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누가 그랬다

누가 그랬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가끔은 이성과 냉정 사이
미숙한 감정이 터질 것 같아
가슴 조일 때도 있고
감추어둔 감성이 하찮은 갈등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가쁜 숨을 쉬기도 한다

특별한 조화의 완벽한 인생
화려한 미래
막연한 동경

누가 그랬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

*이석희의 시 '누가 그랬다'다. 가을을 맞이하는 마음이 세상과 스스로에게 조금은 넉넉했으면 좋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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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채'
꽃 찾아 다니다 만나는 자연의 신비스러운 것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한동안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은 당연하고 오랫동안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습기 많은 여름에 핀다. 작은 크기로 땅에 붙어 올라와 앉아있는듯 보이며 타원형으로 된 포에 싸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앉은부채라는 가부좌를 틀고 앉은 부처님과 닮아서 ‘앉은부처’라고 부르던 것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 애기앉은부채는 앉은부채와 비슷하나 그보다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반면 애기앉은부채는 고온다습한 여름이 되어야 꽃이 핀다.


자생지가 많지 않아 쉽게 볼 수 없는 꽃이라 다시 볼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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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아온 시간이 때를 만나 세상과 만나기 위해 속내를 풀어낸다. 안개 자욱한 길을 가다 문득 눈에 들어와 발걸음을 붙잡혔다. 한참을 들여다보며 눈맞춤 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 

그냥 좋다.

'그냥'이라는 말이 가진 힘은 이처럼 대상을 바라봄에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에 있다. 문득 눈길 머무는 잠시지만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그것이 '그냥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냥'이라는 이 느낌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관심, 애씀, 견딤, 기쁨, 성냄, 울음, 외로움, 고독 등?수없이 많은 감정의 파고를 건너고 나서야 얻어지는 마음 상태다. 기꺼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길을 가면서 얻어지는 뿌듯함과도 다르지 않다.

그냥 그렇게,
그대를 향하는 내 마음도 그냥 좋다.

홍자색의 꽃을 풀어내고 있는 산오이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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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4
-김성동, 솔

"국수國手는 바둑과 소리, 악기, 무예, 글씨, 그림 등 나라 안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나 일인자를 지칭하는 말로, 장편소설 '국수'는 임오군변(1882)과 갑신정변(1884) 무렵부터 동학농민운동(1894) 전야까지 각 분야의 예인과 인걸들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이야기다.

4권으로 넘어왔다. 제법 시간이 걸리지만 손에서 놓지 않았다. 3권을 넘어오며 이제서야 속도감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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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진채에서 당한 것보다 곤경이 심하나 도를 실천하느라 그런 것은 아닐세. 

안회의 가난에 망령되이 비교하려들면 무엇을 즐기냐고 묻겠지.
무릎을 굽히지 않은 지 오래인 나처럼 청렴한 인간 없음을 어찌겠나.
꾸벅꾸벅 절하노니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네.
여기 술병까지 보내니 가득 채워 보냄이 어떠한가?"

*연암 박지원이 박제가에게 돈을 꾸어 달라고 보낸 편지다. 미안함도 부끄러움도 보이지 않는다. 더 주목되는 것은 이 편지에 대한 박제가 답장이다.

"열흘 간의 장맛비에 밥 싸둘고 찾아가는 벗이 못 되어 부끄럽습니다. 

200닢의 공방은 편지 들고 온 하인 편에 보냅니다.
술병은 일없습니다. 세상에 양주의 학은 없는 법이지요."

*박제가의 답장이다. 고생하는 연암의 처지를 먼저 알아 찾아갔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부끄럽다고 한다. 종에게 돈은 보내지만 술까지 보내지는 못하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망하는 것이 모두 이뤄지는 건 인생의 순리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꿔달라는 사람이나 꿔주는 사람이나 피차 구김살이 없다.


*초여름 꽃을 보고자 세석평전을 오르며 보았던 구상나무의 열매다. 무심한듯 서 있는 열매 둘이 어쩌면 벗의 모습은 아닐까 싶어 문득 찾아보게 된다. 

이런 관계도 있다.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내가 그에게 그런 벗이 되면 되는 일이다. 꽃보러 다니는 중심에 사람 사귐의 이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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