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나무'
첫만남은 늘 버벅대고 어렵다. 한번 눈맞춤한 이후로는 쉽게 눈에 띄고 또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알면 보이고 그때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른 맛으로 기억에 자리 잡는다.


'박쥐나무'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숲에서 자라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로 흔하게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모르는 사람에겐 만나기 쉽지 않다. 올해는 가물어서 그런지 꽃의 상태가 부실하다.


박쥐나무는 잎 모양도 특이하지만 꽃이 피면 나무에서 피는 꽃이라 하기 힘들 만큼 귀엽고 앙증맞기도 하지만 귀티도 흐른다. 색감 또한 선명하여 눈을 사로잡는다. 무리지어서도 혼자라도 그 독특함에 흠뻑 빠지게하는 나무다.


박쥐나무라는 이름은 넓은 잎이 다섯개의 갈래가 있어서 박쥐의 펼친 날개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연유는 딱히 연상되지 않지만 보고 싶은 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겼을 것이다. '부귀'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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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여행이 되다'
-글ㆍ사진 이시목 외 9인, 글누림


이시목ㆍ박성우ㆍ박한나ㆍ배성심ㆍ여미현
유영미ㆍ이정교ㆍ이재훈ㆍ이지선ㆍ정영선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와 작가를 잉태한 공간을 다른 작가가 말을 건다. 시간 사이의 틈, 낯선 곳에서의 한걸음과 일상에서의 걸음과의 차이, 소설을 쓴 이와 그 소설을 읽은 이 그리고 그 사이를 건너는 독자.


"어떻게 여행하든 어디를 여행하든, 『소설, 여행이 되다』는 모든 여행자의 무수한 마음과 경험을 응원한다. 그 여행에 문학을 더한다면, 여행의 깊이와 의미는 더욱 깊고 높아질 것!"


문학ㆍ여행 그리고 작가, 매력적인 조합이 만들어 낸 문학기행이다. 열 명의 작가는 어디를 어떻게 보고 무엇을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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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질주하는 무심한 하늘엔 별이 총총 빛나고 그 하늘 한 가운데에서 솟아난 반달은 유유히 서산을 넘는다. 우박과 천둥에 비까지 어제밤의 그 요란함은 다 무엇이었단 말인가.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

*이성선의 시 '반달'이다. 맑은 별빛 쏟아지는 밤이 깊어간다. 비스듬히 누운 반달에 기대어 긴 하루를 건너온 시름을 내려 놓는다.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오르는 빛"

무심히 스치는 이해인 시인의 시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의 싯구 한구절과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와 잘 어울린다. 반은 나머지 반을 전재할때 비로소 온전한 제 값을 담을 수 있다. 반과 반이 만나 온전한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오늘밤 반달을 보자고 권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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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초롱꽃'
서재 처마밑에 피어 불 밝히던 초롱꽃들이 데크를 놓으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였다. 세럭이 많이 줄었는데 그나마 이번 우박으로 꽃대가 꺾이고 말았다. 아쉬움이 컷는데 길가다 어느집 담벼락에서 먼저 보았다. 초롱꽃 키우는 집주인의 마음에 불 밝히듯 환하다.


흰색 또는 연한 홍자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으며 긴 꽃줄기 끝에서 밑을 향하여 달린다. 초롱불을 켜는 초롱을 닮았다고 초롱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달뜨는 밤 은은한 달빛에 어울리는 꽃이다.


종모양을 보이기도 하니 내 서재에서 건너다 보이는 담벼락 밑에 초롱꽃과 처마밑에 소리로 호응하는 풍경과 어울림이 제법이다. 눈 돌려 창밖에 어리는 산그림자도 봐달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불밝히는 마음 한구석엔 각기 처지가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마음이 담겼으리라. '감사', '기도', 성실' 등 여러가지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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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정원 - 숲의 사계를 통해 배우는 삶과 사랑
손진익 지음 / 북산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숲과 더불어 빛나는 삶의 여정

손바닥 만 한 크기의 뜰에 나무를 골라 심고 풀을 가꾸면서 아침과 저녁으로 달라지는 빛의 그림자와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정성을 들여 뜰을 가꾼다는 것은 지금 당장의 그 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하는 일이다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야 뜰에 담겨진 시간과 정성이 드러나며 그 미래를 위해 지금의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이는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내 삶의 가치를 그 안에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그런 의미에서 조그마한 정원을 가꾸는 일이나 화분의 꽃이나 나무 한그루를 가꾸는 것 역시 나무와 풀온갖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숲을 찾는다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책 '내 인생의 정원'은 저자가 은퇴 후 강원도에 정착해 로미라는 이름의 수목원에서 숲을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다삶의 우여곡절을 함께해온 아내와 함께 수목을 가꾸며 수목원의 숲길을 걷으며 인생의 노년기를 충만하게 채워가는 이야기가 소소하게 담겨 있다.

 

봄 햇빛여름 사랑가을 마음겨울 당신과 나라는 테마를 통해 숲의 변화와 그 숲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함께 누려가는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숲이 담고 있는 이야기만큼이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앞서거니뒷서거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걷다가 적당한 곳에 앉아 바람의 소리를 듣고 청솔모의 엉뚱한 몸짓도 보며 구름 흘러가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어께를 기대기도 하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에서 숲에 어우러지는 삶이 무엇을 전해주는지 알 것도 같다.

 

숲에서 자연의 변화를 보며 인간의 삶이 가지는 이기적이고 단편적인 삶의 방식과 숲이 다양한 생명들의 어우러짐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한없이 넉넉함을 비교하기도 한다자연이 주는 지혜를 통해 사람들의 삶의 원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의 제시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다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자연의 법칙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사람들의 일상과 숲의 모습을 단편적인 비교하는 것은 사람들이 삶 속에서 찾아지는 긍정적인 작용을 축소하는 듯한 이미지를 전해주기도 한다.자연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얻은 교훈으로 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숲의 진면목을 보려면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 변화를 다 지켜보아야 한다생명이 나고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마지막엔 낙엽지고 모든 것이 멈춘 듯 보이는 겨울까지 지켜보며 숲이 전하는 생명의 숭고함을 알아갈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사람도 마찬가지다삶의 황금기를 보내고 난 이의 여유로움과 미래를 바라보는 느긋함이 숲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200살 먹은 적송은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이 보게아직 청춘인데 벌써부터 노인 흉내 내면 안 되지"

적송 아래 있으면 정말로 젊어지는 것 같습니다. 200년은 못살겠지만 백 년은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와 적송이 나누는 정담의 향기가 내에로 전해져 가슴에 온기로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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