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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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대상이기에 더 소중한 첫사랑
사람마다 세상을 보는 눈은 다르다. 힘든 세상살이에서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 역시 자신이 살아온 삶에 한 순간을 가슴에 담아두고 그 힘으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살만한 세상이라고 느끼는 것 또한 제각각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내게 글을 쓴다는 건 내 고통의 일부를 독자에게 나누는 거예요. 내 고통을 글로 옮기면서 내가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지죠.’라고 했던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박완서는 그 힘을 ‘문학’에서 찾았다고 했다. 전쟁과 미군정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사람들의 삶 속에 그들을 살게 했던 힘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부모세대가 그 험난했던 시간을 살아낸 근본적인 원동력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삶의 질 보다는 생존이 급했던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문학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지금 우리의 가슴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만난다.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은 작가가 고희가 넘는 시간동안 가슴속에만 간직한 이야기를 세상과 공유하고자 한 것이다. 첫사랑에 대한 저자의 고백은 이성에 대한 ‘첫사랑’ 보다는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삶의 한 부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다.

가족을 해체를 강요했던 전쟁 후 서울 한 동네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은 순전히 살아가는 위해 학교도 포기하고 미국부대에 취직한다. 사람들의 눈을 의식한 어머니의 눈치를 외면하면서도 그런 생활은 온 가족을 먹여 살리는 길이었다. 그 시기 그 남자를 알게 된다. 황폐한 풍경 속에서도 그 남자와의 만남은 일상에서 오는 답답함을 벗어나기에 충분했다. 몇 번의 이사를 하면서도 이어지는 그 남자와의 관계도 결혼이라는 현실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고 만다. 미군부대에서 알게 된 은행원과 결혼하고 이제 유부녀가 된 주인공은 그 남자와의 만남에서 일상의 탈출구를 찾는다. 단지, 그것뿐인 것으로 보인다.

소설 ‘그 남자네 집’에는 두 남자의 집안 이야기가 중심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첫사랑의 그 남자와 결혼한 남자의 집안이다. 첫사랑 그 남자의 집안은 가족 일부가 월북하고 그 남자를 지키지 위해 남은 어머니와 공존하지 못하는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상이군인이 되어 돌아온 그 남자와 어머니 사이의 관계는 일반적인 부모와 자식 사이의 어머니 정을 그려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 한 집인 남편의 집안 역시 전쟁으로 가장과 남자들을 잃고 혼자 남은 아들이 전부인 집이다. 남편을 향한 시어머니의 모습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두 어머니로 묘사되는 가정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온 현대사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러한 어머니들의 모습은 50년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이다. 

전쟁 후 폐허가 된 것은 외형적인 모습뿐이 아니다. 전형적인 가부장 제도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 남자의 부재는 삶의 중심을 무너뜨린 변화였다. 주인공이나, 언니, 춘희의 삶이 보여주듯 그동안 가정을 이끌어 오면서도 주변부에 머물렀던 여자가 이제는 그 중심에 선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런 시대를 온 몸으로 헤쳐 온 여성들의 삶은 어쩜 시린 가슴을 안고 살아온 우리의 어머니들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완서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하는 ‘그 남자네 집’에 등장하는 그 남자에 대한 기억이 주인공에게 사랑일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첫사랑을 말하는 것들은 많다. 사랑이 이뤄진다는 것에서 첫사랑은 모두 실패한 사랑으로 그려지기 일쑤다. 그 남자와의 첫사랑도 실패한 것으로 그려진다. ‘아무것도 안 그리워하면 무슨 재미로 살겠수’라는 춘희의 말에서 실패한 사랑이기에 고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불쑥 불쑥 살아나 그 시간을 채워주었던 그리움이 아닐까 싶다.

