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보고자하는 마음이 있어야 볼 수 있다. 크거나 작거나 다른 꽃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지만 특히 주목하지 않으면 그 존재를 알기 힘든 것들이 있다. 연보라색의 꽃마리 보다는 2배는 크지만 흰색이 주는 특별한 느낌이 주는 독특함이 있다.


작디작은 꽃이 하얀색만으로도 고운데 꽃잎 가운데 노오란 점을 찍었다. 그 어울림 주는 고운빛이 봄맞이의 특징이다. 이토록 작은 꽃도 꽃잎이 다섯갈래로 갈라진다.


이른봄 양지바른 따뜻한 들이나 풀밭에 흔히 자라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의미에서 봄맞이라고 부른다. 이 꽃을 보려면 햇볕 좋은 날 양지쪽 풀밭을 낮은 자세로 살펴야 한다.


봄맞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는 별봄맞이, 금강봄맞이, 애기봄맞이, 백두산봄맞이, 명천봄맞이 등이 있고 모두 키가 작다는 것이 특징이다.


앙증맞은 꽃이 전해주는 느낌 그대로 '봄맞이',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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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정인月下情人'

뭐지? 이 묘한 분위기는ᆢ어디선가 이와 비슷한 장면을 분명히 봤는데ᆢ? 가물거리기만 했다. 잠시 후 머리를 스치듯 떠오른 생각이ᆢ

아, 맞다 "월하정인"

"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의 마음에 깃든 일은 두 사람 만이 알겠지

화사한 색감, 절묘한 장면 포착에 사람들의 은근한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기가막힌 재주를 가진 이가 조선시대 화원 혜원 신윤복이다. '혜원전신첩'에 담긴 그의 그림 모두는 은근한 미소를 동반한다.

숲에서 본 청노루귀 한쌍이 신윤복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월하정인'의 그 분위기를 빼다박은 듯 닮았다. 지켜보는 이에게도 스미듯 번지는 은근한 마음이다. 닮은듯 다른듯 하지만 무르익은 은근함이 화사하게 피어났다. 결국 '월하정인'을 그리던 신윤복의 그 마음 아닐런지.

다시본다. 그 청노루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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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숲은 그 속내를 짐작할 수도 없이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그 중에 제법 이른 시기에 순백의 마음을 내밀고 수줍어하는 듯 하지만 한껏 자태를 뽑내는 식물이 있다. 일부러 찾아가 눈맞춤하는 봄꽃 중 하나다.


마른 나뭇잎 사이로 수줍은 새색시 미소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가녀린 몸에서 제법 커다란 꽃을 피워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워도 보인다. 내 어린시절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고모가 시집가며 보여준 애뜻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산자고는 산과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에 1∼3송이가 달리는데, 넓은 종 모양이며 위를 향하여 벌어진다. 흰색 바탕에 자줏빛 맥이 있어 기품을 더해준다.


자고慈姑. 산자고山慈姑 또는 광고라고도 부르며 약용한다. 아픈 며느리를 위해 시머머니가 이 꽃의 뿌리를 이용하여 치료해 주었다는 것으로부터 자애로운 시어머니라고 해서 산자고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로 '까치무릇'이라고도 부르는 산자고는 그 이미지와 닮은 '봄처녀'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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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기다리다 - 황경택의 자연관찰 드로잉, 두 번째 이야기
황경택 글.그림 / 가지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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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는 기다림의 가치

강원도 어느 바닷가에서 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 한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아직 녹지 않은 눈 속에서 피어날 꽃을 기다리느라 몇 번씩이나 발걸음을 하면서도 감감 무소식에 절망할 만도 하지만 이내 다시 찾는다보고자 하는 꽃이 있고 그 꽃이 깨어나 피고 지는 과정을 따라 한 계절이 시작된다아직 겨울이지만 복수초가 피고나면 변산바람꽃에 노루귀들이 깨어나고 뒤를 이어 만주바람꽃과 꿩의바람꽃까지 연달아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이렇게 초본식물로 시작된 꽃과의 눈맞춤은 매화꽃 소식에 산수유생강나무딱총나무 등 목본식물에서 겨울눈의 관찰로 이어지며 모과나무의 새 잎이 나올 때까지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나 둘 씩 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지만 각기 식물을 구분하고 제 이름을 불러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비슷비슷한 꽃을 구분하여 이름 부르기도 어렵고 나무를 구분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다하지만자주보고 자세히 관찰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하나를 알아 가면 다른 하나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지게 된다이렇게 식물들을 관찰하고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시진을 찍어 관찰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식물의 특징을 알아가고 기억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식물을 관찰하는 목적에서 주목되는 책이 숲해설가들의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황경택의 꽃을 기다리다라는 자연관찰 드로잉 에세이다숲해설가이기도 한 저자 황경택이 10여 년간 주변의 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하나하나 그려가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바를 기록한 책이다단순히 대상을 보고 그리는 것을 넘어서 "꽃은 왜 피는가하필이면 왜 지금 이 자리에서 피어나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식물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이야기와 그림으로 담았다.

 

꽃을 기다리다라는 제목에서 추정할 수 있듯이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꽃보다 기다림에 있다모든 식물이 꽃을 피우는 일은 열매 맺어 종의 영원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남은 결과로 꽃피고 열매 맺는 그 기다림의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나무라면 겨울눈에서 새싹이 돋아 무성하게 광합성을 해 꽃을 피울 때까지풀이라면 씨앗이나 잎 상태로 겨울을 이겨내고 땅 속 에너지를 끌어 모아 새 개체를 키워 올릴 때까지,긴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주목하여 식물을 이해하고자 했다.

 

꽃을 이야기하면 보통의 경우 깊고 높은 산속의 희귀한 꽃을 먼저 떠올린다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어디에도 꽃은 핀다그렇게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그런 꽃들이야말로 사람과 한 공간에서 공존하며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고 사람들이 꽃에 기대어 삶을 더 풍요롭게 가꿀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한해 두해 이렇게 꽃이나 나무의 사계절을 따라가다 보면 한 식물이 태어나 꽃피고 열매 맺고 다시 다음 해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생명의 순환을 이치를 배우게 된다단순히 꽃만 보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야할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그런 의미에서 황경택의 꽃을 기다리다는 일상에서 꽃과 함께 할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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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은 숨었고 비마져 숨소리 죽여가며 내리는 봄밤이다. 간혹 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톡ᆢ하고 떨어지는 빗소리가 깊은 밤의 정적을 허물어뜨릴 뿐이다.

담장 넘어 굴뚝엔 연기 피어나고 가로등 불빛에 어른거리는 밤비가 깨금발로 찾아오는 그리움처럼 조심스럽게 마음의 창을 톡ᆢ하고 두드린다.

어쩌지 못하고 토방을 내려서서 손바닥만한 뜰을 손가락 숫자만큼이나 서성이다 수줍은 미소를 들키기라도 한듯 부끄럽게 돌아선 밤이 깊어간다.

비가 대지에 스며드는 것처럼 내게 온 그대를 그리워하라고 봄밤에 봄비 오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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