 사이에서 활용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자신의 전문분야에서의 활동이 곧 일반인과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론 그러한 만남이 전문지식의 나열이나 일방적인 해설로 멈춘다면 그 전문가가 가지는 소명을 다한다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공간이라는 것을 활용하여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축의 부분이 그렇다. 사람들의 삶과 긴밀하게 관련 있으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의 충족에 필수요소인 의, 식, 주의 한 부분인 주거공간인 집이다. 예전에 우리 선조들은 집을 만드는 과정에 자신들의 사상과 마음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것이 당연한 일로 여겼으며 당연한 생각이었다. 이와는 달리 현대에 들어 집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생활의 주인들은 천편일률적인 구조와 획일적인 모습의 상품을 강요된 선택에 의한 형태로 변한 것이다. 

주거공간인 집의 건축과정에서 주인보다 주도적인 입장에 선 건축사들의 전문가로서 자기 역할에 대한 소명의식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일까? ‘건축 콘서트’는 이러한 시각에 대해 일반인과의 적극적 공감의 시도가 아닌가 한다. 건축을 전공하고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 소위 말하는 건축분야 전문가들 12명이 모여 ‘일반인과 건축 그리고 건축가의 공감과 소통’으로의 꿈꾸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주거공간과 업무공간의 변화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수상건물이나 공중에 떠 있는 건물 그리고 움직이는 건물 등에서 생태학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들에 대한 건축가들의 상상의 총화가 과학기술의 발전과 멀티미디어의 적극적 활용으로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인류가 만들어왔거나 남들 수 있는 건축의 한계를 극복하는 상상력의 현장이 바로 건축가들의 상상력이 아닌가도 싶다.

이 건축 콘서트가 담고 있는 주제는 공간, 건축물, 건축의 변화과정, 건축과 색 그리고 미래 건축에 대한 건축가들의 상상이 들어있다. 전문가 12명의 주제를 나누고 이를 각기 저술한 글모음이다. 저술한 사람들이 각기 다르다 보니 중심적인 글의 흐름이 약간씩 차이가 나고 있으며 어떤 글은 일반인이 건축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는 어려운 점 또한 보인다. 전문가의 전문지식의 나열에 그치는 경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쾌한 딴지걸기’의 이종환의 생각 전환처럼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주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이렇게 다양성이 존재하기에 ‘일반인과 건축 그리고 건축가 사이의 공감과 소통’에 부정적인 흐름을 주기도 하지만 독특한 글맛을 느끼게도 한다. 마치 건축물들이 각기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본말이 전도(顚倒)되다’라는 말이 있다. 건축가들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건축하는 건축물이 그 주인이 되는 인간의 삶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건축물이 목적이 되는 그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이는 투자가치나 효율성 등 경제 법칙의 우선에 의해 본래의 목적이 전도된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건축 콘서트’에서 보여주는 전문가들의 이러한 노력은 바뀐 자리를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책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의 전문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기에 건축물이 대지 위를 그 무게감으로 묵직하게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저자들은 욕심이 무척 많다는 점 또한 벗어날 수 없다. 본문에 수록된 이미지는 글에 담지 못하는 시각적인 느낌을 전달해 공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면 실패한 것이다. 비록 적은 이미지의 숫자일지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전달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 전문가라면 자신의 경험과 노력으로 획득한 전문지식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참으로 어렵다. ‘일반인과 건축 그리고 건축가’ 사이의 공감과 소통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초석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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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을 말하다 2 -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 왕을 말하다 2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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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도 결국, 자신이 보고자 하는 바를 보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인간이 접하는 모든 상황에 적용해야 하는 원칙이다. 이는 역사를 볼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같은 상황도 보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며 이것 역시 보고자 하는 사람이 처한 시대적 요청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시대에 요구되는 정신으로 역사를 바라보며 그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찾고자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역사를 보는 올바른 방법일 것이다.

