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나리'
불갑사 가는 길 가장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길을 가다 이 꽃을 처음 만난날 우뚝 선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세상에 같은 꽃 하나도 없지만 어찌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한동안 널 다시 보기 위해 숲을 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눈맞춤 한다. 무더운 여름을 건너 숲 속 그늘진 곳에서 곱게도 피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뒷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이기에 더 반갑다.


뻐꾹나리는 이름이 특이하다. 모양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색도 특이하다. 이 색이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앞가슴 쪽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뻐꾹나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 붙인 이의 속내가 궁금하다. 뻑꾹나리라고도 부른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못할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는 꽃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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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산책

바로 그자리
그곳에 그대가 있지요

나, 세상의 버려진 귀퉁이
모난 돌맹이되어 굴러다닐때
사람의 불빛이 한없이
쓸쓸해질때
저녁 안개처럼 다가와 내 손을
슬며시 잡지요

비가 오면 비의 아름다움으로
눈이 오면 눈 내리는 날의 순결함으로
꽃핀 날의 눈부심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내게 주고는

바람부는 거리에서 숨을 멈추고
우리함께 날아올랐지

바로 그자리 그곳에
햇빛 드는 우듬지로 남아
그대는 서고 나는 앉아서

오늘은
눈시린 푸른 하늘을 마냥 바라보지요
아낌없이 비어버린 그 속내를
들여다 보지요

*최춘희의 시 '산책'이다. 볕ㆍ바람ㆍ온도ㆍ습도?. 모든 것이 적당하여 어느 곳을 걸어도 좋을 때가 지금 이 가을이다. 느릿느릿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일, 그 중심에 내가 있고 그대가 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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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줄가리'
꽃이라고 하면 쉽게 활짝 피어있는 상태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꽃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만개한 꽃이 주는 특유의 느낌을 통해 전해지는 공감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꽃 한송이는 수많은 상황에 맞물리는 다양한 노력에 의해 피어난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둘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장석주는 시 '대추 한 알'에서 수많은 상황에 맞물리는 다양한 노력에 주목했다. 결과에 집착한 나머지 잊었거나 때론 외면한 과정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을 여기서도 만난다.

나팔꽃이 환하게 꽃을 피워다가 진다. 조금씩 움츠려드는 모습이 꽃만큼 아름답다. 누구나 꽃을 보지만 누구도 보지 못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듯 매 순간 꽃 아닌 때가 없음을 다시 확인한다.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것을 보며 딱히 대줄가리와 여줄가리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일에 딸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을 뜻하는 말이 '여줄가리'다. 이 여줄가리에 반대되는 말로 '어떤 사실의 중요한 골자'를 일컫는 '대줄가리'가 있다. 대줄가리에 주목하다보면 여줄가리의 수고로움을 잊고 말았던 지난 시간들이 가슴에 머문다.

지는 자리가 따로 없음을 몸으로 말하고 싶은걸까. 나팔꽃의 다문입이 강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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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로 피어
-손남숙, 목수책방

"55편의 우리 나무 이야기는 특정 장소에 뿌리 내리고 사는 나무의 몸에 오랜 시간 천천히 새겨진, 누군가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은 나무에 몸과 마음을 기대어 살아 온 우리의 이야기이자 곧 나의 이야기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창녕 우포늪의 이야기를 통해 소식을 접하게된 손남숙 시인의 나무에세이이다. 우포늪에서 자연환경해설사로 일하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분이다.

관심 있는 나무이야기라서 선듯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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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가래꽃'
학처럼 생긴 모습으로 하얀 날개를 펼치고 고개를 내밀어 비상을 꿈꾼다. 구름 너머 어딘가 있을 떠나온 곳을 그리워 하는 것일까.


눈둑을 걷다가 만나는 식물이다. 주목하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식물들이다. 올 여름부터 대문을 나서면 만나는 논둑을 자주 걸었다. 벗풀, 물달개비, 사마귀풀을 비롯하여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수염가래꽃'은 논두렁과 논바닥이 만나는 경계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수분이 많은 조건에서 잘 살고, 일시적이나마 건조해져도 잘 견디는 편이다.


꽃은 6~9월에 피며, 흰색 또는 붉은빛이 도는 흰색으로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잎은 깊게 갈라져서 5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2장이다. 윗입술의 꽃잎은 좌우로 갈라져 180도 방향으로 배치하고, 아래 입술의 꽃잎은 3갈래로 갈라져 아래로 펼쳐진다.


수염가래꽃이라는 이름은 '수염'과 '가래', '꽃'의 합성어다. 수염이라는 말은 아이들이 놀이할 때 코 밑에 달고 노는 수염 같아서 붙여졌고, 가래는 농기구 가래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꽃이 갈라진 것 때문에 갈래라는 말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꽃모양으로 보면 영락없이 숫잔대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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