책장 넘기기가 쉽지만은 않은 이 소설을 통해 한국 문학의 어머니라는 친숙한 이미지의 이제 고인이 된 작가 박완서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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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개성상인 2 - 한복을 입은 남자
오세영 지음 / 예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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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시간과 공간을 넘어 개성상인의 정신
특별한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어떤 특정한 사물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마음이 끌리는 경우가 그것일 것이지만 그 이유라는 것이 설명 불가능할 때면 그냥 마음 가는대로 따라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왠지 모를 이유로 눈길을 끌고 기대하게 만드는 책을 만나곤 하는 경험을 하는데 이것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잃어버렸던 시간을 현실로 되돌리는 것, 이것에 가장 앞장서는 것이 문학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팩션이라는 장르의 문학은 지난 시간을 되돌려 현실감을 부여하는 것이며 역사의 순간을 기억하고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일상을 지금 이 시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팩션의 장르에 속하는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발휘되는 순간, 어쩜 역사는 현실로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

‘베니스의 개성상인’,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의 ‘한국인(Korean Man)’이라는 그림 한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그림을 남긴 루벤스는 400여 년 전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화가로 바로크양식을 정립시킨 장본인이다. 궁정화가뿐 아니라 외교관으로도 활동 했다. 역사화, 종교화를 비롯하여 많은 종류의 그림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프랑스 파리 뤽상부르궁전의 21면으로 이루어진 연작 대 벽화 ‘마리 드 메디시스의 생애’가 기념비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같은 시대 활동한 화가로는 티티안, 라파엘, 카라바치오, 아니발레 카라치 등이 있다. 

이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두 시대를 한 이야기 속에서 풀어가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일본에 포로로 끌려진 유승업과 한국전쟁 때 남하한 유명훈이라는 사람이 각기 그 시대를 살아가며 ‘개성상인’이라는 정신을 이어가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안토니오 코레아는 유승업의 다른 이름이다. 유승업은 일본에서 중국, 인도를 거쳐 베니스로 간 사람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 베니스까지 가게 된 그는 개성상인의 후예답게 유럽 상권의 중심이었던 베니스에서 상업인으로 성공하게 된다. 동양에서 온 낯선 이방인 신분으로 낯선 문화와 생활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종교전쟁, 제국주의가 태동하는 시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멋진 개성상인의 정신으로 헤쳐 나갔던 그의 활약상을 그려내고 있다. 

한편 이 소설의 다른 구성인 유명훈은 88올림픽 이후 종합상사의 상사원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수출한국의 입지를 굳혀가던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 후 월남한 아버지를 따라 남한에 정착하고 개성상인의 후예인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활발하게 무역전선을 누비는 모습을 담아낸다.

두 사람의 활동상은 언 듯 보기에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160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중반이라는 시간상의 차이뿐 아니라 물질문명의 발달, 국제정세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환경이지만 두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켜가는 불굴의 의지와 무한경쟁의 구도 속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두 시대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서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400년이라는 시간차는 시대와 국제환경 등에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이 소설은 그 둘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을 찾아낸다. 바로 경제적 이익에 우선하여 의리를 생각하는 ‘개성상인’이라는 조선 상인들의 정신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구체적인 외형이라 분명 400년의 시간 차이 만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사회관계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인간관계는 변함이 없다. 

마치 두 편의 소설을 하나로 묶어 놓은 듯 한 구성이지만 행간을 흐르는 하나의 정신이 늘 동시성을 공유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곳곳에 등장하는 두 사람이 다 개성상인의 후예라는 암시는 별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기에 충분한 것처럼 보인다. 이 소설의 출발은 그림 한 점이지만 이야기에는 조선시대와 한국이 있으며 그 속에는 시대와 환경을 뛰어 넘는 한국 사람의 위대한 정신이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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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1-02-0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한 점이 모티브가 된 소설이라...
매력적입니다.
제목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읽어보지도 그동안 책소개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햇는데..

잘 읽고 갑니다.
 
