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난초'
삶의 터전을 옮기고 정신없는 한해를 보내고 난 후 시작된 숲 탐방에서 딱 한개체를 만난 후 두해동안 보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라진 꽃을 마음에 담았다.


다른 식물의 상태가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눈맞춤 했다. 올해는 인근에서 대군락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살핀다.


주름진 녹색의 잎 사이에 황금빛색으로 유독 빛나는 꽃을 달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운다. 백색의 입술모양 꽃부리의 안쪽에는 홍자색의 반점이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녹색과 노랑 그리고 하얀색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닭의난초라는 이름은 꽃잎 모양이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초류에 제비난초, 잠자리난초, 병아리난초 등과 같이 동물이름이 많이 붙어있는데 동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식물어서 찾아 짝을 지어 이름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초여름의 풀숲 사이에 녹색이나 하얀색이 피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특별한 색감으로 피어 '숲속의 요정'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_읽는_하루

저 능소화

주황 물 든 꽃길이 봉오리째 하늘을 가리킨다
줄기로 담벼락을 치받아 오르면 거기,
몇 송이로 펼치는 생이 다다른 절벽이 있는지
더 뻗을 수 없어 허공 속으로
모가지 뚝뚝 듣도록 저 능소화
여름을 익힐 대로 익혔다
누가 화염으로 타오르는가, 능소화
나는 목숨을 한순간 몽우리째 사르는
저 불꽃의 넋이 좋다
가슴을 물어라, 뜯어내면 철철 피 흘리는 
천 근 사랑 같은 것,
그게 암덩어리라도 불 볕 여름을 끌고
피나게 기어가 그렇게 스러질
너의 여름 위에 포개리라

*김명인의 시 '저 능소화'다.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때 능소화는 기다림의 꽃을 피운다.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드는 것이 간절한 그리움의 넋이 스며든 까닭은 아닐까. '천 근 사랑 같은' 담장에 피고지는 능소화와 이 여름을 함께할 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밝음과 어두움,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근거다. 둘의 어우러짐으로 깊이와 넓이를 더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비로소 이루어진다. 빛과 그림자, 적절한 균형이 요구되는 더딘 발걸음이기에 때론 감당하기 버거운 배려와 인내를 요구한다.

둘의 균형, 반드시 필요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유지되길 바라는 것도 욕심이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고정불변이 아니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아야 한다.

자신을 들여다보듯 닮은듯 서로 다른 마음을 본다. 동질감을 넘어선 자리에는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큰 소망하나 담아 무심한듯 흐르는 달을 바라보며 두손 모아본다.

내가 다시 피울 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연암평전'
-간효윤, 소명출판

한 쪽 귀는 늘 열어둔다. 그 방향이 18세기 조선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 중심에 연암이 있다.

유한준, 정조, 박규수, 오복, 이씨 부인, 박종채, 이재성, 백동수, 유언호, 연암, 간호윤

위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11인의 시각으로 쓴 연암 박지원의 평전이다.

"무결점의 박지원이 아니라, 조정의 이단아이자 세상 물정 모르는 선비로서의 박지원, 집에 빚쟁이가 늘어서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으려는 박지원, 왕에게 아부하는 대신 종에게 자신의 소설을 들려주는 박지원"을 이야기한다.

이미 아는 기존의 정보에 넓이와 깊이를 더할 기회가 몹시도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참대'
무엇이든 때가 있나 보다. 같은 꽃을 매년 보지만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예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높은 산 계곡가에서 환하게 반겨주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흰꽃이 많이도 피었다. 독특한 모양의 꽃술을 받치고 있는 속내가 노랗다. 이 노랑색으로 인해 비슷한 꽃을 피우는 다른 나무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 나무와 꽃만으로는 혼동하기 쉬운 나무로 말발도리가 있다. 물참대는 잎이 마주나고 표면은 녹색이며 털이 거의 없다. 줄기는 밑에서 많이 올라와 포기를 형성한다.


지리산 노고단 아래에서 첫눈맞춤하고 세석평전 오르는 계곡에서 풍성한 모습을 만났다. 올해 만난 꽃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