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귀한 가을날이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한 구름이 낮게 드리운 하늘에 틈이 생겼다. 잠깐 빛이 드는가 싶더니 이내 흐려지고 만다. 그 잠깐의 틈이 귀한 모습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기에 향기에 끌려가 곁을 서성이다 향기에 버금가는 색감에 마음이 꿈틀하던 나무 그늘에 들었다.

둥지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잡힌 금목서의 꽃 한송이가 허공에 머물러 있다. 굳이 거미와 다툼을 할 것도 없는 빈 곳이라 다행이다. 주인이 떠난 곳에 객이 들어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그것도 잠시 뿐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언제 떨어질까는 관심사가 아니다.

보이지도 않은 외줄에 걸린 꽃송이가 천연덕스럽게 그네놀이에 빠져 있다. 이미 떠난 곳에 대한 마음은 접었으니 잠시 유희를 즐겨도 좋다는 심사일지도 모른다. 슬그머니 꽃에 마음 실어 무게를 더해보고픈 심술을 부려보고도 싶지만 아직 나무에 붙어 있는 꽃에게 민망하여 미소짓고 만다.

잠시 멈춘 걸음이 그 곁에 오랫동안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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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
국화는 노란색이어야 하고 산국이 피어야 국화 핀 것이다. 올망졸망 노오란 색이 환하다. 중양절 국화주 앞에 놓고 벗을 그리워 함도 여기에 있다. 국화주 아니면 어떠랴 국화차도 있는데ᆢ.


산에 피는 국화라고 해서 산국이다. 국화차를 만드는 감국과 비교되며 서로 혼동하기도 한다. 감국과 산국 그것이 그것 같은 비슷한 꽃이지만 크기와 향기 등에서 차이가 있다. 산국은 감국보다 흔하게 볼 수 있고 가을 정취를 더해주는 친근한 벗이다.


개국화·산국화·들국이라고도 하는 산국은 감국과 비슷하게 피면서 감국인 것처럼 흉내를 내는 것으로 보고 '흉내'라는 꽃말을 붙은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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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단풍이 이래야한다는 것을 미리 보여주고 싶은 하늘의 마음이라 여겨도 좋을 것이다. 이 하늘 아래 펼쳐질 가을이 전하는 선물이다. 무엇하나라도 머뭇거리다 놓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멈춘 걸음을 쉽사리 움직일 수가 없다.


누군가의 그 따스한 바램처럼 내가 보는 것을 그대도 볼 수 있기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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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콩'
모양이 신기해서 꼭 찾아보는 식물이다. 풀숲에서 다른 식물에 의지해 자라는 덩굴성식물이다. 모양도 색감도 주목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두루두루 갖췄다.


이제 막 날아오를듯 날씬한 몸매에 살포시 여민 자주색 날개가 있어 모습으로 로의 모습을 한층 뽑낸다. 나비를 닮은듯 새를 닮은듯 신기한 모양이다.


새를 닮은 모양에서 새콩이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을만큼 날아가는 새를 닮았다. 하지만 새콩이라는 이름은 식물이름에 붙는 '개'라는 의미와 비슷한 '기본종에 비해 모양이 다르거나 품질이 다소 떨어져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비슷한 돌콩은 앙증맞은 새침떼기 모습이라며 새콩은 도회지 처녀의 모습이 연상된다. '반드시 오고야말 행복'이라는 멋진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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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 농부 김 씨 부부의 산골 슬로라이프
김윤아.김병철 지음 / 나는북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산골에서 두 번째 삶을 누리는 김씨 부부

시골로 이사 온지 6년쯤이다시골 살이라고 해도 일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일어나서 잠들기까지 하늘을 한 번 쯤은 더 보는 것과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그렇게 알게 된 새로운 사람들은 이미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시골 요소요소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다그들의 일상 속에 남다른 삶의 가치가 이미 구현되고 있다.

 

그렇게 들여다 본 사람들은 귀농이든 귀촌이든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을 살아간다카페를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식당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며 생활의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각기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기에 사는 모습도 다 다르다이 다름을 인정하니 곁에 머물며 정을 나워갈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이들과 비슷한 일상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책에서 만난다.

 

잘나가는 식당 주인이 어느 날 갑자기 시골생활을 하자고 작정하고 나선 곳이 경북 영양의 노루모기였다고 한다이곳에서 살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연에 둘러싸여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복이 찾아왔단다. '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를 통해 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본다.

 

시골생활을 선택한 이유가 딱히 설명되지 않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다시골에 그것도 산중에 정착하고 농사지으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해서 만족하고 산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그런 일상의 모습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눈과 추위 속에 갇힌 겨울을 지나면서 봄여름가을겨울 씨 뿌리고 가꾸며 다음에는 무엇을 심을까를 생각한다틈틈이 산과 들에 나는 산나물과 열매를 따서 먹을거리를 장만하고 이웃과 나눔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더해간다.

 

산중 생활에 익숙해지며 잊고 살았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다손으로 그릇을 빚고 나무를 깎아 가구를 만들며 필요하면 집도 짓는다모두 처음 하는 일이지만 이웃이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그 속에 사람 사는 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산중에는 누구에게 잘 보일 이유도나를 지켜보는 이도 없으니 부지런하고 깨끗이만 하고 산다면 살아가는 방법이야 뒤섞인들 아무렴 어떨까 싶다.”

 

사는 터전이 바뀌면 일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뀐다바뀐 생각으로 삶이 저절로 풍요롭고 행복해진다억지 부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듯이 자연스러운 변화다그 변화를 스스로 알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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