베니스의 개성상인 1 - 물의 도시로
오세영 지음 / 예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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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시간과 공간을 넘어 개성상인의 정신
특별한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어떤 특정한 사물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마음이 끌리는 경우가 그것일 것이지만 그 이유라는 것이 설명 불가능할 때면 그냥 마음 가는대로 따라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왠지 모를 이유로 눈길을 끌고 기대하게 만드는 책을 만나곤 하는 경험을 하는데 이것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잃어버렸던 시간을 현실로 되돌리는 것, 이것에 가장 앞장서는 것이 문학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팩션이라는 장르의 문학은 지난 시간을 되돌려 현실감을 부여하는 것이며 역사의 순간을 기억하고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일상을 지금 이 시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팩션의 장르에 속하는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발휘되는 순간, 어쩜 역사는 현실로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

‘베니스의 개성상인’,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의 ‘한국인(Korean Man)’이라는 그림 한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그림을 남긴 루벤스는 400여 년 전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화가로 바로크양식을 정립시킨 장본인이다. 궁정화가뿐 아니라 외교관으로도 활동 했다. 역사화, 종교화를 비롯하여 많은 종류의 그림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프랑스 파리 뤽상부르궁전의 21면으로 이루어진 연작 대 벽화 ‘마리 드 메디시스의 생애’가 기념비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같은 시대 활동한 화가로는 티티안, 라파엘, 카라바치오, 아니발레 카라치 등이 있다. 

이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두 시대를 한 이야기 속에서 풀어가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일본에 포로로 끌려진 유승업과 한국전쟁 때 남하한 유명훈이라는 사람이 각기 그 시대를 살아가며 ‘개성상인’이라는 정신을 이어가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안토니오 코레아는 유승업의 다른 이름이다. 유승업은 일본에서 중국, 인도를 거쳐 베니스로 간 사람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 베니스까지 가게 된 그는 개성상인의 후예답게 유럽 상권의 중심이었던 베니스에서 상업인으로 성공하게 된다. 동양에서 온 낯선 이방인 신분으로 낯선 문화와 생활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종교전쟁, 제국주의가 태동하는 시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멋진 개성상인의 정신으로 헤쳐 나갔던 그의 활약상을 그려내고 있다. 

한편 이 소설의 다른 구성인 유명훈은 88올림픽 이후 종합상사의 상사원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수출한국의 입지를 굳혀가던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 후 월남한 아버지를 따라 남한에 정착하고 개성상인의 후예인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활발하게 무역전선을 누비는 모습을 담아낸다.

두 사람의 활동상은 언 듯 보기에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160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중반이라는 시간상의 차이뿐 아니라 물질문명의 발달, 국제정세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환경이지만 두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켜가는 불굴의 의지와 무한경쟁의 구도 속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두 시대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서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400년이라는 시간차는 시대와 국제환경 등에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이 소설은 그 둘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을 찾아낸다. 바로 경제적 이익에 우선하여 의리를 생각하는 ‘개성상인’이라는 조선 상인들의 정신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구체적인 외형이라 분명 400년의 시간 차이 만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사회관계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인간관계는 변함이 없다. 

마치 두 편의 소설을 하나로 묶어 놓은 듯 한 구성이지만 행간을 흐르는 하나의 정신이 늘 동시성을 공유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곳곳에 등장하는 두 사람이 다 개성상인의 후예라는 암시는 별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기에 충분한 것처럼 보인다. 이 소설의 출발은 그림 한 점이지만 이야기에는 조선시대와 한국이 있으며 그 속에는 시대와 환경을 뛰어 넘는 한국 사람의 위대한 정신이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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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 - 안견과 목효지 꿈속에서 노닐다
권정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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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의 끝은?
이상향은 존재할까? 현실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상향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모여 이상향으로 나타난 것이라면 출발부터 한계를 가진 것이 바로 이 이상향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꿈이니까. 

