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가는 길'
-유몽인 지음, 신익철 옮김, 태학사

유몽인柳夢寅(1559~1623)은 임진왜란과 광해군 때 주로 활동했던 사람으로 '어우야담於于野談'의 저자로 익숙하다. 

인조반정 이후 관직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반정이 일어난 지 넉 달만에 광해군을 복위시키려는 모의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저서로는 야담을 집대성한 '어우야담'과 시문집 '어우집'이 있다.

"말이란 성정에서 나와 사악함과 올바름이 분별되는 것이다. 어찌 차마 네모난 마음을 지니고서 말을 둥굴게 하여 스스로 속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문장을 지을 때면 붓을 마음껏 휘둘러 두러워하거나 꺼리낌이 없었다."

정치적 균형과 자유로운 문학을 추구한 인물로 평가받는 유몽인의 말이다. 그의 삶을 짐작할만한 말로 여겨진다.

'나 홀로 가는 길'은 유몽인의 '어우집-부어우야담'의 글에서 뽑아 산문, 야담과 일화, 문예론으로 분류하고 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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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기精陶器 한 점
흙을 얻어 고루고 이겨낸 질흙으로 모양을 빚었다. 입은 옷이 물이되어 다시 제 몸을 덮는 뜨거운 불을 견디고서야 스스로 설 수 있다.

마음 가는대로 빚었다지만 그 마음에 다 담을 수 없는 정갈함이 깃들었다. 흙ᆞ물ᆞ불ᆞ마음이 만나 형상을 갖춘다.

옛말에 이르기를
"완인상덕玩人喪德 : 사람을 가지고 놀면 덕을 잃고, 
완물상지玩物喪志 : 물건을 가지고 놀면 뜻을 잃는다." 고 했다.

전남 담양 대덕 무월리 허허공방 송일근 선생님의 작품이다.
빚은 이의 소중한 마음에 보는 이의 부끄러운 마음을 더한다.
마음을 소중히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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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배꼽'
알알이 영글어 간다. 광택이 나는 짙은 청색이 주는 느낌이 참으로 곱다. 가을 하늘을 담으면 이런색으로 물들 것이라고 온 몸으로 외치는 듯싶다.


요상한 이름을 달고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김없이 줄기에 난 가시로 상처를 내기 일쑤다. 성난 며느리의 손톱일까?


며느리배꼽은 햇볕이 잘 드는 길가나 집 주변의 들에서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삼각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줄기에는 작은 가시들이 아래로 나 있어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갈 수 있다.


꽃은 7~9월에 연한 녹색을 띤 흰색 꽃이 피며, 잎이 접시처럼 밑부분을 받치고 있다. 달걀 모양의 둥글고 윤기가 나는 검은색 열매를 10월경에 맺는다.


며느리밑씻게, 며느리밥풀에 이어 며느리배꼽까지 며느리의 수난시대였다. 식물이름에 투영되어 내려오듯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그 묘한 관계는 여전히 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며느리배꼽이라는 이름은 턱잎 안에 열매가 들어 있는 모양이 배꼽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북한에서는 '사광이풀'이라고도 부른다. '여인의 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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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
짙은 안개를 뚫고 햇살이 비추는듯 싶더니 한낮 잠시 쨍하고 다시 안개보다 더 짙은 구름이 하늘을 가렸다.

말이 말을 만들고 그 말에 치여 사람들 마음이 멍든다. 글과 말로 이뤄지는 정치에 기대를 걸었던 시간, 수없이 반복되는 말잔치에 순박한 내 이웃들은 묵숨만 잃었다. 여전히 말잔치가 난무하다. 그래, 다 맞는 말이다. 하나, 그 말이 사람 목숨 살릴 수 있어야 진짜 말이 된다.

온갖 부정과 비리, 무능에 심지어 세월호로 아버지 백남기의 잃어버린 목숨으로도 하지 못했다. 지금도 못하면 그 다음은 나, 너, 우리의 목숨은 이제 지키지 못할 것이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이도저도 꼴보기 싫어 하늘도 구름 속에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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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더 짙은 안개로 하루를 연다. 안개 짙어지는건 가을이 여물어가는 것을 알리려는 것보다는 사람들 사이에 온기가 필요한 때를 대비하라는 의미다.

계절의 마음씀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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