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나물'
한번 눈맞춤하니 자주 보인다. 가던길 다시가도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그러다 문득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 바로 앞에 있다. 꽃을 보는 일만 그러한 것이 아님을 알아간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일도 마찬가지로 예쁘고 선한 마음으로 문득 그렇게 내 앞에 있다.


좌우대칭으로 조화를 이룬다. 짝수의 어울림도 홀수의 어긋남도 자연 속 그대로의 모습은 다 조화롭다. 거기에 빛의 어울림이 반영되어 빛남과 깊이까지 함께 한다. 이 만남이 이뤄내는 모습에서 인간이 창작한 그 모든 것의 원형은 자연에 있음을 다시금 확인한다.


삿갓나물이라는 이름은 잎이 돋아난 모양이 꼭 삿갓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늦봄에 피는 꽃은 녹색이나 한가운데는 노란색이며, 잎 중앙에서 꽃대가 길게 나와 1개의 꽃이 하늘을 향해 핀다. 잎이 7개 정도 되고 꽃줄기가 하나 올라온 것으로부터 '칠엽일지화'라고도 부른다.


독성을 지닌 것이 나물이라는 이름을 얻어 걱정스런 마음일까? '근심'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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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천둥 소리와 함께 시작한 비가 소나기처럼 내리더니 밝아오는 아침 시나브로 그쳤다. 아직 남은 촉촉한 비의 흔적이 얼굴에 스치고 마알개진 공기가 한결 가볍고 상쾌하다.

채마밭 옥수수는 단비를 맞아 더 푸르러간다. 옥수수는 이제 숨돌릴 틈도 없이 키를 키워갈 것이고 빈 이랑엔 고추모종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무거움을 덜어낸 하늘에 마알간 빛이 들면 그대의 봄날 하루가 더 푸르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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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꽃나무'
곱다.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자잘한 가지가 많은 크지않은 나무에 곱디고운 꽃들이 무리지어 피었다. 멀리서 보아도 금방 알아볼 수밖에 없는 그 고운색에 과하지 않은 향기까지 은은하게 번진다.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 꽃은 꽃받침이 통처럼 생기고 겉에 잔털이 있으며 끝이 4개로 갈라져서 꽃받침은 타원형 또는 달걀꼴의 꽃잎처럼 된다.


팥꽃나무란 이름은 꽃이 피어날 때의 빛깔이 팥알 색깔과 비슷하다 하여 ‘팥 빛을 가진 꽃나무’란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본다. 팥죽이나 팥빙수를 만들기 위해 팥을 삶을 때 우러난 물색이 이와 닮은듯도 하다.


해안가의 산기슭이나 숲 가장자리의 척박한 곳에서 자라며 더위에 약하고 추위에 강하다고 한다. 꽃과 향이 좋은만큼 정원수로 가꾸어도 좋겠다.


곱디고운 꽃색깔과 함께 은은한 향기에서 비롯된 것일까. '꿈속의(달콤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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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삼독書三讀'
책은 반드시 세번 읽어야 합니다.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으로 그 필자를 읽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그것을 읽고 있는 독자 자신을 읽어야 합니다.


모든 필자는 당대의 사회역사적 토대에
발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를 읽어야 합니다.
독자 자신을 읽어야하는 까닭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서는 새로운 탄생입니다.
필자의 죽음과 독자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탈주脫走입니다.
진정한 독서는 삼독입니다.


*신영복의 '만남' 필사노트 한 부분이다. 손글씨로 한자 한자 따라쓰라는 필사노트지만 휴대폰 다판에 모음과 자음의 조합으로 써 본다.


다양한 이유로 한번 읽기도 버거운 것이 책읽기지만 어디 삼독해야하는 것이 책뿐이겠는가. 꽃을 보는 것도 자라서 꽃피고 열매 맺고 지는 과정을 봐야 꽃의 일생을 알아 제대로 이름 불러줄 수 있고, 사람 역시 최소한 사시사철 변하는 계절을 어떻게 보는가를 겪어봐야 미약하게나마 심사를 짐작할 여지라도 있게 된다.


이렇게 시간이 필요한 것,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 가만히 지켜봐야하는 것 등 수고로움을 더하여 대상을 읽어가는 것 속에 자신을 성찰하는 바가 함께 하리라 본다.

세상에 스승 아닌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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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목나무'
가까이 두고도 때가 어긋나면 보지 못한다. 산목련 보려고 또 두릅을 따느라고 다녔던 길목에서 문득 낯선 모습으로 눈맞춤 했다. 봤을텐데 처음 보는듯 낯선 모습이 어디 식물 뿐일까.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나에게도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익숙한 가사와 멜로디로 다가오는 가곡 '비목'의 노랫말 속 그 나무다. 노랫말에 등장하는 비목은 죽은 이의 신원 따위를 새겨 무덤 앞에 세우는, 나무로 만든 비碑를 말하는 것일텐데 이 노래에 이 나무가 생각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비목나무의 꽃은 연한 노란빛으로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작은 우산모양으로 뭉쳐서 달린다. 열매는 작은 콩알 크기 정도로 초록색이었다가 붉은빛으로 익는다. 황색으로 차츰 물들어 가는 비목나무의 단풍과 함께 가을 숲의 정취를 돋운다고 하니 늦가을 찾아 그 멋에 공감하고 싶다.


지는 햇살에 반짝이듯 빛나는 모습이 뇌리에 강하게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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