지존의 자리가 흔들리는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것도 권력의 중심에서 대권을 노리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꿈은 지존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리라. 군주의 시대 왕권을 장악하고 자신의 이상향을 현실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늘 텔레비전 역사 드라마는 인기를 끈다. 바로 이상향, 권력, 현실정치, 인간의 욕망 등 사람들이 현실에서 누리지 못하는 꿈같은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펼쳐놓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도 그에 못지않은 흥밋거리로 역사적 사건을 현실의 무대로 되살리고 있다. 문학에서 팩션이라고 하는 분야가 바로 그것이며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져간다. 이 책 ‘몽유도원’도 그런 분야의 소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서로 어울 것 같지 않은 그림과 풍수를 한데 모았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몽유도원도’라는 그림 한 점을 매개로 얽혀지는 사람들과 권력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표출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의 출발이 되는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1447년 안평대군이 어느 날 밤 꿈속에 노닐던 신비로운 도원경의 광경을 도화서 화원 안견에게 위탁하여 이틀 만에 그리게 그림으로 안평대군의 자필 제발을 포함 박팽년, 성삼문, 김종서, 신숙주, 최항, 정인지, 윤자운, 서거정 등 21인의 당대 최고의 문인, 묵객, 학자, 명신들의 자필 발기가 붙어 있다.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 지금은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덴리대학에 소장되어 있다. 

'몽유도원' 바로 이 몽유도원도에 담겨진 안평대군이 자신의 이상향을 현실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마음을 담았다는 추론에서 시작하고 있다.

도화서 화원 안견은 중인 집안 출신으로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하고 그 실력을 인정 받아 특채되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에 만족하지 못하고 풀리지 않은 의문에 쌓여 안평대군의 서고에 보관되어진 중국과 고려의 그림을 보고 싶은 열망으로 주체하지 못하고 몰래 담을 넘는다. 안평대군의 문예를 살아하는 마음과 넉넉한 인품은 그런 안견의 받아주고 이후 든든한 후원자를 넘어 벗으로 대한다. 안견은 자신의 그림세계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삼각산에서 실족하고 목효지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이후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한편, 세종의 아들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은 그들의 형 문종이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어린 조카 단종이 왕권을 이어받자 신권에 흔들리는 왕권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권력의 중앙으로 등장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둘, 수양과 안평의 꿈의 출발은 달랐다. 비극의 출발은 이것부터가 아닐까 한다. 

흔들리는 왕권을 두고 수양대군 측이 벌이는 권력을 향한 음모를 막고 종묘사직을 지켜야 한다는 안평대군 역시 우여곡절을 겪지만 왕권에 마음이 있는 것이다. 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풍수 목효지를 이용한다. 그 틈바구니에서 안견과 목효지의 행보는 달라지며 수양대군의 거사가 성공하며 끝내 운명이 달라진 것이다.

봄바람 같아서 잠깐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것이 사랑이라는 목효지의 사랑 초요갱의 말은 사랑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리라. 이상향을 향한 인간의 꿈, 현실 권력에 대한 욕망, 자신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 등도 역시 한가지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리라. 안평대군의 꿈속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운명과 끝내 이루지 못한 이상향에 대한 그 희망에서 모두 실패한 사람들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이렇게 사라진 사람들의 눈으로 권력의 속성과 인간의 욕망을 그려가는 점이 이 소설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주목되는 부분이 있다. 안평대군의 안견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그려내는 부분이 그것이다. ‘검은 먹물이 골짜기를 이루며 세세토록 흘러가리라(현동자 玄洞子)’이기를 바랐던 안평의 마음이다. 안평대군이 죽은 후에야 그 뜻을 알게 되는 안견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지 짐작이 간다. 이런 인간관계를 담아내고자 했던 것이 그림 몽유도원도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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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시작하며 책과 함께할 시간이
무엇보다 기다려진 것이 사실이다.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을테지만 지난해 책과 함께한 시간동안
못다한 아쉬움이 있어 올 해는 그것을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1월...처음 계획했던 책은 자꾸 뒤로 밀리고
불쑥...끼어드는 책들이 있었다.
아마도 마음 한구석 무엇가가 필요했는지도 모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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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1(2011-1-3) 뽀뽀 상자 
파울로 코엘료 등저/임미경 역 | 문학동네 | 2003년 08월 

