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화ㆍ죽단화(겹황매화)
숲속에서 만나면 친근함에 반갑게 눈맞춤한다. 사람들 가까이 살았다는 생각에 언젠가 이 꽃이 피는 언저리 어딘가에 사람이 살았을거라며 그 흔적을 찾게 만드는 꽃이기도 하다.

이 꽃도 사람이 살았던 산성 언저리에서 만났다. 제법 군락을 이룬것으로 보아 자리잡은 시간을 짐작케한다. 이곳에 80년대 중반까지도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때 그 사람들의 흔적을 만나듯 반갑다.

봄에서 초여름까지 꾸준히 꽃을 피운다. 황매화가 5장의 꽃잎을 가진 것에 비해 죽단화는 겹꽃잎이다. 그래서 겹황매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은 풍성하게 피나 열매는 거의 맺지 못한다니 그래서 꽃이라도 더 풍성하게 피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유산가遊山歌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을 가세.
죽장망혜단표자로 천리강산 들어를 가니, 만산홍록들은 일년일도 다시 피어 춘색을 자랑노라.
색색이 붉었는데, 창송취죽은 창창울울한데 기화요초난만중에 꽃 속에 잠든 나비 자취 없이 날아난다.
유상앵비는 편편금이요, 화간접무는 분분설이라. 삼춘가절이 좋을씨고 도화만발점점홍이로구나.
어주축수애산춘이라던 무릉도원이 예 아니냐. 양류세지사사록하니 황산곡리당춘절에 연명오류가 예 아니냐.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중천에 높이 떠 두 나래 훨씬 펴고 펄펄펄 백운간에 높이 떠서 천리강산 머나먼 길을 어이 갈꼬 슬피운다.
원산 첩첩 태산은 주춤하여 기암은 층층 장송은 낙락에 허리 구부러져 광풍에 흥을 겨워 우쭐우쭐 춤을 춘다.
층암절벽상의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 드리운 듯 이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골 물이 솰솰 열의 열골 몰이 한데 합수하여 천방져 지방져 소쿠라져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건너 병풍석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같이 흩어지니
소부 허유 문답하던 기산영수가 예 아니냐.
주곡제금은 천고절이요 적다정조는 일년풍이라. 일출낙조가 눈앞에 어려라(버려나니) 경개무궁 좋을시고.

*경기 12잡가 중 한 곡으로 봄을 맞아 구경하기를 권하고 봄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다.

초록에 초록을 더하더니 어느사이 경계가 사라졌다. 어느 무엇이 더 돋보이는 시절보다야 눈요기 거리는 덜하지만 서로 품어 안아 너와 내가 구분 없는 이 시절이 더 귀한 것 아니던가. 봄도 끝자락으로 달려가는 이때, 마음씨 좋은 벗님들과 산천경개 어느 곳에서 만나지기를 빌어본다.

https://youtu.be/oPRAvjCFAjQ

매번 이춘희 명창의 유산가를 듣다가 이번엔 젊은 소리꾼 강효주의 소리로 듣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앵초'
몇해 전 우연히 발견한 앵초밭을 이번에는 가보지 못하고 말았다. 일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그래도 뜰에 심어둔 앵초가 꽃을 피워 아쉬움을 달래주어 그나마 다행이다.
 
제법 투툼한 질감에 털 많은 잎을 아래에 두고 하트 모양으로 갈라진 다섯장의 홍자색 꽃이 둥그렇게 모여 핀다. 색감이 주는 독특하고 화사한 느낌이 특별한 꽃이다.
 
앵초라는 이름을 가진 종류로는 잎이 거의 둥근 큰앵초, 높은 산 위에서 자라는 설앵초, 잎이 작고 뒷면에 황색 가루가 붙어 있는 좀설앵초 등이 있다.
 
꽃이 마치 앵두나무 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앵초라고 하였다는데 그 이유에 의문이 들지만 꽃에 걸맞게 이쁜 이름이긴 하다. ‘행복의 열쇠’, ‘가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읽는수요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이외수 선생님의 시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이다. 5월은 이외수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시를 여기에 공유 합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병에 꽃을 꽂아 놓는 데는 각각 알맞은 곳이 있다. 매화는 한 겨울에도 굴하지 않으니 그 매화꽃을 몇 바퀴 돌면 시상이 떠오르고, 살구꽃은 봄에 아리땁게 피니 화장대에 가장 알맞고, 배꽃에 비가 내리면 봄 처녀의 간장이 녹고, 연꽃이 바람을 만나면 붉은 꽃잎이 벌어지고, 해당화와 도화, 이화는 화려한 연석에서 아리따움을 다투고, 목단과 작약은 가무하는 자리에 어울리고, 꽃다운 계수나무 한 가지는 웃음을 짓기에 충분하고, 그윽한 난초 한 묶음은 이별하는 사람에게 줄 만하다. 비슷한 것을 이끌어 실정에 전용하면 맞는 취향이 많다.
 
*조선사람 허균(許筠, 1569~1618)의 '성소부부고'에 나오는 글이다. 무엇이든 저마다의 조건과 준비 정도에 따라 어울리는 때와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꽃도 이럴진데 하물며 사람은 말해 무엇할까.
 
바라볼 때마다 가슴에 온기가 전해지며 위안받는 사람이 있다. 바라볼 때마다 슬픔이 묻어나 가슴이 애잔해 지는 사람이 있다. 바라볼 때마다 피하고만 싶은 불길함을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지닌 인품으로 인해 저절로 전해지는 그 사람의 빛과 향기가 있다는 말이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는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저마다 다른 역할이 보이는데 억지를 부린 결과로 인해 그 아픔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권력의 갈림길에 선 사람 둘이 있다. 누구는 잊혀지길 원한다는 전언이고 누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인데 자신만 모르고 있어 보인다.
 
스스로 제 몫을 모른다면 꽃을 선택하여 실정에 전용하듯 "권력의 주인이 제 몫을 다하는 것"이 올바름일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레이스 2022-05-1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매화인가요?
글이 꽃처럼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