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뜨기'
꽃이라면 의례 화려한 색상에 독특한 모양 그리고 매혹적인 향기를 떠올리는 것이 당연시되겠지만 어디 그것만 꽃이냐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식물들을 본다. 독특한 제 삶의 모습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과의 눈맞춤이 귀한 시간을 가져다 준다.


농사 준비로 불태우고 난 밭둑에 여기저기 솟아나 키재기하고 있다. 튼실한 몸매가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 모습이다. 가는 잎이 나기 전의 포자낭(생식경)의 모습이다. 보기에 따라선 징그럽게 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독특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처음 모습과 다 자란 모습이 천지차이를 보여 전혀 다른 식물로 보이기도 한다. 이 포자낭에 달린 포자들이 퍼지고 나면 줄기가 시들어서 사라지고 연둣빛 싹이 올라와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처음에 나왔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줄기가 바로 영양경이라고 한다.


'쇠뜨기'라는 이름은 소가 잘 뜯어먹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독성이 있어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도 한단다. '순정', '애정', '조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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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꿈을 담고 있을까.
때론, 속내가 훤히 내다보이는 것을 만나면 부럽기도 하다. 맞이할 시간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짐작하는 따뜻한 이웃의 마음일 것이다. 그 부러움과 반대로 알 수 없는 자신의 다가올 시간에 대한 불안이 겹쳐지기도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식물의 겨울눈에서 반가움을 읽어내듯 처음 접하는 식물의 겨울눈으로 짐작할 수 있는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마치 내 삶의 앞날을 모르기에 가능한 원대한 꿈을 꾸는 것과 같이 열려진 세상을 향한 희망으로 이해한다. 봄 문턱을 넘어선 자연에선 다가올 시간에 대한 한치의 의심이나 두려움 없이 제 때에 제 일을 하는 생명의 숭고한 사명을 만날 수 있다.

꽃으로 먼저 피기도 하고, 새잎을 내며 꽃을 준비하면서 묵묵히 제 시간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 내게 다가오는 시간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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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
볕좋은 봄날 이른 점심을 먹고 잔디밭을 서성인다. 이때 쯤이면 봄소식을 전하는 조그마한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보고자 해야 겨우 눈맞춤할 수 있기는 하지만 눈에 익혀둔 것은 아무리 작다고 해도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연한 하늘색의 꽃받침은 다섯 개로 갈라지고그 가운데 연노랑의 꽃이 곱다.꽃은 줄기나 가지의 끝 부분에 피는데, 태엽처럼 말려 있다가 펼쳐지면서 꽃이 피는 모습이 독특하다.


꽃이 필 때 꽃차례가 말려 있어 꽃마리라고 한다. 이 작은 꽃도 제 때를 알아 피고 지며 열매 맺고 뒤를 잇는다. 작은 꽃은 또 작은 꽃대로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


꽃따지 또는 꽃말이, 잣냉이라고도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지만 하도 작아 풀들이 자라면 금새 묻히고 마는 처지에서 온 것인지 '나를 잊지 마세요', '나의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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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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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대

내 이웃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나무를 깎아 집도 손수 짓고흙을 빗어 도자기도 굽고진공관에 관심일 가지고 스스로 수리도 하며각종 고철이나 쇠를 가공해 조형물도 만든다사물을 대하는 자심만의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어 무슨 물건이든 허투루 보는 일이 없이 쓸 용도를 생각해 내 적재적소에 활용한다그가 사물을 보는 특별한 시각은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삶의 이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물의 좋고 나쁨 또는 진위나 가치를 분별하는 능력을 '안목眼目', 이라고 한다무엇을 어떻게 보는가를 말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가지는 독특한 쓰임새와 가치를 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이런 안목은 어디에 또 왜 필요할까?

 

알면 사랑하게 되고사랑하면 보게 되고볼 줄 알면 모으게 되니이때 모으는 것은 그저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 "석농화원발문 중에서

 

위의 문구는 유홍준의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언급해 유명해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구절의 원문이다어떤 대상에 대해 알고보고사랑하는 이 모든 과정이 바로 안목과 깊은 관련이 있다.

 

유홍준의 새 책 안목에서는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문화재를 중심으로 대상과 그것을 알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건축·백자·청자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높은 안목의 소유자들은 어떻게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파악했는지를 알아보고뛰어난 안목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고 미담을 남겨 우리 문화사에도 기여한 역대 수장가들의 이야기로 안목의 중요함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여기에 등장하는 수장가들로는 안평대군 이용석농 김광국송은 이병직수정 박병래 소전 손재형간송 전형필 등으로 그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깊은 내막을 알 수 있다더불어 우리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변월룡이중섭박수근오윤신영복의 회고전에 유홍준 교수의 순례기현대미술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넓고 깊은 시각에서 바라본 수화 김환기’ 작가론과 평론 대가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기회이기도 하다.

 

유홍준의 이 책 '안목'에서 건축·백자·청자 등 유형문화재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유물에만 머물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그 유물을 보는 사람에 주목한다어쩌면 안목의 본질적인 부분이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확인시켜주는 과정과도 같다. ‘사물의 좋고 나쁨 또는 진위나 가치를 분별하는일이 어찌 문화재에 국한될 일이겠는가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언급된 수장가들의 이야기들 속에 알 수 있듯 바라보는 대상 안에 담긴 작가의 마음을 오롯이 볼 수 있으려면 발품팔고 많이 보며 깊이 있는 사고와 이를 가능케하는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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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으로 가는 숲에 들다.
조금 일찍 나서 햇살 번지기 시작한 숲으로 들어선다. 풍문으로 전해진 꽃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이 선두에 서고 게으른 몸이 뒤따른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 익숙해지자 빛이 들어온다. 생명을 깨우며 숨을 불어넣는 빛의 스며듬이 좋다. 사람 발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니 한적하니 몸도 마음도 개운해 진다.


봄으로 들어선 숲은 한창 바쁘다. 그 품에 슬그머니 들었으니 나올 때도 뒤돌아보고 눈인사면 그만이다. 풍문으로 들리던 너도바람꽃도 봤고, 다른 꽃자리도 확인했으니 곧 다시 들어설 곳이기에 눈맞춤만 해두었다.


봄 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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