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에서 가을을 본다.
담장안에 갇힌 그리움은 너무도 가혹한 형벌일지도 모르겠디. 담장을 넘어야 꽃을 피운 까닭을 내보일 수 있다는듯 드리운 가지끝에 꽃봉우리를 맺었다.


내년 쯤이나 꽃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여름볕에 하루가 다르게 줄기를 뻗더니 마침내 꽃봉우리를 터트렸다. 지지난해 어린 묘목을 구해다 담장 아래 심어두고 키가 커가는 올해 지지대를 세웠다. 여름 무더위에 쑥쑥 자라더니 여름 끝자락에서야 꽃을 보여준다.


담을 쌓아 스스로를 가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담장 너머로 꽃을 피워 담아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은 아직도 세상을 향한 꿈을 꾸고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담을 넘어온 꽃에 담은 그 꿈과 함께 이미 가을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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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바위솔"
작디작은 것이 바위에 의지해 터전을 꾸리고 순백의 꽃을 피운다. 제법 살이 오른 잎을 의지해 꽃을 피웠다.


어쩌다 바위에 터를 잡아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것일까. 제각기 삶을 꾸려가는 방식은 다르다지만 때론 안쓰러울 때가 많다. 꽃을 피워 존재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는 것이 나와 다르지 않아서 고맙다. 간밤에 내린 비와 지나가는 바람만 겨우 인사를 건네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난쟁이바위솔'은 안개가 많은 깊은 산의 바위틈에서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고, 잎은 줄기 끝에 모여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다. 이 식물은 안개에서 뿜어주는 습기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지 않아 바위나 주변에 습기가 없는 곳에서는 꽃이 연분홍색으로 자라며 잎의 특성상 푸른색도 옅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수분이 많아지면 잎의 푸른색이 돌아오고 꽃도 흰색으로 된다.


난쟁이바위솔은 작고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날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듯 '근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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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범의꼬리'
늘씬한 모양새가 점차 두툼해지는 동안 여름은 익어가고 그 끝에 마지막 꽃이 피면 익은 여름이 고개를 숙인다. 이 꽃으로 여름을 기억하는 내 방식이다.


연분홍으로 곱게 치장하고 나서도 못내 아쉬움이 큰 것이리라. 입을 한껏 벌려 박각시나방의 긴 혀와 입맞춤하기 위한 나름의 배려로 보인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피소스테기아라고도 한다.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사각형이고 뿌리줄기가 옆으로 벋는다. 잎은 마주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7~9월에 피며 보라색 또는 분홍색, 붉은색, 흰색 등으로 다양하다. 꽃의 모양이 특이해서 눈길을 끄는데 금붕어가 입을 쩍 벌린 듯한 모습으로 한 줄로 이어져 밑에서부터 위로 꽃이 핀다.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고 꽃차례가 호랑이 꼬리처럼 보여 꽃범의꼬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추억', '젊은날의 회상', '청춘'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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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지난 아침 햇볕은 살갗에 닿는 느낌부터 다르다. 송곳같던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부드러움으로 닿는다. 여름볕에 야무지게 여물어가는 열매를 부드럽게 감싸는 넉넉함이 담겼다.

무엇이든 강하기만해서는 온전히 키우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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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부탁은 불편하지만, 오죽하면 그럴까 싶어 도와준다고 한 것이 7시간을 꼬박 붙박이로 모니터만 보고서야 겨우 끝났다. 아침 출근하면 긴~하루가 되겠다. 휴가의 마지막이 찬란하구나.

마루 깊숙히 파고드는 달빛, 부지런한 새벽 닭은 운다.
그나마 이밤, 달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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