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다. 올 겨울 보기에도 귀한 눈이 내리고 눈발이 제법 굵어지나 싶더니 딱ᆢ이만큼 오다가 말았다. 발자국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겨우 흔적만 남겼지만 그것도 어딘가. 이제 시작했으니 한동안 모두를 공펑하게 감싸줄 눈은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좋다 말았지만 눈은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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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잠깐 보여준다. 이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달이 많이도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이라 위안 삼는다.

"달의 향내 흩뿌려진 꽃그늘 아래 
아무래도 오늘밤 
진달래술 한 잔마저 기울이면 

저 높은 산 가슴 어디에 
보름달 눈부시도록 솟아나겠습니다"

*노창선 시인의 '보름달'이라는 시의 일부다. 굳이 시인의 마음에 기대지 않더라도 이미 달을 보는 마음 속은 그와 다르지 않다. 붉은 진달래술이 아니면 어떠랴 술잔에 든 달 속에 맺힌 그리운이의 붉어진 눈망울 보는 것만으로 좋을데ᆢ.

혹여라도 다시 눈맞춤할지도 모를 달 때문에 긴 밤이 더 길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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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하늘 높은줄 모르고 키를 키운다. 키다리아저씨가 따로 없다. 한그루로도 늠늠한 자태인데 모여서 더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봄 파릇한 새싹으로 한여름 시원한 그늘로 갈색으로 빛나는 가을단풍에 묘한 열매와 눈내리는 겨울 시원스런 자태까지 사계절 내내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메타세쿼이아는 메타세쿼이야속의 유일한 현생종으로 중국 중부지방의 깊은 골짜기가 원산지이다. 작은 가지와 잎은 줄기를 따라 끝에서부터 쌍으로 난다.


메타세쿼이아는 은행나무와 함께 화석나무로 유명하다. 세쿼이아보다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진 나무란 뜻으로 접두어 메타를 붙여 메타세쿼이아란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200~300만 년 전 지구상에서 없어진 것으로 알았던 메타세쿼이아가 지금도 살아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물가에서 잘 자라는 삼나무'란 의미로 중국 이름은 '수삼(水杉)'이며, 북한 이름도 '수삼나무'다. 메타세쿼이아라는 영어식 긴 이름보다 간편하고 생태도 쉽게 짐작이 가는 '수삼나무'로 부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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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빌리는 자, 빌려주는 자"

"나도 가끔 남의 冊을 빌려 온다. 약속한 기간을 넘긴 것도 몇 권 있다. 그러기에 冊은 빌리는 사람도 도적이요, 빌려주는 사람도 도적이란 서적 윤리가 있는 것이다. 일생에 천 권을 빌려 보고 9백9십9권을 돌려보내고 죽는다면 그는 최우등 성적이다. 冊을 남에게 빌려만 주고 저는 남의 것을 한 권도 빌리지 않기란 천 권에서 9백9십9권을 돌려보내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빌리는 자나 빌려주는 자나 冊에 있어서는 다 도적이 됨을 면치 못한다."


*이태준의 "冊과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책을 아끼는 사람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또 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조선 후기 때 사람 이덕무다. 그는 열 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이서구와 벗으로 지내면서 책을 많이 빌려 보았다. 이덕무의 책 빌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세정석담 歲精惜譚'에 담아 두었다.


"만 권의 책을 쌓아두고도 빌려주지도 읽지도 햇볕에 쪼여 말리지도 않은 사람이 있다 하자. 빌려주지 않는 것은 어질지 못한 것이고, 읽지 않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이고, 햇볕에 쪼여 말리지 않는 것은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다. 군자는 반드시 독서를 해야만 하는 법이니, 빌려서라도 읽는 것이다. 책을 묶어두고 읽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다양한 이유로 책과 사람 사이가 멀어지는 시대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책은 읽어야 한다. 쌓아두고 읽지 않는 책은 빌려주기라도 해야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막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애서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 주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과의 거리를 좁혀보자.


책 읽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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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2-2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진님 서재인가요? 멋진 서재입니다^^:

무진無盡 2016-12-23 22: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시골로 터전을 옮기면서 마련한 서재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24 0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좋은 글과 여러 꽃들과 문화행사를 소개해 주셔서 감시합니다. 무진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무진無盡 2016-12-25 23: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해피투게더~~^^
 

'좀담배풀'
총총하게 세워 알알이 맺힌 그대로 모양을 만들었다. 꽃이 핀 모습 그대로 흐트러지지 않고 열매가 되었다. 잎이 지니 더 선명하게 보인다.


외할아버지 담배 피시던 그 곰방대를 닮았다. 개구쟁이를 혼낼 때도, 가려운 등을 문지를 때도 유용하게 쓰던 그 담뱃대다. 연초를 꾹꾹눌러 담고 화롯불로 불을 붙이시던 외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좀담배풀은 숲속, 숲변두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흰 털로 덮여 있다. 줄기잎은 어긋나고 줄기 아랫부분의 잎은 잎자루가 있다.


꽃은 7~9월에 피고 황색이며 지름 1cm가량으로서 머리모양꽃차례가 줄기끝의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아래로 향하여 핀다.


담배풀이라는 이름은 줄기의 잎이 담뱃잎을 닮았고 꽃도 마치 담뱃불처럼 생겨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담배풀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꽃은 대개 비슷하고 키와 잎의 모양으로 구분하나 쉽지가 않다.


담배풀은 지금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호품으로 유용한 담배에서 연유한 것인지 '기분'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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