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다.
"기다림은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다." 최준영의 책 '동사의 삶'에 나오는 문장이다. 한 권의 책을 닫으며 문장 하나를 기억한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요즘들어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더욱 주목해 본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는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을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과 함께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아는 무엇을 이야기 한다. 그 중심에 그리움이 있다. "너였다가/너였다가,/너 일 것이었다가/"


섬찟한 가시로 무장하고 접근을 거부하는 나무의 겨울눈이다. 시간을 들여 지켜보는 그 중심에 기다림이 있다. 새싹을 낼 힘을 키워가는 나무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감정의 교류다. 봄이든, 희망이든, 시간이든, 너이든ᆢ. 다른 무엇을 담아 기억하고, 보고, 찾고, 생각하며 내 안에 뜸을 들이는 일이 기다림이다. 그렇게 공구한 기다림 끝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꽃을 볼 기회가 궁한 때다. 안 보이던 곳이 보이고 미치지 못했던 것에 생각이 닿는다. "기다림은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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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꼬마리'
추억의 열매다. 뾰쪽한 가시가 여럿 달린 열매를 따서 친구들에게 던져 옷에 붙게하는 놀이에 썼다.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던 이아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열매였다.


노란색으로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수꽃은 줄기 끝에 따로따로 피며 달린다고 하는데 본 기억에 없다. 다른 꽃들에게 한눈 판 때문이리라.


역시 꽃보다 열매에 주목한다. 겉에 달린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있어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 열매가 멀리 퍼지게 한다. 이 열매가 창이자로 불리며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개구장이들의 추억이 담긴 식물로 '고집', '애교' 라는 꽃말이 제법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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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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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상이 곧 사랑이다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다시 사랑의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그거 참 얄궂지?"

 

누구나 사랑’ 앞에서 늘 주인공이면서도 언제나 약자가 되는 아이러니는 대상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그래서 모든 사랑은 혼자 하는 사랑이다심지어 사랑으로 인해 불타오르는 순간에도 그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은 혼자이다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가그래서 사랑그거 참 얄궂다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스쳐 지나왔으되 결코 스쳐 지나올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한없는 기쁨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세상에 다시없는 슬픔인 사랑에 대해 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모순된 감정의 교감을 달달하고 짠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만의 시적언어로 뭇 독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시인 이정하의 글 속에는 사랑 때문에 설레고아프고외로운 마음들을” 아프고위로받고공감하며 스스로를 다독일 힘을 얻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짧은 문장이 주목하며 가슴 속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은 지금 내 마음이 걷고 있는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이야기의 흐름에서도단어 하나에서도 예기치 않게 전해지는 잔잔하거나 때론 격렬한 반응은 다시 사랑 앞에 오롯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스스로 사랑의 주인공이면서도 그 깊은 속내를 다 알지 못하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사랑에 주목하여 깊은 성찰의 결과를 공유하며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시인의 글이 가지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사랑 앞에서 늘 주저할 수밖에 없는 낯선 마음들을 오랫동안 한결같은 온기로 다독여준 때문은 아니었을까온기를 전하는 그림과 함께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독임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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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이 가져온 아름다움이다.
적당한 피로감이 싫지는 않다. 몸의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묵직한 느낌이 나른해지며 가라앉은 몸에 과하지 앓은 긴장감을 불러와 스스로를 다독이게도 한다.


몰입이 가져온 결과라 너그럽기도 하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의 대들보를 들었다놨다 몇번씩이나 반복하며 시간가는줄 모르며 즐겼던 누림의 여파가 살며시 표면으로 드러난다. 원인도 알고 스스로 제공한 원인을 즐기기까지 했으니 복에 넘치는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몰입해본 이들만이 누리는 마음 속 평화로움이다.


짬을 내어 본다. 나무에 새긴 정과 뜻을 겹으로 쌓았다. 각기 다른 온도와 지향을 가졌지만 서로 기대어 하나를 이룬다. 칼이 앞선 마음의 길을 따라나선다. 나무와 쇠, 마음이 만나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몰입이 가져온 아름다움이다.


몸을 지배할 의지가 없는 피로감이 긴장한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는다. 몸을 움직여 마음을 덥히는 일에 몰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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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
모두가 숨죽인 풀섶에서 이때다 하고 여리고 하얀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부끄러움 보다는 보란듯이 해냈다는 당당함이 앞선다.


솜털을 붙이고 하늘을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주어진 사명을 수고로움으로 애쓴 결과다. 바람따라 낯선 곳으로 먼 여행을 할 꿈을 안고 설레고 있는 모습이다. 바람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가깝거나 때론 먼 길 날아 새로운 땅에 부디 안착하길 빌어본다.


박주가리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어 자라며,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한여름에 피는 꽃은 흰색 또는 연한 보라색이다. 넓은 종 모양으로, 중앙보다 아래쪽까지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 안쪽에 긴 털이 많다. 열매는 길고 납작한 도란형, 겉이 울퉁불퉁하다. 씨는 흰색 우산털이 있다.


씨앗에 붙어있는 우산털은 인주를 만드는 데 쓴다고 한다. 이 우산털이 있어 '먼 여행'이라는 꽃말이 제 구실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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