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바른 곳 볕은 따사롭고 짧은 머리카락을 살며시 건드리고 지나가는 바람은 온기마져 담았다. 심술궃은 겨울날의 오후가 이렇다고 북쪽 산을 넘어 품으로 파고드는 바람을 다독여줄 여유는 없다.

간신히 옷깃을 여미고는 하늘 바다에 풍덩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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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붉고 희고 때론 분홍의 색으로 피고 지고 다시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100일을 간다고 한다. 오랫동안 향기를 더하더니 씨 맺고 이젠 그마져 다 보네고 흔적만 남았다. 네 속에 쌓았던 그 많은 시간을 날려보네고도 의연한 모습이 오히려 더 쓸쓸하게만 보인다.


꽃도 열매도 제 멋을 가졌지만 나무 수피가 벗겨지며 보여주는 속내가 그럴듯 하다. 노각나무, 모과나무와 함께 만나면 꼭 쓰다듬고 나무가 전하는 기운을 손끝으로 담는다.


배롱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주로 관상용으로 심어 기르며 추위에 약하다. 자미화, 목백일홍, 만당홍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은 홍자색으로 피며 늦가을까지 꽃이 달려있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10월에 익는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배롱나무라 한다. 수피는 옅은 갈색으로 매끄러우며 얇게 벗겨지면서 흰색의 무늬가 생긴다.


피고지기를 반복해 꽃과 향기를 전해주기에 오랫동안 누리고 싶은 '부귀'로 꽃말을 붙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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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 -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
사이토 다카시, 박성민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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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문학과 철학역사를 비롯한 학문을 하는 근본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까옛 사람들의 삶의 경험이 구체화되어 있는 학문을 통해 우리는 지금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어떻게 살 것인가에 주목하고 그 해답을 얻기 위한 과정이 바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500년 전 제자백가의 인간과 그 인간의 삶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의미를 가지며 과거의 잃어버린 힘이 아닌 현재도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면서 근본 문제인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이라는 부제를 단 사이토 다카시의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도 바로 그런 시각으로 공자의 논어에 주목했다저자가 주목한 논어는 무엇일까?

 

세상이 어지럽다 한들 들짐승이나 날짐승과 함께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이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도대체 누구와 함께 살아간단 말이냐만약 지금 천하에 도리가 행해지고 있다면 나 역시 세상을 바꿀 마음은 없다.” -18편 미자

 

공자는 무려 13년 동안 위나라조나라송나라정나라진나라채나라초나라를 돌아다니며 72명의 군주를 만나 자신이 가진 사상을 펼칠 기회를 잡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세상과 벽을 쌓고 은둔하여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만 된다면 얼마든지 사회에 참여하여 일하고 싶어 했다공자는 전 생애를 걸쳐 정치가이자 교육자로서 사회 안에서 활동했고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자기 몫의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드러냈다공자의 주유천하에서 주목하는 것은 끊임없이 사회를 개혁하려고 했던 실천력이다.

 

옛 성인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늘날 고전이라는 외피를 쓴 텍스트로 머물러 있는 것은 어쩌면 글 속에 담긴 실천적인 힘을 빼놓고 껍데기로 바라본 때문이 아닌가 싶다바로 이런 점에 주목하여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은 결국 자기 삶을 통해 배우고 익힌 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힘을 얻는 것으로 논어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자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어느 곳에 있어도 자신의 품위를 잃지 않으며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흐트러짐이 없고고지식하게 하찮은 일에 집착하지 않으며문제 앞에서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는 것이다.”

 

공자는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의 상징으로 군자를 이야기 한다세상 속에서 그 세상과 상호교류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실현하고자 했던 공자의 철학이 함축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자기실현과 타자의 요구의 균형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 공자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단단한 줄기흔들림이 없는 축을 가져야 한다는 공자의 말로 지금 나 자신을 비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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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백아산'
아직 남은 잔설이 반갑다. 홀로 걷는 산 속의 적막도 성근 나무가지 사이를 파고드는 햇살도 모두 남은 눈에 주목한다.


겨울 산을 찾는 것이 속살을 보여주는 시기라 민낮의 산과 마주할 기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떨구고 난 흔적이나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모두가 제 때에 제대로 
제 몫을 하는 것이기에 그곳에서 아름다움을 본다.


사람을 피해 서둘러 오른 산이지만 어느 사이 사람들의 요란스런 틈바구니에 끼었다. 백아산 정상(해발 817.6m)을 돌아 벼랑밑 양지바른 곳에 멈추고 햇볕과 만난다.


오늘 산엔 왜 올랐을까. 먼 산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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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것이 혼날까 뒷걸음치는 강아지 같은 눈이다. 어제밤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내린 눈이 기다리는 마음을 안다는듯 흔적만이라도 남기고 싶었나 보다.

디딤돌 따라 조심스럽게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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