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백아산'


백아산 눈썰매장-구름다리-약수터-백아산 정상-약수터-삼거리-백아산 눈썰매장


밤부터 내린 비가 멈추지 않는다. 바라보이는 먼 산에 구름이 가득하다. 더 많은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아 길을 나선다. 잔설이 남아 있고 높은 곳에 아직 얼음이 있던 이른 봄에 올랐던 곳을 이슬비 내리는 날 다시 찾는다.


아직 안개로 쌓인 숲은 더디 깨어나는 중이다. 물기 가득 담은 바람에 제법 찬기운이 엄습하지만 긴팔 옷을 입었기에 움츠려들지는 않는다. 능선을 올라서 바람을 맞서지만 여전히 안개는 길을 내어줄 마음이 없나 보다. 천길 낭떨어지 사이에 놓은 구름다리는 그야말로 구름을 뚫고 지나갈 수밖에 없다. 백아산 정상(해발 810m)을 올라 돌아서는 동안에도 안개는 여전하다.


여름꽃이 지고 아직 가을 꽃이 피기 전, 꽃 보기가 쉽지 않다. 며느리밥풀꽃, 등골나물, 수까치깨, 참취, 원추리, 닭의장풀, 산비장이, 좀고추나물, 마타리 정도가 전부다. 이런 아쉬움을 안다는 듯 산행을 마무리할 즈음에 뻐꾹나리가 달래준다. 뒷산 뻐꾹나리 상태가 부실해 아쉬움이 컷는데 백아산 뻐꾹나리는 상태도 양호하게 온전한 모습으로 제법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이슬비와 함께한 가을 맞이 산행은 안개 속에서 행복한 시간이다. 온전히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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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를 멈추고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다. 빛이 전하는 위로가 더딘 하루의 끝자락을 다독인다. 잠시 그대로 멈춰있어도 좋은ᆢ.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 속 무게를 한줌이나마 덜었다는 안도감이 더 크다. 사는 것이 다 고만고만하다.

긴~ 하루를 무사히 건넌 스스로에게ᆢ토닥토닥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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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산수기행
유몽인.최익현 외 지음, 전송열.허경진 옮김 / 돌베개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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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에 누워 유명 산을 유람한다

처서가 지나며 더위도 한풀 꺾였다이제 가을 산에 단풍이 들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 단풍을 즐길 것이다굳이 가을 단풍까지 가지 않더라도 휴일이나 주말이면 유명한 산엔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분비고 도시 인근 산엔 아침저녁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넘친다모두 몸으로 직접 자연을 체험하고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고자 하는 것이리라하지만 이렇게 산을 찾는 모든 일의 중심에는 건강이라는 태마가 도사리고 있다이들은 대부분 산을 포함한 자연 속에 있지만 정작 그들은 자연보다 자신의 몸에 주목하고 있어 보인다.

 

이와는 다른 의미로 산을 찾았던 사람들이 있다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대부들이 그들이다일상의 거의의 모든 일은 하인들에게 맡겼던 사람들이 지팡이를 짚고 때론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산을 올랐고,오르지 못했던 사람들은 산을 올랐던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라도 보면서 산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조선 시대에는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고또 사회적신분적 제약 등으로 마음먹은 대로 산을 유람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이런 조건에서도 그들은 왜 그토록 산을 포함한 자연과 어울리기를 좋아했을까?

 

조선의 선비들은 "지자요수인자요산 智者樂水仁者樂山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공자의 말이다이를 바탕으로 "등태산이소천하 登泰山而小天下태산에 올라가면 천하가 조그맣게 보인다는 맹자의 "호연지기浩然之氣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마음을 얻고자 산수를 가까이 하고자 했다.

 

이를 근거로 '산수유람의 결과를 글로 남겨 스스로 즐기고다양한 이유로 산수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과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산수유람을 권하고자 산수유람기를 기록'했다이 책조선 선비의 산수기행은 정원림의 '동국산수기'를 바탕으로 하여 전송열허경진이 새롭게 엮은 책이다.

 

유몽인-두류산최익현-한라산김효원-두타산정상-월출산안석경-치악산채제공-관악산조호익-묘향산주세붕-청량산고경명-무등산이황-소백산심광세-변산서명응-백두산김창협-금강산,임훈-덕유산김창흡-오대산이복-금오산정구-가야산이정구-삼각산이동항-속리산이인상-태백산 은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오른 산이다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유명인에서부터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다.

 

대저 산수기는 반드시 그 땅을 밟고 그 모습을 보아서 마음으로 실체를 터득한 다음에야 붓을 잡고 쓸 수 있다높은 것은 높게낮은 것은 낮게깊은 것은 깊게얕은 것은 얕게그 변화를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는다.”

 

산을 올랐던 이들이 유산록을 기록하며 삼았던 기준으로 보인다각 편마다 말미에 작가 소개와 작품 해설이 수록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더불어 본문에 첨부된 지도는 조선 영조 때 제작된 해동지도를 도판으로 사용하고 있어 보다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

 

자연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았던 조선 선비들의 유산기에는 선비들의 감정과 의지가 세심하게 담겼다유산기를 기록하는 선비의 마음과 다양한 이유로 산을 찾는 현대인의 마음이 만나는 접점에 자연이 있다유명한 산사는 곳 주변에 있는 산 등을 오르며 이렇게 기록된 유산록을 통해 세월이 흐른 뒤 오늘날의 산과 비교해 보면서 산을 올라보는 남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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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설흔, 예담

"선생님 도대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부를 하고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른다면
그건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 아니네.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기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仁의 마음, 사랑의 마음,
공부한 자의 마음일쎄. 그 인이 어디 멀리 있던가?
주변에서 능숙히 비유를 취할 수 있다면
인의 길에 접어든 것이지.
자네는 지금 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퇴계 이황

*설흔, 대학에서 심리학을 배우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역사 속 인물들에서 현대인까지, 시공간을 초월한 존재에 대해 탐구하고,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 일상을 어린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른의 시선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들여다보며 외면적 모습과 숨겨진 내면을 깊이 있게 성찰하기를 좋아한다. 특히. 조선시대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 그들이 열망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이 시대의 소통방식과 언어로 재현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내가 주목하고 즐겨찾는 작가다. 설흔의 옛기록 속 행간읽기에 매우 관심이 많다. 

설흔의 작품으로 '책의 이면', '연암에게서 글쓰기를 배우다', '추사의 마지막 편지, 나를 닮고 싶은 너에게', '조희룡과 골목길 친구들'을 특히 좋아한다.

작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황의 공부에 관한 설흔의 시각이 담긴 책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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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고만한 산을 사이에 두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266km 밤길을 함께 한다. 먼길 가는 급한 마음 다 안다는듯 서둘지 않아도 된다며 어께를 감싸주고 숨바꼭질하다보니 어느덧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름의 끝자락 깊은밤을 가로지르는 저무는 달과 눈맞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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