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하루의 시작은 찬서리와 함께하지만 이미 기운을 빼앗겨버려서 고운 아침햇살에도 이내 사라지고 만다. 앞만 보고 밀고오는 봄과 뒷걸음질로 주춤거리는 겨울과의 경계라지만 이미 대세는 결정되었다.

단단한 틈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힘은 정해진 방향으로 나아갈 의지에서 비롯된다. 물러설 수 없는 그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오늘 이 순간이 백척간두 그곳이다.

그 간절함으로 이 봄볕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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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대극
올해 1월초 울진 바닷가에서 만난 식물을 다시 만났다. 여태 꽃 핀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꽃까지 봤으니 다음은 열매를 확인할 기회가 있기를 기다린다.

어린 잎이 유난히 붉다. 그래서 붉은대극일까. 꽃을 피운 모습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우연히 보게된 뿌리는 상상을 초월하게 크다.

숲 속 바위지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매년 같은 자리를 찾아가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 봄에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식물이라 유심히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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葛覃 갈담
葛之覃兮 施于中谷 갈지담혜 이우중곡
維葉萋萋 黃鳥于飛 유엽처처 황조우비
集于灌木 其鳴喈喈 집우관목 기명개개

​葛之覃兮 施于中谷 갈지담혜 이우중곡
維葉莫莫 是刈是濩 유엽막막 이예이확
爲絺爲綌 服之無斁 위치위격 복지무역

言告師氏 言告言歸 언고사씨 언고언귀
薄汙我私 薄澣我衣 박오아사 박한아의
害澣害否 歸寧父母 할한할부 귀녕부모

칡넝쿨이 뻗어 나가 계곡 가운데 퍼져 있구나
그 잎이 무성하거늘 꾀꼬리가 날아와
관목에 앉으니 그 소리 꾀골꾀골

칡넝쿨이 뻗어 나가 계곡 가운데 퍼져 있구나
그 잎이 무성하거늘 베어내고 삶기도 하여
고운 갈포 거친 갈포를 만드니 오래 입어도 싫증나지 않구나

선생님에게 고하여 친정에 갈 것을 말씀드리게 하노라
나의 일상복을 빨고 나의 외출복을 세탁하노라
무엇을 빨고 무엇을 빨지 않겠는가 돌아가 부모님께 안부 인사 드리리라

*시경 주남 두번째 시 '葛覃 갈담'이다. 우응순 강의, 김영죽 정리 북튜브 발행 "시경 강의 1"에서 옮긴다.

#시경강의1 #우응순 #김영죽 #북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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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좋다.
밤사이 시끄러운 세상사에도 해는 따스한 온기로 어둠을 밝혔다. 긴 그림자가 짧아지는 잠시 동안 시끄러울 뿐이다.

볕의 온기에서 봄의 발랄함이 깨어나는 시간에 앞서는 깊은 고요가 전하는 희망을 본다. 조심스럽지만 외부에 굴하지 않는 의연함이 봄의 근본 힘이라는 것을 익히 아는 까닭이다.

봄으로 내달리는 숲에서 깨어난 꽃에 빛이 들었다. 조심스런 발걸음 보다 섬세한 눈길이 그 순간에 머문다. 홀로 빛나는 때를 함께 누리는 환희가 여기에 있다.

얼굴을 어루만지는 볕의 온기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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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게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걸
깨우치며 산다는건
또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김시천시인의 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게"다. 계절도 봄으로 바뀌는 때, 문득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하다. 무탈하게 지내는지ᆢ.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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