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을 읽는 아침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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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조용헌의 사찰기행',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방외지사', '조용헌의 고수기행', '조용헌의 명문가등으로 만났던 저자의 새 책이다저자만의 독특한 관심분야와 그 분야를 기반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 흥미롭다동양사회에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오던 사주명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세상읽기가 바로 그것이다.그는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것 속에 가득 담긴 한국인들의 독특한 상상력이 만들어온 사주명리학이 가진 상상력이 한국의 미래 문화콘텐츠 사업을 이끌어갈 원동력이라고 주장한다.

 

'동양학을 읽는 아침'은 그가 저술해온 다양한 분야의 책과 마찬가지로 사주명리학을 바탕으로 바라본 세상의 이야기를 담았다이 책의 기반이 되는 것은 조선일보에 13년째 연재 중인 칼럼 조용헌 살롱글을 모아 엮었다.

 

내가 좋아하는 글은 강호동양학江湖東洋學이다명리학풍수보학집안[門中]에 관한 분야다강단동양학의 교과 과목에는 빠져 있던 부분이다강단에서 배우지 못했지만실전에 들어와 보면 아주 필요한 부분이다남들은 강단동양학을 할 때 나는 강호를 낭인처럼 떠돌면서 강호동양학을 연구하였다중년이 되면 직장 떨어지고 돈 떨어지는 낭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 작금의 세태다강호동양학은 이 낭인의 시대에 맞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조용헌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을 잘 나타내는 문장으로 읽힌다그는 이 책을 대학의 기본 가르침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순서에 따라 총 네 장으로 구분하고 있다몸과 마음을 닦다라는수신’ 편에는 나 자신을 수양하는 가르침을집안을 정제하다라는 제가 편에는 유명 인사의 집안과 집터를 바탕으로 가정과 가족을 이끄는 지혜를 담았고나라를 다스리다라는 치국 편에서는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천하를 평정하다라는 평천하에서는 명당이라는 키워드로 바라본 세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신문 독자를 주 대상으로 하기에 어렵지 않은 서술방식으로 전개한다특히독특한 저자의 시각만큼이나 자신의 생각을 거침이 없이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이러한 점은 일관된 사고로 자신의 지향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읽힐 수 있으나 저자의 생각과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유아독존적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저자의 시각과 그것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이야기가 그만큼 독특하다는 점이 강조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다양한 시각 속에서 무엇을 취사선택할 것인가 역시 다양할 것이다세상을 보다 폭넓게 바라보고 현실에서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풀어갈 삶의 지혜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조용헌의 사주명리학을 바탕으로 바라보는 세상읽기 또한 그 다양한 세상읽기의 한 방법으로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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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 바위에 앉았다. 저 멀리 동악산 능선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연화봉이 따로 없다. 어께를 나란히 한 산들이 이어지며 연꽃세상을 만들었다. 그 안에 연화리가 내 보금자리다.

마을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잠시 걷다보면 산만큼이나 큰 바위 위에 설 수 있다. 해를 등지고 생명이 깃들어 숨쉬는 들판을 바라보기에 참 좋은 곳이다. 이곳에 서면 때론 가부좌를 틀고 먼 산을 바라보는 여유로움을 찾아보곤 한다. 잠시 앉아 생각이 멈추는 찰라의 순간을 맛보는 것도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맑은 하늘에 하루를 건너온 햇살의 여운이 길게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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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수염'
입암산성, 오래전 기억을 거슬러 올라 남문에 도착하니 성벽 돌틈에서 반긴다. 시간이 겹으로 쌓인 흔적이 역역하다. 산 중에 돌을 쌓고 그 쌓은 돌로 목숨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도 이 자리에서 보았을까?


줄기를 따라 돌려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꽃은 하얀색이거나 연한 노란색으로 대여섯 송이가 뭉쳐서 피는 것이 특징이다. 꽃잎에 알록달록한 점은 있는 것도 특이하다.


광대수염이라는 이름은 꽃잎 밑에 달린 꽃받침 끝이 수염처럼 뾰족하게 나왔는데, 이것이 꼭 광대의 수염 같이 생겼다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광대 혹은 꽃수염풀이라고도 불리는 광대수염은 외롭게 무대 위의 삶을 사는 광대의 마음을 빗댄 것인지 '외로운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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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조창훈 대금정악연주회

2017. 5. 30 오후 7시
국가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


*프로그램
-대금제주 '도드리'
-생 소병주 '수륭음'
-합주 '하현,염불도드리,타령,군악'
-대금독주 '상령산'
-여창가곡 '우락, 편수대엽'
-대금중주 '경풍년'
-대금제주 '함녕지곡'


*아담한 공간에서 정제된 음악이 가득하다. 적막을 불러오는 리듬이 가슴을 뚫어 연주자와 객석을 하나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오직 연주자만의 준비된 시간으로 채워져가는 무대는 그래서 더욱 귀한 공감을 불러온다.


굳이 들어주는 이 없어도 연주자의 마음가짐은 오롯이 소리에 담긴 음으로 전해지기에 정악만이 가지는 맛이 더욱 깊다.


정악,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귀한 시간 함께한 마음에 넉넉함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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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향 煮茗香

呼兒響落松蘿霧 호아향락송나무
煮茗香傳石徑風 자명향전석경풍
아이 부르는 소리는 송나를 스치는 안개 속에 들려오고
차 달이는 향기는 돌길의 바람을 타고 전해오네.

*진각국사가 스승인 보조국사가 있는 억보산 백운암을 찾아 갔을 때, 산 아래에서 스승의 목소리를 듣고 읊은 시라고 한다.

마음 속 깊은 울림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닐까. 소리가 전하는 본질을 알고 그에 감응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다.

소리에 집중하면 그 소리를 온전히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가 어우러지던 소리길에서 가슴에 스미듯 끊이지 않고 들리던 아득한 심장소리를 공유한다는 것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

'차 달이는 향기'를 볼 수 있다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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