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중나리'깨순이가 짙어가는 초여름의 숲에서 붉디붉은 미소를 건넨다. 붉은 속내를 보이는 것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왕지사 얼굴 붉혔으니 하늘 봐도 될텐데ᆢ.
'털중나리'는 전국의 산과 들의 양지 혹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위쪽에서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려 핀다. 안쪽에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풀 전체에 털이 덮여 있는 것같이 보이기 때문에 '털중나리'라고 한다. 뒤로 젖혀진 꽃잎 중간까지 점이 있어 다른 나리와 구분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특산식물이고 환경부지정 희귀식물이다.
봄꽃이 지고 나서 여름꽃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알려주는 듯 나리꽃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핀다. '순결', '존엄', '진실'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내 여자의 열매-한강, 창비'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이 세가지 중편 소설의 출발이 '내 여자의 열매'라고 한다. 하여, 두번째로 작가 한강을 만난다.'내 여자의 열매'가 포함된 소설집이다. 실린 작품으로는 '어느 날 그는', '아기 부처',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붉은 꽃속에서', '아홉 개의 이야기', '흰 꽃', '철길을 흐르는 강'이다.
풀벌레 소리로 비 그침을 안다.
미미하게 산기슭을 내려오는 바람결에 물기를 덜어내며 여름밤이 그렇게 깊어간다.긴ᆢ밤이었으면 싶다.
'정갈하다'마음 껏 쏟아내며 바람까지 동반하던 비도 어쩌지 못한다. 뿌리 내리고 품을 키워가는 이 연약한 생명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미풍의 바람에도 흔들리면서 더 쎈 바람 앞에선 가지런한 모습이다. 이래저래 어지러운 세상 속에 발딛고 살아가는 내 마음자리도 이와 다르지 않길 바래본다.비 그친 아침이 정갈하다.
'일월비비추'보라색 빛과 뽀쪽하게 내민 모양이 이채롭다. 열린 틈으로 긴 수술을 내밀고 매개자를 인도한다. 한곳에 모아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널 위해 피웠으니 누려도 좋다는 듯.
안쓰럽고 위태롭다. 가녀린 꽃대에 어떤 힘이 있어 바람이 전하는 무게를 감당하며 꽃까지 피울 수 있을까. 생명의 순리 앞에 겸허해 진다.
'일월비비추'는 산속의 물가나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고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을 이룬다.
꽃은 6~7월에 연한 보라색 꽃이 꽃대 끝에 모여 핀다. 꽃대에 줄지어 피는 비비추와 쉽게 구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일월비비추'라는 이름은 경상북도 일월산에서 처음 발견된 비비추의 종류라는 뜻이다. 꽃이 흰색으로 피는 것을 '흰일월비비추'라고 한다. '방울비비추', '비녀비비추'라고도 한다.
숲속이나 계곡에서 홀로 또는 무리지어 핀 일월비비추를 보면 '신비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인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