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궁기'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꽃을 볼 수 없는 겨울철 꽃을 보고 싶은 마음의 한 표현이리라. 여전히 습관적으로 꽃을 찾던 버릇이 남아 어디를 가던지 두리번 거린다. 

휴대폰 갤러리 사진을 뒤적이고, 식물사전을 보며 눈공부도 하며, 햇살드는 언덕을 찾아가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은 꽃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길이 없다. 하여, 꽃궁기에 허덕이는 이들끼리 그 마음을 다독이며 서로를 위로한다.

꽃이 없으니 꽃진자리를 서성인다. 열매를 보고 수피를 만지고 봄을 준비하는 꽃눈에 눈맞춤 한다. 그 사이 계절이 수상하여 서리꽃이나 눈꽃도 만나기 힘든 시기를 건너는 길을 묻는다.

눈길을 헤치고 탐매探梅의 길을 나선 옛 사람들의 마음을 알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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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간절함이 극에 달한 순간 뚝! 모가지채 떨구고도 못다한 마음이 땅에서 다시 꽃으로 피어난다. 푸르디 푸른 잎 사이로 수줍은듯 고개를 내밀지만 여전히 붉은 속내다.


'북망산천 꽃'


뾰족한 칼날 같은 글만 써보니
어여쁜 꽃 같은 글 안 뽑아지네.


겨울 바람 차기만 하고
봄 소식 꽁꽁 숨어버리고
동백꽃 모가지채 떨어지누나


숭숭 구멍 뚫린 것처럼
저기 저 높은 산마루 휑하니
저기다 마음꽃 심어나 볼까?


마음산에 마음밭 일구고
마음꽃 듬뿍 심어 노면 
언젠가 화려히 내 피었다 하겠지.
마음 따뜻해지지 하겠지.


나라는 삭풍처럼 검으스레하고
대다수 국민들 겨울 나라에 살며
휑한 마음으로 마음에만 꽃 피워야 하네.


*김대영의 시다. 어찌 동백만 꽃이기야 하겠는냐마는 동백을 빼놓고 꽃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하여 꽁꽁선 손 호호불며 그 서늘하기 그지없는 동백나무 품으로 파고 든다.


동백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자생하는 나무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및 중부 이남의 바닷가에서만 볼 수 있는데 바닷가를 따라 서해안 어청도까지, 동쪽으로는 울릉도까지 올라와 자란다. 울산광역시 온산읍 방도리의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제65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서늘한 동백나무의 그늘을 서성이는 것은 그 누가 알던 모르던 동백의 그 붉음에 기대어 함께 붉어지고 싶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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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7-01-03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백은 집에서 키우지 않는다는 말도 있는데... 전 화분에 동백 많이 키웁니다. 각각 다른 동백... 얼마전엔 9년 전에 씨앗 띄운 동백이 첫 꽃을 피웠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전 동백이 좋습니다...^^

무진無盡 2017-01-03 15:23   좋아요 0 | URL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짐작이됩니다. 저도 동백이 참으로 좋습니다. ^^
 

'여기는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입니다'


2017년 새해 첫날,
그리운 사람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생가와 묘역, 부엉이바위, 추모의 집 곳곳에 다소 상기된 얼굴로 더딘 걸음의 사람들이 문득문득 멈춰서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그가 그곳에 있는 것을 확인하는듯 하늘은 바라보곤 한다.


그리움에는 너무 늦은 때는 없다. 간절함이 닿으면 지금 이 순간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들이 새해를 맞는 첫날 마을을 애워싸듯 끊임없이 모여든다. '사람 사는 세상', 다시 살아 새 희망을 꿈꿔갈 위로와 용기를 얻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다.


그리움의 추모 발길이 용기와 희망의 발걸음으로 바뀌어 돌아가는 이들의 뒷모습에 따스함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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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그 포근함이 전하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봄내음을 탐하게 되는 것이 눈쌓인 하얀 동짓날 밤을 기대하는 마음과 어긋나서 비가 내리는 것일까. 

무게를 덜어버린 구름이 산을 넘는 폼이 아장아장 걷는 봄병아리 그것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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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310, 28. 563.
2016년 한해 내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숫자다.


90.
읽고 리뷰를 쓴 책의 숫자다. 근 몇년 사이 처음으로 숫자 100를 넘지 못했다. 다시 회복해야할 숫자다. 여전히 관심사만 찾아 읽는 지독한 편식이지만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310.
좋아하는 식물을 만나 알아가며 느낀 감회를 공감하고자 사진을 찍고 식물이야기를 연재한 숫자다. 꽃과 열매를 구분하지 않아 중복된 이야기도 존재하지만 발품팔아 직접 눈맞춤한 식물들이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삶의 터전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서 만난 식물들이기에 더 정감이 간다. 새해에도 들꽃을 비롯한 식물여행은 계속된다.


28.
공연, 영화, 미술관 등을 찾아 호사를 누렸던 횟수다. 광주, 남원, 전주, 여수, 광양 등 전남북에 위치한 공간이 주를 이룬다. 사는 곳 인근의 공연장을 찾았던 이유다. 우리음악인 국악공연과 연주회가 주를 이루지만 이 역시 편식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563.
꽃과 자연 풍경에 기대어 나 스스로를 되돌아봤던 흔적의 모음이 지나간 숫자다. 시작이야 어떻든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나의 내면과 눈맞춤은 계속될 것이다.


*올해 공연에서 마주한 처용의 모습이다. 신라시대의 설화에 나오는 기인를 형상화 했다. 그 처용에 부여한 벽사의 의미에 주목한다.


유사이래 다시없을 복잡한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 맞이할 새해에 나와 내 이웃,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시작과 끝이 따로 있지 않다. 새로 맞이하는 시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뭇사람들과 어께를 기대어 함께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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