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비로 촉촉한 아침이다. '늦는다' 지나가며 혼자말 했더니 그 나무가 꽃잎을 열었다. 몸이 바쁜 출근길 기어이 차를 세우고 꽃그늘 아래 서서 비를 맞으며 꽃을 바라본다.

봄은 망설이는 것을 기어이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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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괭이밥'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 보면 크게는 두가지 반응을 보인다. 이쁘게 찍은 사진보다 실물이 주는 감동이 커 환호성을 지르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사진은 주변 구성요소를 배재하고 주인공을 돋보이게끔 주목하여 찍기 때문에 왜곡된 인상을 심어주는 경우가 많다. 하여, 막상 야생에서 실물을 보고도 몰라보는 일이 생기곤 한다.


큰괭이밥은 야생이나 사진이나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슷하다. 첫만남에서 단번에 알아보았다. 다른 이르게 피는 봄꽃들에 비해 요란하게 꾸미지 않았으면서도 은근히 매력적인 그 순수함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괭이밥이라는 이름은 고양이 밥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고양이가 먹는다고 한다. 큰괭이밥은 괭이밥보다 잎이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은 4~5월 흰색으로 피는데, 꽃잎 가운데 붉은색 줄이 여러 개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큰괭이밥은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시들 무렵 잎이 올라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괭이밥속에 포함되는 종류로 애기괭이밥, 큰괭이밥, 괭이밥 세 가지가 있다. 흔히 사랑초라고도 불리우는 괭이밥의 '당신을 버리지 않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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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깊이
김명인 지음 / 빨간소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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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출발점으로 삼을 부끄러움의 자기성찰

거의 대부분을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온 사람에게 책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저자에 대한 정보는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된다하지만 때론 저자에 대한 정보 없이 책 제목에 이끌려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이 책부끄러움의 깊이가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저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제목이 이끌어 가는 주제에 저절로 관심 갖게 만들었다이 책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다.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자신을 중심에 두고 안과 밖으로 행하는 소심하면서도 때론 적극적인 감정과 의지의 발현이다밖으로 향하는 마음과 안으로 파고드는 마음 사이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여기서 방점은 내면으로의 성찰에 둔다이 책은 바로 그 부끄러움에 대한 깊이를 이야기 한다타인이나 스스로를 만나는 자신의 감정과 의지에 대해 어떤 성찰의 과정을 가졌기에 부끄러움에 대한 '깊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제목에 이어 책을 내 저자 김명인에 대한 궁금증이 책을 선택한 두 번째 이유다.

 

저자 김명인은 어떤 사람일까문학평론가이자 인하대학교 교수라고 명함 속 직함보다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하는 대한 궁금증이 앞선다. “혁명가의 삶을 살고자 했으나 얼마 못 가 한갓 문필가의 삶이 왔고또 가난한 문필가의 삶조차 그대로 지키지 못하고 어정어정 대학교수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이야기에서 그 행보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글을 읽어가는 동안 글 속에 투영된 사회와 자신을 바라보는 감정과 의지에서 짐작한 바가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기에 책을 마칠 때 쯤 그의 다른 저작들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문학평론가대학교수이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은 1990년대부터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짐작된다이 책은 그 수백 편의 산문 가운데 70여 편을 엄선해 '부끄러움의 깊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다들 저마다 제 몫의 삶을 사는 것이라 누군가에게는 후안무치의 뻔뻔스러움이 삶의 방법이 되어버리듯,나는 어쩌다 보니 부끄러움을 내 삶의 방편으로 삼게 되었다 할까둘 다 원래의 삶이 소외된 결과라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다그러니 좀 뻔뻔스럽지만나는 부끄러움을 내 등록상표로 써먹기로 한다.”

 

서문에 실린 저자의 이와 같은 자기고백은 '부끄러움의 깊이'에 실린 한편 한편의 글 속에 녹아 있는 김명인의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한 글이 가지는 설득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그 설득력의 핵심은 부끄러움'과 '성찰'에 있다. ‘나이듦자기정체성문학혁명페미니즘’ 등에 관한 저자의 글이나 신영복 선생을 추모하는 글신경숙 표절 사건을 비판하는 글메갈리아 논쟁에 관한 글 등에서 보이는 저자의 시각이 공감을 얻고 힘을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한 번 글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글이 힘을 얻으려면 그 글이 독자들의 감정과 의지에 공감을 불러와 글을 읽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성찰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글을 쓴 저자의 일상의 행보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는가에 달렸다고 봐도 그리 큰 무리가 아닐 것이다그런 시각으로 김명인의 '부끄러움의 깊이'를 읽는다면 큰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 사회구성원이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을 정도로 부끄러움이 많은 시대를 살지만 그 이면에는 부끄러움을 잊은 사람 또한 너무나 많은 것도 사실이다이런 시대에 부끄러움을 키워드로 함께 살아갈 공동체 사회의 현주소를 깊이 있게 성찰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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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 만들어준 찰라에 시선이 멈추었다. 마음에 구멍을 내는 것이 창窓이라고 한다면 틈을 통해 들고나는 시선 역시 가로막힌 곳에 구멍을 내는 창窓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왜 이런 틈에 자주 주목하는 것일까? 어쩌면 스스로를 가뒀던 공간에서 이제는 밖으로 향하고 있는 감정과 의지를 은연중에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에 생각이 미친다. 

틈은 세상이 서로 들고나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시간과 공간이 격변을 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주목하는 저 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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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삶의 터전을 뜰이 있는 곳으로 옮기면서 들고나는 대문에 무엇을 심을까 한동안 고민이었다. 덩굴장미를 심어 붉은 꽃을 볼까도 생각했는데 남의 집 얹혀사는 어색함이 들어 이내 포기하고 고르고골라 심은 것이 어린시절 추억의 열매가 열리는 이 으름덩굴이다. 이 식물을 들고나는 대문에 심은 것은 오가는 사람들 얼굴에 꽃 닮은 미소가 번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소박한 것도 아니다. 꽃이 전하는 색감이 가슴에 차분하게도 담긴다. 이리저리 살펴보는 눈길에 새색시 붉은 볼이 떠오르는건 시집가던 고모의 볼연지 그것을 꼭 빼닮았기 때문이다.


으름덩굴은 우리나라 산지에 자생하며, 낙엽지는 덩굴나무다. 골짜기나 계곡가에 주로 군집으로 서식하며 이웃 나무에 감아 올라가거나 바위에 기대어 자란다. 꽃은 한 꽃이삭 속에 수꽃과 암꽃이 섞여 있는데 암꽃은 크고 수꽃은 작다. 열매는 맛이 달고 식용이지만 씨가 많이 들어 있다. 생김새나 맛이 바나나와 비슷하여 '토종 바나나’로 부르기도 한다.


잎, 열매, 줄기 등을 사람들의 일상에 쓰임새가 많은 으름덩굴은 '재능'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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