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아래 빛나는 모든 것들이 꿈을 꾸는 봄이다. 크고 작은 크기와는 상관없이 푸른 하늘 속으로 깊고 넓게 펼쳐질 꿈이기에 봄은 꿈이다. 

멀고 가까운 산을 일렁이는 가슴안고 하염없이 바라보곤 한다. 낙엽지는 활엽수의 연초록 새잎과 상시 푸른 칩엽수의 묵은 잎이 어우려져 만들어 내는 산의 빛과 색의 향연에 초대받은 자가 치르는 의식과도 같이 경건함으로 충만한 마음이다.

그러나, 청보리밭이나 물잡아둔 논들이 펼쳐진 드넓은 벌판, 초록의 어우려짐으로 이미 황홀한 산의 봄도 좋지만, 내게는 이제 막 새잎을 내어 한껏 햇볕을 품고 있는 깊은숲이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기에 더 적합한 곳이다. 큰키나무들이 새잎을 내어 하늘을 점령하기 전에 주어진 사명을 완수해야하는 작은키나무와 풀들의 숨가쁘게 분주한 숲의 시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뛰는 가슴으로 그 숲과 마주한다. 

사월의 숲, 그 생명의 숨자리에 기대어 새로운 나의 봄도 여물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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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진달래의 빛이 푸르름으로 바뀌며 4월은 진다. 더디 가는듯 싶다가도 늘 저만치 한발 앞서가는 계절이라 따라가기 버겁기도 하지만, 숲으로 들고 나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계절과 나란히 걷고 있다. 

부침浮沈을 반복하지만 서로를 다독이며 늘 앞으로 나아가는 숲 특유의 리듬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잔인한 4월을 보내는 가슴 아픔, 그보다 더 격동의 5월을 맞이할 모든 이들이 숨의 본질인 숲의 리듬을 스스로 품을 수 있다면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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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아침햇살이 부드럽게 스민다. 품어온 생명이 하늘을 향해 숨을 연 느티나무는 뻗은 가지에 초록의 잎을 내어 가슴 넓이 만큼의 틈을 채워간다. 나무 그늘로 찾아올 온갖 생명들을 위해 안락처와 그늘을 만드는 수고로움이다. 이 수고로움이 나무가 세상을 만나는 길이다.

봄날의 하루는 한 생명이 하나의 세상을 완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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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사이
백아산, 가까이 있어 자주 찾는 산이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하늘다리가 만들이진 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 산철쭉 군락지가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무등산을 눈앞에 두고 모후산을 비롯하여 월출산 등 남도의 산들을 조망할 수 있기에 더 좋다.


늦봄의 숲에는 땅과 나무 위 꽃들이 혼재한다. 봄꽃에서 여름꽃으로 건너가는 시기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더 다양한 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윤판나물, 얼레지, 큰구술붕이, 홀아비꽃대, 옥녀꽃대, 봄맞이, 매화말발도리, 산철쭉, 삿갓나물, 개별꽃, 조팝나무, 현호색, 벌깨덩굴, 각시붓꽃, 으름덩굴, 당개지치, 노랑매미꽃, 큰애기나리, 산자고, 병꽃나무


다음 기회를 준비할 새로운 얼레지 군락지를 확인하고, 노루귀 계곡도 눈에 담아두었다. 끝물이지만 각시붓꽃과 큰구술붕이는 원없이 봤고, 새롭게 눈맞춤한 당개지치와 무등산에서 봤던 노랑매미꽃도 확인했다. 이름 불러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노각나무 꽃 지는 때를 맞아 땅 위에 다시 핀 그 아름드리 나무 아래 다시 가리라.


윤판나물

얼레지

큰구슬붕이

홀아비꽃대

옥녀꽃대

봄맞이

매화말발도리

산철쭉

삿갓나물

개별꽃


조팝나무

현호색

벌깨덩굴

각시붓꽃

으름덩굴

당개지치

노랑매미꽃

큰애기나리

산자고

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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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을 위하여"
생각하면 나의 얼굴은 나의 얼굴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얼굴은 부모형제의 얼굴에도 있고, 가까운 벗, 나아가서는 선생님의 얼굴에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더 정직한 나의 얼굴입니다.

마찬가지로 정치 지도자의 얼굴은 우리들의 얼굴을 대표합니다. 우리 사회를 대표하고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우리의 얼굴입니다. 우리가 지지하든 지탄하든 상관없이 그들의 얼굴은 결국 우리의 얼굴이 됩니다. 우리가 가꾸고 우리가 선택한 우리의 자화상이며 우리의 가장 정직한 얼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랑스럽지 못한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 서둘러 이사 간 사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정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법과 권력이 되어 우리의 삶을 원천적으로 규제하는 구조가 바로 정치입니다. 정치인의 얼굴이 나의 얼굴이 아니라고 거부하거나 냉소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은 벗을 수 없는 무쇠 탈이 되어 우리의 얼굴에 덧씌워지는 것입니다.

*"봄은 얼굴을 가꾸는 계절입니다"로 시작되는 신영복 선생님의 "아름다운 얼굴을 위하여"라는 글의 일부이다. 국민을 대표할 우리의 얼굴을 뽑는 선거가 코 앞이다. 2000년 신영복 선생의 말대로 2017년에도 여전히 북풍北風, 병풍兵風, 향풍鄕風, 금풍金風, 연풍緣風, 학풍學風 등 무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외친다고한들 그것이 힘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 권력을 탐했던 그 얼굴들로부터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선거공약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권력을 잡고 난 후 모르쇠라고 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최소한 무엇이 신뢰인지를 알 수 있는 얼굴에 주목해 보자.

오늘의 얼굴은 그가 살아온 시간의 총합이고 내일 그가 걸어갈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다시는 "뼈아픈 희생을 치르지 않기 위하여, 가슴 아픈 불행을 답습하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위하여, 우리의 아름다운 사회를 위하여"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가 선택하고 가꾸어야 할 우리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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