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발견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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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작용에 대한 다양한 문장들

사람의 마음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도 쉽게 변할 수 있다반면에 한번 마음먹으면 바늘 꽂을 틈도 없이 닫히고 만다이러한 사람의 마음은 저 혼자 요동치기도 하지만 사물이나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여반장(如反掌)처럼 변하는 것도 문제고 고정 불변하는 것도 문제가 되기 마련이다그렇다면 이렇게 변하는 마음의 변화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까?

 

이렇게 변화무쌍한 마음의 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선문답처럼 알쏭달쏭하기 마련이다이유는 마음이란 것이 실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늘 제자리 걷는 것처럼 질문만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이 책 마음의 발견은 '새로 쓰는 택리지'(다음생각, 2012)로 우리 땅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를 받는 문화사학자이자 이 땅 구석구석을 걷는 작가도보여행가로 역사 관련 저술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신정일의 새로운 책이다.

 

"촌각을 다투면서 변하는 마음그 마음이 하늘의 마음이기도 하고 땅의 마음이기도 하다그 마음을 다잡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대에게 묻는다그대의 마음은 하루에 얼마나 여러 번 변하고그대에겐 마음의 문을 열어 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신정일의 '마음의 발견'은 바로 관계로부터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에 주목하고 있다이렇게 변화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대를 초월한 동서양의 고전들 속의 문장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과 스스로의 마음가짐의 변화 등으로부터 나타나는 현상을 살피며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하나의 주제에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옛사람들이 남긴 글 속의 관련된 다양한 문장들을 함께 살피는 것이 이 책 '마음의 발견'의 큰 특징이다이러한 점은 지금 우리의 마음의 변화가 가져오는 다양한 문제가 인류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하나 둘씩 정립되고 그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왔다는 것에 공감을 불러올 계기가 된다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마음을 살피는 것이 실체 없는 마음을 가지고 선문답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전해주기도 하야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시대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그들의 특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긴 마음 작용에 대한 문장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는 쉽지 않은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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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그치고 옅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스며든다. 봄 아침의 싱그러움이 남은 빗물의 여운으로 더욱 맑다.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 날씨 탓만은 아닐 것임을 안다.

가녀린 이팝나무 꽃잎 하나가 허공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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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판나물'
때론 예상을 빗나가는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만나면 호기심이 발동하기 마련이다. 그런 호기심이 또다른 눈맞춤을 기대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튼실한 꽃대와 넉넉해보이는 잎과는 상관되는 인상이다. 보통의 꽃들이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위로 활짝피는 것과는 다른 모습에서 더 주목 받는다. 수줍게 고개숙인 모습이 세월의 무게를 담담하게 받아들인 원숙한 여인이 너그러움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윤판나물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지리산 주변에서는 귀틀집을 윤판집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식물의 꽃받침이 마치 윤판집의 지붕을 닮아서 윤판나물이라고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봄의 숲에서 잘 어울리는 색감을 가졌기에 눈여겨 보게되는 식물 중 하나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아 식용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독성이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식물이라고 한다.


전체적 모양이 둥굴레나 애기나리하고도 비슷하다. 대애기나리, 큰가지애기나리라고도 하는 윤판나물은 고개숙여 꽃을 피운는 모습에서 전해지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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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지만 때론 다른 시각으로 접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흥미를 유발시키에 충분하다. 

호불호는 있다. 어느 분야로 손이 먼저 갈까. 책을 나눠주신 고운마음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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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꽃을 꽂아 놓는 데는 각각 알맞은 곳이 있다. 매화는 한 겨울에도 굴하지 않으니 그 매화꽃을 몇 바퀴 돌면 시상詩想이 떠오르고, 살구꽃杏花은 봄에 아리땁게 피니 화장대에 가장 알맞고, 배꽃에 비가 내리면 봄 처녀의 간장이 녹고, 연꽃이 바람을 만나면 붉은 꽃잎이 벌어지고, 해당화海棠花와 도화桃花, 이화梨花는 화려한 연석宴席에서 아리따움을 다투고, 목단牧丹과 작약芍藥은 가무歌舞하는 자리에 어울리고, 꽃다운 계수나무 한 가지는 웃음을 짓기에 충분하고, 그윽한 난초 한 묶음은 이별하는 사람에게 줄 만하다. 비슷한 것을 이끌어 실정實定에 전용轉用하면 맞는 취향趣向이 많다.


*허균(許筠, 1569~1618)의 '성소부부고'에 등장하는 글이다. 무엇이든 저마다의 조건과 준비 정도에 따라 어울리는 때와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꽃도 이럴진데 하물며 사람은 말해 무엇할까.


바라볼 때마다 가슴에 온기가 전해지며 위안받는 사람이 있다. 바라볼 때마다 슬픔이 묻어나 가슴이 애잔해 지는 사람이 있다. 바라볼 때마다 피하고만 싶은 불길함을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지닌 인품으로 인해 저절로 전해지는 그 사람의 빛과 향기가 있다는 말이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는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저마다 다른 역할이 보이는데 억지를 부린 결과로 인해 그 아픔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았다. 스스로 제 몫을 모른다면 꽃을 선택하여 실정實定에 전용轉用하듯 권력의 주인이 제 몫을 다하는 것이 올바름일 것이다.


이번엔 어떤 선택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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