기록유산에 묻혀 있는 사료를 발굴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해석하여 현대인에게 삶의 지혜를 제공하고 있는 저자 이덕일의 저작은 그래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의 전작 ‘조선 왕을 말하다’를 읽으며 그 의미를 다시 확인하였다. 그렇기에 ‘조선 왕을 말하다’ 두 번째 책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쩜 당연할 것이다. 

조선 왕을 말하고 있는 이 책은 시대 순을 무시하고 주제별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왕권의 계승과 관련되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왕 효종, 현종, 숙종의 시대인 삼종의 혈맥‘이라는 시각으로 살피고 있다. 이는 인조반정과 소현세자의 죽음이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 2부는 왕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신하들에 의한 죽임에 그 관심이 집중되는 왕, 예종과 경종이다. 왕의 권력의 근본은 어디로부터 기인하는가의 달라진 시각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이어 3부에서는 조선 28명의 왕들 중 성공한 왕으로 조선 전기 세종, 조선 후기 정조를 선택 그 왕들이 걸어간 길을 살피고 있다. 두 군주의 비교는 매우 흥미로운 점을 보여준다. 마지막 4부에서는 조선왕조를 시작한 개국군주 태조와 시들어가는 조선의 운명을 예견하게 하는 고종이다.

저자가 이 ‘조선 왕을 말하다’에서 주목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최고 권력자들이 어쩔 수 없이 경험하게 되는 왕권을 둘러싼 권력 투쟁과 왕권과 신권의 대립을 비롯한 다양한 시련을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대처 했는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삶의 지혜이며 아주 현실적인 리더들의 처세술과도 상통하는 바가 있다. 

저자의 시각으로 살펴본 조선 왕들 중에 지금까지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의 면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서는 거론하고 있는 애민군주 세종에 대한 것이 그렇다. 종모법으로 회귀와 노비제 확대시행이라는 애민사상과는 어울리지 않은 정책의 시행이 그것이다. 이는 공신을 비롯한 기득권층에 굴복한 왕권의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예상을 뛰어 넘는 이미지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세종 때에 전 국민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민감한 정치사안의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 왕들 중 그의 죽음에서 애석함 가장 큰 정조에 대한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당파문제,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으로 한 왕권 계승의 태생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합하여 근본적인 개혁을 실천해갔던 정조의 의문 가득한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미완의 개혁으로 그치고만 점이 이후 조선 왕조의 마지막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저자의 시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주제들 밑에 있는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각각의 주제를 이끌어가기 전에 분명하게 저자의 시각을 보이고 있어 저자가 무엇을 어떻게 보고자 하는지를 알고 본문을 읽어간다면 행간에 숨겨진 뜻을 더 많은 부분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권력은 나눌 수 없다’는 태종의 왕권에 대한 정의는 조선시대의 각종 정변을 관통하는 말이 될 것이다. 왕을 중심으로 한 권력 투쟁에서 왕과 신하 중에 어느 편에 권력이 집중 되었는가의 시각으로 당시 상황을 분석한다면 많은 부분을 이해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왕의 권력은 나눌 수 없다’에서 점차 ‘왕도 사대부의 일원’으로 여기는 신권의 강화가 권력투쟁의 본질이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사료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승정원일기와 개인들의 저작물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료에 적혀 있는 바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한 사관들의 성향을 고려하여 그들이 속한 당파적 입장이 반영된 사료로 파악하고 있다. 그렇기에 있는 그대로가 아닌 그 이면에 숨겨진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저자만의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표면적인 결과만을 보고 역사적 사건을 해석하는데서 오는 ‘역사해석의 오류’를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당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역사해석에서 이 점이 간과되어 온 점에 대한 저자의 반영이라고 보여 진다.

역사를 보는 이유는 현실을 살아가는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며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자 함이다. 왕과 신하가 서로 권력의 중심에 서기 위한 투쟁의 과정으로 살핀 역사 속에서 우리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훈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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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페이지 
[대리청정을 시킨 후 국가 경영 능력이었다며 폐출 시키려는 → 능력이 없다며]가 옳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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