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풀'
순백의 꽃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삼각형 모양의 꽃잎 석장이 모여 한송이를 미루고 노랑 꽃술을 달았다. 순백과 썩 잘 어울리는 노랑이다.


미끄러운 논둑을 조심스럽게 걷는다. 손엔 무거운 막걸리가 가득 담긴 주전자를 들었으니 발걸음은 더딜 수밖에 없다. 조심한다고는 했지만 한쪽발이 논으로 빠지고 주전자 뚜껑이 열려 막걸리를 반쯤이나 쏟았다. 덜컥 겁이난 눈에 하얗게 핀 꽃이 걱정말라는 듯이 웃고 있다. 그렇게 막걸리 쏟은 불안함을 잠시 달래주던 꽃을 머리가 꽃 닮아 하얗게 된 지금에서야 만났다.


'벗풀'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연못가나 수로 및 논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줄기 끝은 덩이줄기가 된다.


꽃은 6~8월에 흰색으로 피며 꽃줄기에 층을 이루어 꽃자루가 3개씩 돌려난다. 꽃차례의 위쪽에 수꽃, 아래쪽에 암꽃이 달린다.


관상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되는 벗풀은 '신뢰'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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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6-08-27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벗풀 이라...
오래전 돌아다니기 좋아하던 시절.
물기가 남아있는 논에서 많이 봤던 꽃이고 작고 예뻐서 좋아라 했던 꽃인데, 무진 님 덕에 이제서야 이름을 알게 되었네요. 개구리밥(?)이 퍼져있는 논에 앙증맞게 피어있던 꽃이 새삼 기억나네요.
관상용으로 충분한데 약용으로도 쓰인다니... 게다가 `신뢰` 라는 꽃말도 정말 착한 꽃이네요.

무진無盡 2016-08-27 22:34   좋아요 1 | URL
아ᆢ이풀을 아시는군요? ^^
농촌에서 자라고 도시에 살다 다시 농촌으로 터전을 옮겨온지 얼마되지 않아 틈날 때마다 산으로 들로 다니며 옛기억을 되찾고 있답니다 ~^^
 

달이 밝은 뜰에 서서 저녁노을을 떠올려본다. 새날을 시작하고서야 겨우 마감하는 하루다.

서산 너머로 해 떨어지는 사이 쯤이면 그 산을 몇 번을 넘고도 남을 시간이다. 머리와 심장의 거리만큼 몸은 늘 마음보다 게으른 탓이다.

나는 오늘도 산을 넘지도 못하면서 그 산 너머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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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넘는다. 붙박이 삶이지만 꿈은 언제나 담장 너머에 있다. 땅에 뿌리 내린 상사화나 담장 위 기와에 터를 잡은 양치류의 삶이나 오늘에 붙잡혀 바둥대는 나, 모두 오십보 백보다.

오늘도 담장을 넘어갈 꿈으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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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곧장 하늘로 솟아 올라 오롯이 꽃만 피웠다. 풍성하게 꽃을 달았지만 본성이 여린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데로 꽃이 주는 곱고 단아함은 그대로다. 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듯 초록이 물든 풀숲에서 연분홍으로 홀로 빛난다.


'무릇'은 전국 각지에 야생한다. 산 가장자리와 들이나 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2개씩 나오고 약간 두꺼우며 표면은 수채처럼 파지고 끝이 뾰족하며 털이 없다.


꽃은 7~9월에 연분홍색으로 피고 꽃대 끝에 달리며 순차적으로 핀다. 흰꽃을 피우는 것은 흰무릇이라고 한다.


여린 꽃대를 올려 풀 속에서 꽃을 피워 빛나는 무릇을 보고 '강한 자제력'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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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여 년을 한자리에 서 있었다. 키를 키우고 품을 넓혀가는 동안 사람과 함께한 시간을 오롯이 제 몸에 새겼다.

그 나무에 삶을 향한 사람의 간절함과 정성을 엮어서 묶었다. 칠월 백중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나무가 칡덩굴에 엮여 하나된 자리인 것이다. 사람보다 더 오랜시간을 지켜왔을 삶의 터전에 술잔 올리고, 남은 잔을 나눠 마신다. 100년도 버거운 사람에겐 나무는 경이롭고 대견한 생의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당산나무를 가까이 두고 살아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칡덩굴 걸린 나무 앞에 공손히 두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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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25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곳에도 400년된 느티나무가 있어요. 80년대에 벼락 맞아서 둘로 쪼개져 지금은 철근으로 보정되어 있는데, 정말 신령함이 깃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진無盡 2016-08-26 20:48   좋아요 2 | URL
내가 사는 근처에도 몇백년씩 자라온 느띠나무가 여럿있는데.. 쇠사슬로 꽁꽁 묶여 사는 것이 좋을까 싶은 나무도 여럿 보았습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두어야 좋은 것도 많아 보이구요.

별이랑 2016-08-26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벼슬한 나무도 있으니, 호랑이 님 댓글처럼 신령함이 깃든 나무도 있겠죠?
오랜 삶을 버텨온 만큼 보고 듣고 겪은 일도 아주 많이 담아놓은 나무이니, 저라도 절로 경의를 표할듯해요.
공손이 손을 모은다는 무진님 글을 읽고, 저도 잠시 마음을 비웁니다.

한차례 시원하게 내린 비가 바람을 몰고와서 오늘 하루 상쾌하네요.
무진 님, 좋은 시간 되세요 ^^

무진無盡 2016-08-26 20:49   좋아요 2 | URL
나무는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일상을 공유한다고 봐요. 특히 당산나무에 기대어 온 마을 사람들의 마음까지 보테면 더 그렇게 생각됩니다. 가뭄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