11-002(2011-1-4) 내가 그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 현대문학 | 2009년 06월 

11-003(2011-1-5) 한시 미학 산책 
정민 저 | 휴머니스트 | 2010년 10월 

11-004(2011-1-7) 희망은 왔다 
조진태 저 | 문학들 | 2010년 12월 

11-005(2011-1-8) 리영희 평전 
김삼웅 저 | 책보세(책으로 보는 세상) | 2010년 12월 

11-006(2011-1-9) 막스 베버 
마리안네 베버 저/조기준 역 | 소이연 | 2010년 11월 

11-007(2011-1-10) 춘추전국이야기 3 
공원국 저 | 역사의아침 | 2010년 12월 

11-008(2011-1-10)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저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11-009(2011-1-12) 승자는 혼자다 1 
파울로 코엘료 저 | 임호경 역 | 문학동네 | 2009년 07월 

11-010(2011-1-13) 승자는 혼자다 2 
파울로 코엘료 저 | 임호경 역 | 문학동네 | 2009년 07월 

11-011(2011-1-14) 불쑥 너의 기억이 
이정하 저 | 김기환, 한정선 사진 | 책이있는마을 | 2011년 01월 

11-012(2011-1-15) 조선 전문가의 일생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편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11-013(2011-1-17)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 
마크 슈미트 저 | 김지양 역 | 인간희극 | 2010년 11월 

11-014(2011-1-18)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저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11-015(2011-1-19)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고형욱 저 | 사월의책 | 2010년 11월 

11-016(2011-1-20) 백석 평전 
김영진 저 |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 2011년 01월 

11-017(2011-1-20)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시라이시 가즈후미 저 | 김해용 역 | 레드박스 | 2011년 01월 

11-018(2011-1-21) 풍요한 사회 
존 갤브레이스 저/신상민 감수/노택선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06년 08월 

11-019(2011-1-22) 바다와 커피 
원재훈 저 | 늘푸른소나무 | 2004년 12월 

11-020(2011-1-24)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조진국 저 | 해냄 | 2008년 11월 

11-021(2011-1-24) 새로운 자본주의가 온다 
스튜어트 L.하트 저 | 정상호 역 | 럭스미디어(럭스키즈) | 2011년 01월 

11-022(2011-1-25) 네가 있어준다면 
게일 포먼 저 | 권상미 역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11-023(2011-1-25) 왕후모살 
강범석 저 | 솔 | 2010년 08월 

11-024(2011-1-27) 강산무진 
김훈 저 | 문학동네 | 2006년 04월 

11-025(2011-1-28)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도종환 저 | 좋은생각 | 2004년 02월 

11-026(2011-1-29) 상자인간 
아베 고보 저 | 송인선 역 | 문예출판사 | 2010년 12월 

11-027(2011-1-30) 추재기이 
조수삼 저 | 안대회 역 | 한겨레출판 | 2010년 11월 

11-028(2011-1-31) 아흔개의 봄 
김기협 저 | 서해문집 | 201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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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미학 산책]과 [추재기이]
안대회와 정민 선생님의 책이 기억에 남는다.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두 분만의 독특한 글 맛이 있어
더욱 흥미를 가지게 된다.
더불어 책을 읽는 내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하는 글들이다.
[바다와 커피],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두 권은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새롭게 다시 보게되었다.
사람 마음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같은 책을 시간을 두고 다시 보며 달라진 마음을 확인한다.
또한,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책도 있다.
인문사회는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문학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당사자가 무엇을 보고 싶은 가에 따라 달라지리라.
세상도 자신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담아내고자 하는 책도
결국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닌지...

추위로 움츠렸던 겨울의 막바지 2월이다.
몸도 마음도 봄을 맞이하며 기지개를 켜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음속에 멀리서 오는 매화꽃 향기를 담을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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