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었을까. 벽오동을 심어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을 날아가는 봉황새를 기다린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잦드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였다 안오시뇨


*김도향의 '벽오동 심은 뜻은'이라는 노래의 첫머리다. 노랫말에도 노래를 부르는 음색에도 애절함이 가득하다.


자유로운 몸짓으로 하늘을 날았다. 날개없는 탓만으로는 다독일 수 없는 간절한 소망이었다. 아득히 높고 먼 하늘을 날아야 비로소 스스로를 가둔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꿈마져 커진 것이다. 꿈이 꿈을 만들어가고 그 꿈 너머의 희망을 부른다.


하늘이 그 간절함에 감응한 것이리라. 이제 오색 비단을 두른 봉황을 타고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을 날아 가자. 날자 한번만이라도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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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나무
숲길을 걷다가 문득 시선이 멈춘다. 지는 해를 의지해 자신의 존재를 한껏 뽑내고 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햇살을 사이에 두고 눈맞춤한다.


작은 종 모양의 연한 붉은 색의 꽃이 가지끝에 모여 피었다. 꽃술을 감싼 모양이 앙증맞아 한참을 들여다보게 한다. 한옥의 처마끝이 하늘을 향해 살며시 들어올려지듯 다섯 갈래의 꽃의 끝마무리도 아름답다.


까맣게 익는 열매가 블루베리를 닮았다. 향이나 맛에서 블루베리를 능가하는 풍미를 보여 활용도가 높은 나무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국외반출승인대상의 나무로 보호 받는 나무다.


작은 꽃과 열매, 붉게 물드는 단풍까지 우리 눈에 쉽게 띄진 않지만 특유의 소박한 매력을 지닌 나무이다. '추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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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렁인다. 바람도 잠든 고요함 속에 리듬이 있다. 리듬이 전하는 울림은 마음으로 읇조리는 노래를 담는다. 잔잔한 울림이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는 것은 물리적 작용과는 상관도 없이 리듬의 파동이 곂지는 그곳으로 전해진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기에 같은 하늘 아래 노을로 하는 눈맞춤이다.

그대도 누리시라.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 향하는 곳이 그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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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화'
남쪽 바닷가 어느 마을을 지나가다 문득 차를 세웠다. 한아름은 되보이는 꽃송이가 눈에 들어와 다가가 보니 자잘한 꽃송이들이 셀수도 없이 피어 있다. 시간의 무게가 꽃으로 핀듯 하여 엄숙해지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 꽃을 뜰에 심었고 두번째 꽃을 피웠다. 꽃이 유독 눈에들어온 것도 뜰에 꽃을 심ㅈ은 이유이기도 하지만 어렴풋이 초등학생 때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이 꽃도 지금은 폐교가 된 내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초등학교에서 얻어온 것이다.


눈처럼 하얀꽃이 단정하게도 핀다. 정丁 자 모양의 하얀색 꽃이 핀다고 해서 백정화白丁花라 부른다. 꽃의 색에 따라 연분홍 꽃은 단정화, 연보라색 꽃은 자정화라 부른다. 5~6월에 눈이 내린 것처럼 흰 꽃이 핀다고 해서 '유월설'이라고도 한다.


꽃의 하얀색과 모양에서 유래한 것일까. '순결', '당신을 버리지 않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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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를 괴롭힌 사람'
피렌체 시청사 현관을 마주하고 건물 오른쪽 모퉁이를 돌면 벽면에 보이는 얼굴조각이라고 한다. 이미 당대에도 유명한 미켈란젤로를 말도 안되는 소리로 횡설수설하는 사람이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는데 이 사람을 새겨놓았다고도 하고, 작업에 집중하던 미켈란젤로가 시청사 광장에서 참형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죽음을 앞둔 죄수의 표정에 충격을 받아 그 죄수의 얼굴을 세겼다고도 한다.

무엇이 맞는 이야기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의 얼굴을 세겨둘만큼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일 수도 있겠다. 움푹패인 퀭한 눈이 주는 강렬한 인상으로 이미 그 상징성은 충분히 드러나고 있어 보인다. 그가 누구이든 수 백년이 지나도록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면 그것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와 심장에 세겨진다면 감당할 자신이 있을까. 그가 철천지 웬수만은 아니길 빈다. 원컨데 연인이든 스승이든 벗이든 그를 떠올려 그 세겨진 가슴에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더이상 다른 무엇을 바랄 이유가 없다.

'미켈란젤로를 괴롭힌 사람', 손에 든 책 한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긴 시간을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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